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군 구조는 매우 복잡한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 구조는 각 군 본부 밑에 교육-군수-작전의 3대 사령부를 두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교육사령부는 병사와 하사관 장교를 양성해 각급 부대에 배치하는 일을 한다. 군수사령부는 무기와 탄약 식량 유류 등 물자를 마련해 보급하는 곳이다. 작전사령부는 교육사령부로부터는 인력을, 군수사령부로부터는 물자를 공급받아 실제 전투를 담당한다.
육군에는 3대 사령부 외에도 특수전-항공작전-화생방방호-수도방위사령부가 있다. 이 사령부들은 특수한 작전을 위해 만든 것이라, 넓은 의미로는 작전사령부에 속한다. 해군도 3대 사령부 외에 상륙작전을 전문으로 하는 해병대 사령부를 운용하고 있다.
교육사 장군 참모들 대령으로 계급 낮춰야
육군은 덩치가 커서 작전사령부를 지역별로 셋으로 나눴는데, 이것이 바로 1-2-3야전군사령부다. 실전투를 담당하는 군단과 사단은 이 야전군 사령부 밑에 있다. 해공군은 규모가 작아 단일 작전사령부를 운영한다. 해군의 작전사령부 밑에는 실전투 부대로 함대와 전단이 있고, 공군의 작전사령부 밑에는 전투비행단과 방공관제단이 있다.
군은 전투를 위해 만든 조직이라 3대 사령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작전사령부다. 따라서 해공군에서는 작전사령관 출신이 으레 총장이 되었고, 육군에서는 가장 큰 작전사령부인 3야전군사령관 출신이 총장에 취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과 군수사령부는 작전사령부보다 규모가 작을 뿐더러, 사령관과 참모들의 계급이 작전사령부보다 한 계급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중장이 사령관을 맡고 있는 육군 교육사령부는, 대장이 이끄는 육군의 1-2-3야전군사령부보다 참모의 계급이 높고 장성의 수가 많다. 야전군사령부에서 정보-작전-군수로 이어지는 처장과 공병부장 등의 참모는 모두 준장이다. 반면 교육사령부의 참모진인 교훈-교리-전개부장은 소장이고, 지원부장만 준장이다. 교육사 부장 밑에는 준장 계급의 차장이 있고, 전투지휘훈련단장을 비롯한 단장급도 준장이다. 전투지휘훈련단은 군단-사단급 훈련을 평가하는 곳인데, 이곳에는 정원 외 장성인 중장-소장들이 ‘관찰자’로 배치돼 있다. 관찰자 장성들은 연구와 훈련 관찰 업무를 수행하며 전역을 기다린다. 교육사는 이런 식으로 장성이 몰려 있어 전체 장성수가 야전군사령부보다 1.5배 정도 많은 편이다.
육군 교육사 예하에는 육군대학과 논산훈련소, 3사관학교 등 수십개 교육기관이 있다. 이러한 기관의 기관장도 전원 소장 또는 준장이 맡고 있다. 반면 해공군 교육사는 사령관(소장)과 부사령관(준장)만 장성이고 참모와 예하 교육기관장은 전원 대령이다. 지난해 국방 개혁을 추진하면서 육군은 장성이 많다는 것을 이유로 교육사 사령관에 대장을 보임하려다 언론과 해공군으로부터 “작은 군대를 지향하는 김대중대통령의 뜻과 배치된다”는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은 바 있다.
한 전략가는 “계급이 높다고 싸움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 육군 교육사령관이 대장이라고 우리도 대장을 보임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 형편에 맡게금 거꾸로 육군 교육사 참모진의 계급을 낮출 줄도 알아야 한다. 군은 국민의 혈세 위에 세워진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