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곡 ‘모토(Motto)’를 발표한 걸그룹 있지(ITZY).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직비디오에는 고전적인 무대예술의 특수효과가 즐비하게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은빛 실크 같은 천을 흔들어 마치 수은 바다 같은 모습을 만들고, 물감 자국과 천의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배경과 소품도 반복적으로 나온다. 판자에 채색한 물결이나 불꽃이 일렁이는 무대장치도 있다. 영상으로 보면 ‘가짜’임이 드러나는 과거 기술인 동시에, 무대 위에 실재하는 진짜들이다. 또한 특수효과로서 작동하고, 그래서 멋스럽다. 특히 은빛 천은 아찔하게 눈을 사로잡는다. 그 위에 일러스트가 뒤덮이기도 하고, 인공지능(AI) 생성물 질감으로 인물이 합성돼 올라가기도 한다. 실제 있는 것과 없는 것, 진짜와 가짜가 겹겹이 쌓인다.
그런 혼돈의 공간에서 있지는 앞을 바라본다. 오직 ‘너’라는 단 하나의 답을 향해. 세상 누가 뭐라 한다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굳은 의지를 갖고 말이다. 이런 서사는 종종 부조리한 세계에서 절박하고 필사적인 인물 표현으로 흐르기도 하는데 있지는 다르다.
맹렬하게 달려가는 짜릿한 음악
정확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자신 있는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뭔가 다르다”고만 반복했던 2019년 데뷔 때 노래 ‘달라달라’와도 같이. 그러고 보면 후렴으로 들어서면서 범람할 듯 출렁이는 베이스 질감도 그 노래에서 들었던 것과 닮아 있다.이런 종류의 당당함은 분명 있지 특유의 매력이다. 그것은 맹렬한 기세의 음악으로도 잘 드러난다. “유 아 마이 위시(You are my wish)”로 시작하는 프리코러스가 느릿하게 물러섰다가 단숨에 속도감을 끌어올려 후렴으로 날아들 때는 더없이 날카롭고 저돌적이다. 또한 후렴에서 빠른 리듬으로 두 줄의 가사가 교차하며 흐를 때는 숨 가쁘고 짜릿하다. 이를 수행하는 있지의 수려한 퍼포먼스력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있지가 춤추고 노래할 때 “진짜냐, 가짜냐”라는 물음은 그야말로 화끈하게 관통되고 만다. 뜨거운 저녁, 더운 공기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만한 멋진 여름 노래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