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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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실내악 ‘꽃 피는 봄이 오면’

  • 장일범 음악평론가·KBS FM ‘장일범의 생생클래식’ DJ

    입력2007-05-02 1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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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실내악 ‘꽃 피는 봄이 오면’
    ♪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의 봄’이 돌아왔다. 푸른 하늘과 신록이 함께하는 계절에 음악 팬들의 구미를 당기는 2007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가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처럼 우리 곁을 찾아왔다.

    5월2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오프닝 공연(Folk Inspiration)을 시작으로 5월13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덕수궁 야외음악회까지 12일간 14회 공연되는 2007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실내악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축제는 ‘실내악 축제는 국내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큰 성공을 거두면서 화제를 모았다.

    올해의 주제는 유쾌한 ‘민속음악 하모니(Folk Music Harmonies)’. 체코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에서 19세기 말 민족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탄생한 민속곡들을 차용해 만든 클래식 곡들을 시리즈로 집중 연주한다. 또 이와는 대조적으로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정통 실내악곡들을 연주, 음악 팬들이 이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어린이날에 맞춘 5월4일의 ‘가족음악회’, 5월10일 낮 12시30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공연 ‘멜팅 팟’과 5월13일 저녁의 덕수궁 야외음악회는 즐겁고 다채로운 곡들을 소화해낼 예정이어서 대중을 위한 편안한 공연이 될 것이다.

    해외에서는 두 단체가 내한한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보로딘 현악4중주단은 보로딘, 브람스 등의 레퍼토리로 실내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스페인이 낳은 최고 기타리스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가 이끄는 플라멩코 그룹 ‘라 마에스트란자’는 ‘민속음악 하모니’라는 주제에 걸맞게 집시들의 열정과 애수를 실내악과 보컬, 춤이 어우러지는 무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찰스 나이딕, 류드밀라 베를린스카야에서부터 한동일 신수정 김대진 김영호 양성원 김상진 등 내로라하는 국내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신예 유슬기 장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주자가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실내악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향연이 될 예정이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세계 음악인들이 오고 싶어하는, 또 서울의 자랑거리가 될 만한 세계적인 명품 실내악축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실내악 ‘꽃 피는 봄이 오면’
    ♪ 전 세계 바이올리니스트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막심 벤게로프가 1년간의 안식년 끝에 앨범을 발표했다. 쉴 틈 없이 공연과 리코딩을 해왔던 그는 연주를 하지 않았던 지난

    1년간 조용히 모차르트의 곡들을 공부했다. 친구인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모차르트 초기 오페라들을 연구하면서 모차르트 기악곡을 어떻게 바이올린으로 ‘노래’할 것인지 연구했고,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담은 신보에서 칩거의 결과물을 자신 있게 내놓았다.

    이번 앨범은 그의 이전 음악들에 비해 무척 ‘신중하며 내성적인’ 느낌이 든다. 벤게로프는 1770년대 청년 모차르트의 젊은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다국적 청년들로 구성된 패기 있는 UBS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 앨범을 녹음했다. 살롱을 위해 작곡한 모차르트 음악을 재현하고자 템포 설정도 제법 느리게 했다.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364에서는 비올리스트 로렌스 파워와의 연주가 봄날처럼 포근하고 다감하다. 두 개의 모차르트 초기 바이올린 협주곡 2번 K.218과 4번 K.211에서 보여주는 느린 2악장에서 벤게로프는 자신이 직접 작곡한 카덴차를 통해 청년 모차르트와 음악으로 대화한다. 자신의 예민한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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