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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재의 중국 속 북한

중국 당국 7월 체포 탈북자 27명 투먼 수용소 감금 모두 북송될 듯

한국 국적 중개인 마약 관련 조사 중 모두 잡혀

  • 김승재 YTN 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sjkim@ytn.co.kr

중국 당국 7월 체포 탈북자 27명 투먼 수용소 감금 모두 북송될 듯

중국 당국 7월 체포 탈북자 27명 투먼 수용소 감금 모두 북송될 듯

7월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탈북자 27명이 수용된 투먼 수용소.

7월 하순 한국 언론을 통해 탈북자 20여 명이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체포된 탈북자 수에 대해선 27명, 29명, 30여 명 등 각기 다른 보도가 있었고, 체포 일자와 경위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측보도가 이어졌다. 이런 와중에 7월 24일 오후 필자의 중국 내 취재원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탈북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왔다. 7월 20일 밤 탈북자 27명이 북·중 접경 도시인 투먼 수용소에 수용됐다는 소식이었다. 이 수용소의 정식 명칭은 ‘투먼시 공안 변방대대 변방 구류심사소’이다.

필자의 중국 내 취재원이 전한 소식을 정리하면 이렇다.

“중국 당국이 체포한 탈북자는 모두 27명이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탈북자들은 7월 4일과 어느 날 이틀에 걸쳐 산둥성 칭다오와 윈난성 쿤밍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7월 20일 각각 다른 시간대 비행기를 타고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옌지 공항에 도착한 뒤 투먼시로 향했다. 이날 밤 이들은 전원 투먼에 있는 수용소 시설로 후송됐다. 현재 탈북자들은 이 건물 지하 1층에 수용돼 있다. 탈북자들이 수용된 지하 1층은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중국 군인들은 유리 천장 위를 걸어 다니며 탈북자들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체포된 시점인 7월 4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시기여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7월 3일과 4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필자의 또 다른 취재원은 7월 20일 밤 투먼 수용소의 특이한 외경을 전해왔다. 일요일 밤이었는데 평소와 달리 건물 전체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던 것. 그래서 수용소 앞을 지나면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취재원은 최근 투먼 수용소의 외경 사진을 전해왔다. 탈북자들이 수용된 이후 시점에 촬영한 것이다. 하지만 사진상으로는 탈북자 수용 여부를 확인할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24시간 일거수일투족 유리창 감시



필자는 서울에서 탈북자 관련 업무를 하는 지인을 만났다. 그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검거하게 된 경위와 관련한 정보를 알려줬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정부는 언제나 그랬듯 탈북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체포된 탈북자 가운데 한국 국적을 취득한 N씨가 포함된 사실을 우리 정부가 확인했다. N씨는 중국을 오가며 탈북자 관련 일을 주로 하면서 마약도 하는 인물이었다. N씨는 탈북자와 접촉하려고 중국을 방문했다가 마약 투약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중국 당국은 N씨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중국 내 탈북자들을 모아 탈북 지원 활동을 한 사실을 알아냈고, N씨가 만나기로 한 탈북자들을 잡아들이게 됐다.”

중국은 마약 접촉이 쉬운 나라다. 베이징 특파원 기간 필자는 중국에 있는 많은 젊은이가 손쉽게 마약의 유혹에 빠지는 현실에 대해 들었다. 한국의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하려고 한국보다 단속과 통제가 느슨한 중국으로 건너오는 현실을 취재한 적도 있다. 중국은 마약 투약에 대해서는 비교적 처벌이 약하지만 마약 거래는 매우 중하게 다룬다. 만일 한국 국적의 N씨가 마약 거래에 관여했다면 그 역시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탈북자 27명 역시 북한으로 보내질 개연성이 높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북송 원칙을 적용해왔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투먼을 자주 찾았다. 투먼에 갈 때마다 ‘투먼시 공안 변방대대 변방 구류심사소’ 건물을 유심히 관찰했다. 국내에는 이 시설이 탈북자 수용소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외국인 범죄자를 수용하는 시설이다. 과거는 음주운전으로 대형 사고를 친 한국인 등 한국 국적 범죄자도 가끔 수용되곤 했다.

필자는 2012년 3월 이 시설 정문 가까이에 다가간 적이 있다. 수용소 망루에서는 군인들이 사위를 경계하며 보초를 섰고, 수용소 문과 망루 곳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다. 평소 워낙 감시가 심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근처에서 조금만 어슬렁거려도 곧바로 누군가가 뛰쳐나온다고 현지인은 전했다. 그래서 차를 몰고 정문 가까이 다가간 뒤 서둘러 촬영하고 후다닥 되돌아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국내에선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가 사회적 이슈였다. 중국 공안당국은 한국 언론 보도를 예의주시했고, 접경 지역 한국 교민의 동향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이 때문에 현지 교민들은 “한국 언론 보도가 지나치게 과장돼 투먼 공안당국을 자극하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현지 교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는 탈북자 단속도 철저하다. 2012년 초만 해도 접경 지역에는 탈북자를 감시하는 CCTV가 빼곡했다. 주민들이 탈북자를 발견하는 즉시 신고하고 이러한 신고를 받자마자 중국 당국이 곧바로 출동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단둥의 북·중 접경 지역 철조망 라인에는 탈북자를 감시하는 인력이 다니는 별도의 통로를 만들어놓았고, 철조망 주변 곳곳에 탈북자 감시용 은신처를 설치해뒀다.

“탈북자는 난민 아닌 불법 월경자”

중국 당국 7월 체포 탈북자 27명 투먼 수용소 감금 모두 북송될 듯

중국 투먼 수용소 입구. 주로 외국인 범죄자가 수용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우리 국회 초당파 의원 9명과 사단법인 한중친선협회 측이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한중 양국 간 친선 강화를 위한 연례 행사다. 방중 대표단은 중국공산당의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면담했다. 그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서열 5위다.

류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단은 “중국이 체포한 탈북자들을 인도적 견지에서 배려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류 상무위원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보고는 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관련 문제를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류 상무위원이 말하는 ‘법에 따른 처리’란 무엇을 뜻하는가.

중국은 탈북자에 대해 항상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탈북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자’이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탈북자 이슈가 크게 부각됐던 2012년 2월 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탈북자에 대해 한 발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당시 “탈북자는 경제적 목적으로 국경을 넘은 불법 월경자이지 난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일부 탈북자는 반복적으로 국경을 넘고 있고 그 횟수가 10차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불법 월경자를 돕는 조직과 월경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훙 대변인은 또 탈북자 문제에 대한 당시 한국 일부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를 지적하며, 이는 사실도 아니고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측에 냉정과 자제를 요청했다. “탈북자 문제는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는 류 상무위원 발언은 이번에 체포된 탈북자 20여 명 역시 북송 처리할 것임을 시사하는 말로 풀이된다.

한국에서 탈북자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할 당시 베이징 외교가의 인사는 필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은 정말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가. 그렇다면 중국이 탈북자를 모두 남한으로 보내준다면 어떻겠나. 지금 중국에 숨어 있는 탈북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중국은 그들을 모두 색출해 한국으로 보내줄 용의가 있다. 한국은 이들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



주간동아 2014.08.04 949호 (p52~53)

김승재 YTN 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sj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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