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느라 이틀 밤을 꼬박 새웠어요. 예전 같으면 며칠 안 자도 끄떡없었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네요(웃음).”
어쩐지 두 눈에 핏발이 서 있고, 피부도 까칠하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원조 꽃미남 장동건(40)의 얼굴에도 어느덧 중년의 빛이 감돈다. 하기야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연기하는 배역도 41세 건축사무소 소장이다.
드라마 홈페이지는 그가 맡은 ‘김도진’에 대해 “연애를 즐기면서도 독신을 고집하는 까칠한 성격”이라고 소개한다. 6월 하순, 드라마 세트 촬영을 앞두고 만난 그는 “일할 때는 누구보다 까칠하고 예민하지만 천성이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 점이 김도진의 매력”이라며 “연기하는 순간순간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드라마 출연은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영화에서 주로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맡았던 터라 가볍고 재미있게 촬영할 작품을 찾던 그에게 ‘신사의 품격’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하마터면 출연이 무산될 뻔했다고 한다. 당초 잡혀 있던 드라마 방송 일정과 그가 중국에서 찍던 영화 ‘위험한 관계’ 촬영 스케줄이 겹쳤던 것. 애초 장동건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쓴 김은숙 작가가 장동건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방송 일정을 미룬 덕분에 출연이 성사됐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두 분이 함께 만든 ‘시크릿 가든’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불혹을 넘은 네 남자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로맨틱 멜로물이라는 점도 신선했어요. 영화 촬영이 늦어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끝나 다행이에요.”
고소영 “키스신이 야해서…”
영화 말고 그의 드라마 출연을 막는 복병이 또 있었으니 바로 그의 아내 고소영이었다. 고소영은 드라마 내용에 대해서는 무척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은숙 작가가 키스신을 야하게 묘사한다”며 그의 드라마 출연을 선뜻 반기지 않았다고. 결국 그런 사정을 전해들은 김 작가가 ‘자극적인 키스신을 넣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그를 캐스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김 작가는 그의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대본에 키스신부터 써 넣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고소영의 반응은 어떨까.
“응원을 많이 해줘요. 내조도 잘하고 육아에도 열심이죠. 그 덕분에 마음 편히 일해요.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죠.”
우여곡절 끝에 뚜껑을 연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나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그는 “야외촬영을 할 때마다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어린 친구들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얼마 전 상하이영화제에 참석하려고 중국에 갔는데 여기저기서 ‘김도진’을 외치는 거예요. 영화와 다르게 드라마는 반응이 확실히 빨라요. 그게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아요.”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처음에는 떨리고 두려웠다는 그는 “지금은 배우들이 호흡이 잘 맞아서 촬영장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극 중 ‘꽃중년 4인방’인 그와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실제로도 끈끈한 사이로 발전했다. 네 남자는 모이기만 하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는 게 스태프들의 전언이다.
“대사 분량이 많은 데다 토씨 하나까지 정확하게 하려다 보면 대사 NG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데 그보다는 재미있는 장면에서 웃음을 못 참아 NG를 낼 때가 많아요. 현장 분위기가 워낙 화기애애해서 그런가 봐요. 상대역인 김하늘 씨와 촬영할 때도 즐겁지만 남자 넷이 모여서 시시덕거리며 찍을 때가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극 전개와 상관없는 프롤로그 장면을 찍을 때요(웃음).”
‘신사의 품격’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방송한 내용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장동건의 노출신을 꼽는다. 방송 초반 윗옷을 벗은 장동건이 김하늘을 욕실 문에 밀어붙인 채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숨죽이는 장면이다. 상당수 시청자가 “보는 내내 심장이 요동쳤다”고 했는데, 그는 정작 “노출 때문에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원래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데, 드라마 촬영을 시작한 후로는 끼니를 제때 챙겨 먹기가 힘들더라고요. 밤새는 일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체중이 많이 줄어 노출신을 찍을 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요. 제 몸을 보고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했는데 화면에는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더라고요(웃음).”
그는 실내보다 야외에서 하는 운동을 더 좋아한다. 여느 근육질 스타처럼 피트니스클럽을 정기적으로 찾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에 매인 지금은 몸 관리할 여력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탄탄한 복근을 유지하는 비결은 야구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알려진 그는 유독 야구를 좋아해 강동원, 현빈, 권상우 등과 ‘플레이보이즈’라는 연예인야구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틈틈이 동료들과 야구하는 것이 그의 취미이자 낙이다.
“바른생활 이미지 실은 부담스러워”
그러고 보니 그는 데뷔할 때부터 운동과 인연이 깊었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발탁된 그를 톱스타로 만든 작품이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다. 그때부터 늘 정상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도 남모르는 콤플렉스가 있다. “경력에 비해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그래서일까. 그는 자기 자신을 냉엄하게 평가하고 어떤 작품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겸손하게 다가간다. 많은 이가 그를 품행이 반듯하고 겸손한 배우라고 칭찬하는 이유다.
“바른생활 사나이로 비치는 게 실은 부담스러워요. 배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면 연기에 제약이 따르거든요.”
드라마가 끝나면 한동안 그의 얼굴을 보기 어려울 듯하다.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영화 ‘위험한 관계’의 후반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안에 영화가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라며 “힘들게 촬영한 만큼 결과도 보람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어쩐지 두 눈에 핏발이 서 있고, 피부도 까칠하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원조 꽃미남 장동건(40)의 얼굴에도 어느덧 중년의 빛이 감돈다. 하기야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연기하는 배역도 41세 건축사무소 소장이다.
드라마 홈페이지는 그가 맡은 ‘김도진’에 대해 “연애를 즐기면서도 독신을 고집하는 까칠한 성격”이라고 소개한다. 6월 하순, 드라마 세트 촬영을 앞두고 만난 그는 “일할 때는 누구보다 까칠하고 예민하지만 천성이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 점이 김도진의 매력”이라며 “연기하는 순간순간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드라마 출연은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영화에서 주로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맡았던 터라 가볍고 재미있게 촬영할 작품을 찾던 그에게 ‘신사의 품격’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하마터면 출연이 무산될 뻔했다고 한다. 당초 잡혀 있던 드라마 방송 일정과 그가 중국에서 찍던 영화 ‘위험한 관계’ 촬영 스케줄이 겹쳤던 것. 애초 장동건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쓴 김은숙 작가가 장동건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방송 일정을 미룬 덕분에 출연이 성사됐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두 분이 함께 만든 ‘시크릿 가든’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불혹을 넘은 네 남자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로맨틱 멜로물이라는 점도 신선했어요. 영화 촬영이 늦어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끝나 다행이에요.”
고소영 “키스신이 야해서…”
영화 말고 그의 드라마 출연을 막는 복병이 또 있었으니 바로 그의 아내 고소영이었다. 고소영은 드라마 내용에 대해서는 무척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은숙 작가가 키스신을 야하게 묘사한다”며 그의 드라마 출연을 선뜻 반기지 않았다고. 결국 그런 사정을 전해들은 김 작가가 ‘자극적인 키스신을 넣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그를 캐스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김 작가는 그의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대본에 키스신부터 써 넣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고소영의 반응은 어떨까.
“응원을 많이 해줘요. 내조도 잘하고 육아에도 열심이죠. 그 덕분에 마음 편히 일해요.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죠.”
우여곡절 끝에 뚜껑을 연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나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그는 “야외촬영을 할 때마다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어린 친구들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얼마 전 상하이영화제에 참석하려고 중국에 갔는데 여기저기서 ‘김도진’을 외치는 거예요. 영화와 다르게 드라마는 반응이 확실히 빨라요. 그게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아요.”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중인 이종혁,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김민종(왼쪽부터).
“대사 분량이 많은 데다 토씨 하나까지 정확하게 하려다 보면 대사 NG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데 그보다는 재미있는 장면에서 웃음을 못 참아 NG를 낼 때가 많아요. 현장 분위기가 워낙 화기애애해서 그런가 봐요. 상대역인 김하늘 씨와 촬영할 때도 즐겁지만 남자 넷이 모여서 시시덕거리며 찍을 때가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극 전개와 상관없는 프롤로그 장면을 찍을 때요(웃음).”
‘신사의 품격’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방송한 내용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장동건의 노출신을 꼽는다. 방송 초반 윗옷을 벗은 장동건이 김하늘을 욕실 문에 밀어붙인 채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숨죽이는 장면이다. 상당수 시청자가 “보는 내내 심장이 요동쳤다”고 했는데, 그는 정작 “노출 때문에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원래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데, 드라마 촬영을 시작한 후로는 끼니를 제때 챙겨 먹기가 힘들더라고요. 밤새는 일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체중이 많이 줄어 노출신을 찍을 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요. 제 몸을 보고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했는데 화면에는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더라고요(웃음).”
그는 실내보다 야외에서 하는 운동을 더 좋아한다. 여느 근육질 스타처럼 피트니스클럽을 정기적으로 찾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에 매인 지금은 몸 관리할 여력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탄탄한 복근을 유지하는 비결은 야구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알려진 그는 유독 야구를 좋아해 강동원, 현빈, 권상우 등과 ‘플레이보이즈’라는 연예인야구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틈틈이 동료들과 야구하는 것이 그의 취미이자 낙이다.
“바른생활 이미지 실은 부담스러워”
그러고 보니 그는 데뷔할 때부터 운동과 인연이 깊었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발탁된 그를 톱스타로 만든 작품이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다. 그때부터 늘 정상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도 남모르는 콤플렉스가 있다. “경력에 비해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그래서일까. 그는 자기 자신을 냉엄하게 평가하고 어떤 작품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겸손하게 다가간다. 많은 이가 그를 품행이 반듯하고 겸손한 배우라고 칭찬하는 이유다.
“바른생활 사나이로 비치는 게 실은 부담스러워요. 배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면 연기에 제약이 따르거든요.”
드라마가 끝나면 한동안 그의 얼굴을 보기 어려울 듯하다.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영화 ‘위험한 관계’의 후반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안에 영화가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라며 “힘들게 촬영한 만큼 결과도 보람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