한국 출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쌤앤파커스 박시형 대표.
◆ 강소국 스위스, 덩치 큰 나라가 부럽지 않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스위스는 항상 최상위권이다. ‘청정 관광국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나라’ ‘영세중립국 평화의 나라’ 등의 전통적 이미지 말고도, 산업 인프라를 잘 갖췄고 좋은 연구기관이 많으며 기술 혁신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탁월한 장점으로 꼽힌다.
스위스는 국토 넓이가 한국의 3분의 1 규모에 인구도 서울보다 적은 758만 명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8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마디로 ‘작지만 강한 나라’ 강소국의 전형이다. 세계 고급시계 시장을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제약 및 바이오테크 산업은 유럽에서 최 강자다. 스위스 제조업은 고부가가치 위주의 정밀기계와 발전설비, 인쇄기기, 선박터빈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는 왜 이리 강할까. 바로 기술지상주의 기업가정신과 국가 차원의 직업교육 집중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대학 진학률은 20%에 그친다. 스위스 청소년은 대부분 직업학교에서 적성에 따라 3~4년간 도제수업을 받는다. 고교 구실을 하는 직업학교만 나와도 보통 3개 국어를 구사한다. 많이 일하고 임금을 많이 받는 스위스 국민은 대부분 기술자이고 첨단 엔지니어다. 당연히 실업률은 유럽 최저 수준이다. 스위스는 기계제조업, 금융, 관광 이 세 가지에 탁월한 집중력을 발휘해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 작지만 강한 출판사 ‘쌤앤파커스’
최장기간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펴낸 ‘쌤앤파커스’는 2006년 출범 당시 전 직원이 4명뿐인 미니 출판사였다. 창업한 지 4년 만에 연매출 100억 원이 넘는 회사로 급성장해 출판계 신화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기는 습관’(2007년), ‘가슴 뛰는 삶’(2008년), ‘세상에 너를 소리쳐’(2009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2009년), ‘혼창통’(2010년), ‘클린’(2010년),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2011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년) 모두 최소 10만 권 이상 팔린 쌤앤파커스의 히트작이다. 50만 부를 향해 달리는 스테디셀러도 여러 권이다.
이 회사 박시형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 26명은 자신의 비전을 밝힌 사명 선언문을 사무실 입구에 게시한다. 공개된 박 대표의 도전 목표는 인상적이다. “나의 사명은 선도적이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널리 공급해 편견과 무지가 없는 깨어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2015년까지 쌤앤파커스를 연매출 3000억 원 수준의 콘텐츠 공급회사로 성장시켜 최소한 1억 명 이상의 사람이 영적 진화의 기쁨을 맛보게 할 것이다.”
박 대표는 업계에서 ‘트렌드 해독의 귀재’ ‘제목의 연금술사’로 불린다. 김난도 교수의 밀리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초고 제목은 ‘젊은 그대들에게’였다. 김정운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김 교수가 원하던 제목이 아니었다. 김 교수가 원한 것은 ‘잘 노는 놈이 성공한다’였다.
잇따라 베스트셀러를 낸 비법은 쌤앤파커스의 열린 기획회의에 있다. 전 직원이 함께 사무실 중앙 공간에 둥글게 앉아 장시간 회의를 한다. 자기 담당 책이 아니더라도 원고를 같이 검토하고 경계 없는 난상토론을 한다. 제목을 뽑는 브레인스토밍도 함께 하면서 박 대표가 최종 낙점한다. 출판계에서 쌤앤파커스의 파격적인 성과급은 유명하다.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의 비전을 북돋워주는 집중력이 작지만 막강한 콘텐츠 그룹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쌤앤파커스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