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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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감독 스트레스 해소법 격투기서 파친코까지

  • 김성원 중앙일보 JES 기자 rough1975@jesnews.co.kr

    입력2007-04-18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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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감독-승부사-들은 외롭다. 스트레스를 ‘즐기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그들은 긴장을 어떻게 풀까? 야구 말고 매달리는 취미가 하나씩은 있을 게다.

    김재박 LG 감독은 이종격투기 마니아다. 사이판 전지훈련 때는 격투기 중계를 보지 못해 ‘금단현상’을 겪기도 했다. 그는 거의 날마다 새벽까지 격투기 중계를 본다. 중요한 경기는 재방송까지 챙겨 본다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표도르 에밀리아넨코. “가장 센 놈이라 좋아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파친코 도사다. 일본 주니치에서 뛸 때부터 파친코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수덕(手德)’이 있다나 뭐라나.^^

    그런데 다른 얘기도 들린다. ‘VIP 대접론’이다.

    “선동렬 같은 나고야의 명사가 업장에 뜬 뒤 크게 잃었다고 가정해보라. 그 가게는 곧 흉흉한 소문에 싸일 것이다. 기계의 승률을 살짝 조작하지 않았겠느냐.”



    수덕 덕인지, 대접 덕분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선 감독은 네댓 차례 게임장을 찾아 15만엔 넘게 땄다고 한다. “잃을 때 적게 잃고, 딸 때는 시원하게 딴다”는 ‘선동렬 파친코’의 진실이 자못 궁금하다.

    두주불사이던 김인식 한화 감독의 취미는 산책이다. 대전구장에서 경기가 끝나면 걸어서 ‘퇴근한다’.

    뇌경색 후유증을 앓고 있는 터라 술은 생각도 못한다. 소싯적 먹은 술 탓에 이가 성하지 않아 누룽지로 밥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술맛’을 아직 모르는 젊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술 마시면 자기 전에 반드시 이 닦아. 안 그러면 나처럼 돼!”  

    김성근 SK 감독은 야구가 취미다. SK는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나 홀로 연습경기를 치를 만큼 ‘준비된 팀’. SK 선수들은 오프시즌에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강훈련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구시카와 전지훈련 때 쉬는 날이 돌아오면 이웃에 캠프를 차린 성균관대 선수들에게 ‘1일 레슨’을 했다. 야구가 직업이자 취미인 그가 때로는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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