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의사가 들려주는 ‘과학상식’](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10/31/200510310500013_1.jpg)
![괴짜 의사가 들려주는 ‘과학상식’](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10/31/200510310500013_2.jpg)
그런 그가 이번엔 책을 썼다. 의학 논문만 해도 100편을 넘게 썼지만 일반 교양 서적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하고 놀기’(지성사 펴냄)는 정 교수가 경험하고 느낀 과학 상식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알려준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정 박사의 부업(?)들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별보기 행사와 화폐 수집에 관한 내용이다. 정 교수는 매년 1회씩 영동세브란스병원 주차장에서 별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995년부터 시작해 햇수로 벌써 11년째인데, 환자와 지역 주민 1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별보기 행사 때면 정 교수는 전구가 달린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별자리에 관한 설명을 한다.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그의 배려다.
이 책에는 18종의 세계 화폐가 등장한다. 이 화폐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과학자라는 점이다. 아인슈타인, 다윈, 마리 퀴리, 가우스 등이 실려 있는데 모두 정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정 교수는 이밖에도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모든 화폐를 수집했고 과학자들의 얼굴이 담긴 세계 화폐 40여종도 갖고 있다. 정 교수의 이 같은 화폐 수집은 단순한 취미로만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동료 의사 및 과학계 인사들과 ‘새 화폐에 우리 과학자 얼굴 모시기 운동 추진위원회’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현재 이 모임의 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화폐에 우리 과학자의 얼굴을 담는 것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관심을 유발하는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의사가 왜 다른 일에 저렇게 신경을 많이 쓸까?’ 의문을 가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달리 괴짜인가? 정 교수는 정작 자신이 ‘괴짜’로 불리는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대답이 현답(賢答)이다. “괴짜면 어떻습니까? 세상이 다양화되다 보니 저처럼 차별화된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