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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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큼 달콤한 복지 생각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입력2011-01-10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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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신문에서 20, 30대 젊은이들이 2011년 성취하고 싶은 일에 대한 설문조사 기사를 읽었습니다. 결과를 보니 ‘사랑’이란 답변이 압도적이었죠. 사랑 얘기를 왜 뜬금없이 꺼내느냐고요? 이번 주 ‘복지’를 취재하면서 사랑과 복지가 왠지 닮은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복지’라는 개념을 끌어내는 과정이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느낌, 사물, 대상이든 ‘LOVE is’ 뒤에 붙이면 그럴싸하잖아요. 그런데 대권 경쟁을 벌이는 여야의 잠룡들이 내놓는 ‘복지 is’ 역시 뒤에 어떤 것을 붙여도 어울리는 듯합니다.

    ‘복지는 맞춤형 평생 생활 지원이다’ ‘복지는 사람을 중심에 놓는 시장경제다’ ‘복지는 성장의 동력이다’ 등등. 마치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것처럼 이제 복지는 미사여구로 달콤하게 포장돼 있습니다. 정부도 이를 적절히 활용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011년 업무계획을 통해 ‘맞춤형’이니 ‘선택형’이니 하는 복지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이런 복지가 정치권 최고의 화두랍니다. 대선 승리의 필승 해법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지요. 차기 대권주자들이 복지에 높은 관심을 표방하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입니다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과 대안이 생략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선언적 의미 대결에 치중하는 양상은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학자들까지 나서서 복지론의 정치적 해석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복지의 중심에 있어야 할 국민은 소외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사랑만큼 달콤한 복지 생각
    누군가는 사랑의 가장 적절한 정의를 ‘배려’라 했습니다. 이를 복지에 적용해보면 혜택을 받는 자, 복지의 정의를 내리는 분까지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오죠. 이런 차원에서 “국민 입장에서 선의의 복지경쟁을 하면 국민에게 더 좋은 일 아니냐”고 한 차기 대권주자 보좌관의 말은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국민에겐 선별적이든 보편적이든 누가 복지의 담론을 먼저 선점했느냐는 사실 중요치 않습니다. 국민의 손에 실제 떨어지는 게 있어야 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생산적인 복지론 경쟁이겠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복지는 전쟁이 아니라 사랑처럼 달콤한 그 무엇이 되겠지요. 복지라는 말 앞에 ‘달콤한’이란 수식어가 붙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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