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샴페인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가 있다. 프란치아코르타는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마을 프란치아코르타에서 생산되는 이탈리아 최고급 스파클링 와인이다. 그중에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벨라비스타(Bellavista). 이 와인은 아름다운 외형만큼이나 맛도 예술이다. 

프란치아코르타는 전통적으로 샤르도네(Chardonnay)가 맛있기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곳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이즈음 밀라노의 성공한 젊은 건축가 비토리오 모레티(Vittorio Moretti)도 와인에 뜻을 품고 있었다. 그는 프란치아코르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샴페인을 뛰어넘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고자 모든 것을 투자해 벨라비스타를 설립했다. 

모레티는 품질과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그는 최고 품질을 위해 포도가 완벽하게 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절정일 때 포도를 수확하기란 쉽지 않다. 2~3일 안에 수확을 끝내야 해서다. 하지만 그는 ‘품질에 지름길은 없다’는 신념으로 매해 막대한 인력을 투입해 200만㎡나 되는 밭의 수확을 수작업으로 완료한다. 

모레티는 디자인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소비자를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그렇다고 단순히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벨라비스타의 레이블과 패키지에는 각 와인의 특징이 참신하고 세련되게 표현돼 있다. 

알마(Alma)는 벨라비스타의 기본급 프란치아코르타다. 알마는 이탈리아어로 영혼이라는 뜻이다. 프란치아코르타의 자연이 품은 따뜻한 영혼을 표현하듯 레이블도 주황색이다. 샤르도네 77%, 피노 누아(Pinot Noir) 22%, 피노 블랑(Pinot Blanc) 1%로 만든 이 와인은 산뜻한 사과향과 향긋한 들꽃향이 경쾌한 기포와 함께 입맛을 돋운다. 



베이지색 레이블이 고급스러운 사텐(Saten)은 샤르도네 100%로 만든다. 사텐은 비단이라는 뜻. 이름처럼 기포가 비단결같이 매끄럽다. 이런 질감을 위해 벨라비스타는 샤르도네 품질이 탁월한 해에만 사텐을 만들어 5년간 숙성시킨 뒤 출시한다. 한 모금 머금으면 섬세한 거품, 은은한 꽃향기, 잘 익은 레몬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벨라비스타 로제(Rose)는 강건한 맛이 일품이다. 스파클링 로제처럼 피노 누아로 만든 레드 와인을 섞지 않고 피노 누아의 붉은 껍질을 와인에 담가 색상을 추출했기 때문이다. 흰 복숭아, 산딸기, 야생화 등 다양한 향이 묵직하게 입안을 채우고, 갓 구운 빵의 고소함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맴돈다. 

라 스칼라(La Scala)는 밀라노의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에 헌정하는 와인이다. 매년 수확한 포도 가운데 품질이 제일 좋은 것만 골라 만들어 빈티지별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패키지 디자인도 2011년산 ‘나비부인’, 2012년산 ‘안드레아 셰니에’ 등 오페라를 주제로 매년 바꿔 와인 수집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란치아코르타는 품질에 비해 지명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생산량이 샴페인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아서다. 기념이나 축하를 위한 자리에 벨라비스타를 준비해보면 어떨까. 이탈리아의 숨은 보석이 뜻깊은 시간을 한층 더 빛내줄 것이다. 벨라비스타는 현대백화점과 에노테카와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