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러브호텔 사장에게서 ‘요즘 남자들의 복상사(腹上死)’ 실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평소 멀쩡하던 남자가 갑자기 밤에 심장병으로 죽었다면 그건 십중팔구 복상사로 죽은 거요.”
그 분이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자신의 러브호텔 운영 경험에서 비롯된다. 복상사는 알다시피 성적 교접 중에 죽는 사망의 형태. 세상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러브호텔에 들어왔다가 복상사로 죽는 남자들이 상상 외로 많다는 이야기였다.
툭 하면 앰뷸런스를 불러 호송해야 하기에, 나이 많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투숙하면 속으로 걱정부터 앞선다는 것이다. 그 분은, 러브호텔에서 자주 일어나는 복상사 사건이 사회적 의미를 지닌 통계로 잡히지 않는 까닭은 사망자가 현장을 떠나 병원으로 실려가서 사망이 확인되고 사망원인이 심장병으로 기록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러브호텔 주인과 한의사. 직업상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사람이 최근의 남성발기촉진제 비아그라가 지닌 문제점에 관해 전적으로 의견이 일치했다. “비아그라가 시판돼 복용이 일반화되면 복상사 사건이 부쩍 늘어날 것이다.” 어째서 그럴까.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반짝’ 하는 약은 없다. 화학물질인 비아그라의 성분을 가지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분석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의학적 관점에서 이 약은 음양의 원리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라고 본다. 이 소우주는 음(陰)과 양(陽)으로 이루어져 있어,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룰 때 건강한 정상상태가 된다. 질병은 음과 양의 조화가 깨졌을 때 발생하는 이상상태다. 여기서 남자의 경우에 한정하여 그 음과 양의 조화와 부조화 상태를 그림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정상상태. 음과 양의 비중과 질량이 같다. ‘그림 2’와 ‘그림 3’은 양이 줄어든 양허(陽虛)의 상태. 양허는 보통 우리가 ‘양기부족’이라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림2’는 그 정도가 약하고 ‘그림 3’은 심한 상태.
‘그림 4’는 음보다 양의 기운이 승한 경우다. 이 역시 조화를 잃어 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 한방에서는 양의 기운을 깎아주는 처방을 쓴다.
현재 비아그라를 복용하기 원하는 이들은 ‘그림 2’와 ‘그림 3’과 같은 ‘양허’의 남자들일 것이다. 한의학적으로 보자면, 비아그라 복용은 위의 그림에 나온 양(陽)의 빈 부분을 약물의 힘에 의해 강제로 채우는 행위가 된다. 그 강제적인 무리한 조치가 주는 충격을 심장이 감당해 내지 못할 경우, ‘복상사’로 세상을 뜨게 된다. 또한 ‘그림 4’처럼 양이 과도하게 승한 사람이 비아그라를 복용하여 양을 더 증가시킬 경우에도 심장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보건당국에서는 비아그라를 살 때 반드시 병원의 심장질환진단서를 첨부하게 하고 있다. 먼저 비아그라가 시판된 나라들에서 그 약을 복용한 사람 중 심장병으로 죽는 남자들이 많은 것을 보고 내린 조치라고 한다.
그럼 복상사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학에서는 근본적으로 음양의 불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녹용 음양곽 황정 하수오 등 전통적인 한약재들을 처방한다. 여기에 침과 약침 등으로, 떨어진 양기와 정기(精氣)를 보충`-`조절해 주면 비아그라 없이도 기능 회복은 절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전신의 기혈순환을 도와주는 적당한 운동과 피를 맑게 해주는 식이요법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양허의 상태인 남자들은 비아그라 복용보다는 자연스럽고 순리적인 방법으로 음양의 조화를 갖추도록 섭생에 힘쓰고, 꼭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심장상태를 확인해 복상사를 막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