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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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터지 마니아 잡아라” 출판계 경쟁 후끈

  • 입력2003-01-03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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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터지 마니아 잡아라”  출판계 경쟁 후끈
    비슷한 시기에 개봉돼 영화판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한국 출판계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6월로 출판사 ‘황금가지’와의 계약이 종료돼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7권짜리 페이퍼백과 일러스트를 넣은 양장본을 펴내 현재 시중에서 3종의 ‘반지의 제왕’이 유통되고 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측은 새로 펴낸 ‘반지의 제왕’을 기존 황금가지판과 차별화하기 위해 3부작 전 6권에 연대기, 가계도, 언어 및 지도를 수록한 부록 1권을 추가했다. 이에 뒤질세라 황금가지측은 양장본으로 카렌 윈 폰스테드의 ‘지도로 보는 반지의 제왕’을 펴냈다. 미국의 유명 지도 제작자인 폰스테드가 펴낸 ‘지도로 보는 반지의 제왕’은 소설의 배경인 중간대륙에 관한 해설서다. 폰스테드는 ‘반지의 제왕’ ‘호빗’ ‘실마릴리온’ ‘중간대륙의 역사 시리즈’ 등 톨킨의 저서에 나타난 중간대륙의 역사(지형과 이동경로, 도시의 설립 배경, 전쟁과 전투의 배치 등)를 꼼꼼히 정리했다.

    문학동네가 펴낸 데이비드 데이의 ‘톨킨 백과사전’은 좀더 포괄적인 해설서다. 영국의 저명한 톨킨 연구가인 데이는 ‘반지의 제왕’ 외에 톨킨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생명체, 장소, 시간, 사건들을 분석해 역사·지리·사회·자연·인물 등 주제별로 정리했다. 데이의 저서는 다양한 일러스트와 연표, 지도로 난해한 소설을 샅샅이 해부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팬터지 마니아 잡아라”  출판계 경쟁 후끈
    탄생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해리 포터’에 관한 연구도 50여년 관록의 ‘반지의 제왕’ 못지않다. 지금까지 나온 ‘해리 포터’ 해설서를 보면 롤링이 직접 쓴 신비한 동물 사전 ‘퀴디치의 역사’(문학수첩 펴냄) 외에도 영국 팬터지물의 용어를 정리한 나나에 시즈카의 ‘해리 포터 마법 가이드북’(북박스)과 ‘해리 포터 팬을 위한 머글마법 백과사전’(빗살무늬), ‘해리 포터의 마법학교’ ‘해리 포터의 마법요리’(혜림 커뮤니케이션), ‘해리 포터를 키운 마법’(문학수첩) 등이 있다.

    최근에는 과학의 시각에서 마법의 비밀을 파헤친 하이필드의 ‘해리 포터의 과학’(해냄)과 정창훈의 ‘해리 포터 사이언스’(휘슬러)가 시선을 끌었고, 영국의 문화연구가인 블레이크가 ‘해리 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를 통해 어떻게 해리 포터가 전 세계적인 영웅이 되었는지 문화적 코드로서의 해리 포터 현상을 분석하기도 했다. 상상의 공간과 시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과 사건에 대해 이만큼 다양한 해설서가 등장할 수 있을까.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무한의 상상력이 지닌 힘을 보여준 21세기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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