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호점이 넘는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의 폐점률이 고작 1%?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꿈의 숫자, 아니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은 이 기록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디야커피다. 폐점률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공 지표 가운데 하나다. 폐점률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가맹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가 험난한 창업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정수이자 진정한 ‘을을 위한 갑’으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로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본사는 공정거래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으로 통한다. 올해로 3년째 경기 화성 진안동에서 이디야커피를 운영 중인 엄혜진(44) 씨는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부터 현재까지 본사의 지원 아래 큰 어려움 없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엄씨의 매장은 지하철 병점역 인근, 아파트단지 내에 위치해 있고 규모는 109㎡(33평) 정도인데, 입지가 좋다 보니 월평균 순수익도 600만~1000만 원에 달한다. 원재료와 부재료는 모두 본사로부터 조달받는다. 엄씨는 본사의 철저한 관리와 지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포 선정도 본사에서 알아서 다 해줬어요. 월세가 440만 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병점 중심 상권에 위치해 있어 원주민이 많고 아파트 거주민들 수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요. 가맹비도 다른 브랜드 커피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수준이에요. 수시로 본사에서 직원이 나와 가게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살피고, 회사의 공지사항도 친절하게 알려줘요.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본사에서 가져다주기 때문에 저는 고객 관리에만 신경 쓰면 되니, 어려울 게 없어요(웃음).”
가맹점 상권 보호 원칙 철저
이디야커피의 경영철학이자 지속적인 성장의 비결은 바로 ‘상생’이다. 신성일 이디야커피 전무는 모든 운영 기준을 가맹점 수익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상가 임대료가 비싼 지역은 메인 도로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면도로에 위치한 점포를 추천하는 식으로 유연한 입지 선택을 통해 보증금과 임차료의 거품을 거둬냈습니다.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점포 대비 60%의 저렴한 창업비용과 중형 규모(15~25평형)의 매장 전략 또한 창업자들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합니다.”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월평균 로열티도 25만 원 정도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가맹점은 매달 로열티를 지불하는 대가로 본사 소속 전문인력(슈퍼바이저)을 월 2회 이상 제공받는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서 규정하는 경영지도위원으로 활동하는 슈퍼바이저들은 메뉴 제조에서부터 가맹점 수익 관리까지 운영 전반에 관한 모든 사항을 관리 지원한다. 인원도 100여 명으로 업계 최대를 자랑한다. 또한 광고·홍보·판촉 비용도 전액 본사에서 부담해 가맹점에게 전가되는 부담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의 상권 보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신 전무는 “가맹점의 수익 창출에서 본사가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상권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실천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이디야커피는 가맹 계약 시 지도상에 영업 상권을 직접 표기해둬요. 가맹사업법(제12조의 4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금지)에 따라 2014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점포별 영업지역 설정’을 저희는 이미 가맹 사업 초창기부터 자발적으로 시행해왔습니다. 가맹점과 본사와의 신뢰 없이는 성공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 이디야커피의 매력은 질 좋은 커피에 저렴한 가격이다. 레귤러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800원으로 4000원이 넘는 타 브랜드 커피와 비교해 경쟁력을 지녔다. 이는 이디야커피가 해외에 로열티를 내지 않는 순수 국내 토종 브랜드이기에 가능하다. 원두는 100% 최고급 아라비카를 사용하고 로스팅 후 30일 내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이디야커피는 2010년 국내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으로 커피연구소를 개설해 생두 선택과 로스팅, 커피 맛 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스틱원두커피 ‘비니스트(BEAN1ST) 25’를 출시했다.
가맹점과 함께해온 15년
이디야커피의 신화를 이룩한 장본인은 문창기 (주)이디야 대표이사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시작으로 2003년 100호점, 2011년 500호점, 2012년 1000호점, 2015년 1500호점을 오픈한 이디야커피는 현재 180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함과 동시에 세계 진출도 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시장 진입을 목표로 현지 조사가 한창이다. 신 전무는 “수년 전부터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특기자들을 채용해 글로벌 마켓 진출과 관련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스틱원두커피 등 제품 확장을 통해 현지 주요 마트 및 중소형 시장 진출을 구상 중인데,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이디야커피는 4월 서울 논현동 인근에 마련한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는 드물게 내부 구내식당을 운영해 전 직원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사옥 1~2층에는 총 1653㎡(약 500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이디야 커피랩’(가칭)을 열 계획이다.
“올해 이디야커피의 경영방침은 ‘현장 중심 경영’입니다. 지금까지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듯이,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가맹점주 분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사업의 기본인 현장에 더욱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