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스포츠

‘포스트 조중연’ 차기 축구 대권은 누구?

조 회장 연임 포기 의사…허승표·김석한·정몽규 물망

  •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포스트 조중연’ 차기 축구 대권은 누구?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와 회계 담당직원의 개인비리 등으로 곤혹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조중연 회장 체제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고, 일부에선 조 회장의 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2월 초 일련의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1월 예정인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 2월 10일엔 비슷한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축구협회 임직원에게도 보냈다.

조 회장의 연임 포기로 차기 축구협회장 자리를 놓고 많은 소문이 나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단행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조광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유는 성적 부진. 기술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채 회장단이 감독을 경질한 정황이 밝혀진 게 문제였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 선임과 경질은 기술위원회를 거쳐 회장이 최종 결정하게 돼 있다. 중요한 절차를 생략한 것이다.

사실 조 회장은 조 감독과 불편한 동거를 했다. 조 감독은 2009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조 회장의 경쟁 상대를 지지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직후 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상황에서 조 감독은 유일하게 대표팀 지휘봉을 원했다. 조 회장은 회장선거 공약 중 하나였던 ‘여야로 분열된 축구인의 화합’을 실행한다는 의미에서 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우려했던 일은 조 감독이 부임한 지 1년도 안 돼 터졌다. 조 감독은 지난해 4월 “기술위원장이 대표선수 중복 차출 문제를 논의하다 욕설과 함께 명단을 내팽개치고 자리를 떠났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일이 발단이 돼 조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고위층과 조 감독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축구협회 회장단은 대표팀이 지난해 11월 열린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0대 1로 충격의 패배를 당하자 감독 교체를 결심했다.



비리·밀실행정으로 흔들리는 축구협회

‘포스트 조중연’ 차기 축구 대권은 누구?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축구협회로부터 갑자기 경질 통보를 받은 조 감독은 비난을 쏟아냈다. 축구협회 고위층의 선수 선발 간섭뿐 아니라, 밀실행정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조 회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새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면서 축구협회 고위층에 대한 비난이 잦아들 때쯤 또 사건이 터졌다. 축구협회가 공금을 횡령한 회계 담당직원에게 위로금까지 주고 퇴직시킨 사실이 공개된 것. 조 회장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를 위해 비자금을 조성하려 한 정황을 파악한 회계 담당직원이 축구협회 고위층을 압박해 위로금을 받아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조 회장에게 큰 상처가 됐다. 이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사람은 축구협회 행정을 책임진 김진국 전무이사로, 조 회장의 측근이었다. 대한체육회의 감사까지 받은 축구협회는 거세게 흔들렸고, 조 회장은 비난에 시달렸다.

그러자 조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구협회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지난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남은 임기 동안 어떤 것에든 연연하지 않고, 온 국민의 염원이자 우리 모두가 바라는 목표에 도달하도록 제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누가 차기 축구협회장이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다양한 소문이 돈다. 축구계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지난 선거에서 조 회장의 대항마였던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비롯해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축구선수 생활을 했던 허승표 회장은 현 축구협회 집행부에 비판적인 축구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조 전 감독을 비롯해 이용수 세종대 교수, 신문선 축구해설위원 등이 그를 뒷받침한다. GS그룹을 대표하는 허씨 집안 출신으로 재력도 겸비했다.

그는 2009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을 회장선거 투표권이 있는 시도축구협회와 산하연맹회장 선거에 나서도록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8표 차이로 패했다. 그만큼 차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인물이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선거에 나갈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축구 발전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여권을 대표하는 후보로 떠오르는 인물은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이다. 그는 보인고등학교를 거느린 대주학원 이사장으로, 인성하이텍이라는 견실한 기업의 오너이기도 하다. 엄청난 재력가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축구계에선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김석한 회장이 여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여권에서 김 회장을 대표주자로 내세우기로 이미 합의했다는 얘기가 있고, 김 회장이 1~2년 전부터 선거에 대비해 사람을 모아왔다는 소문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축구 관계자도 “김 회장 측으로부터 함께 축구협회로 들어가자는 제안을 받은 몇몇 축구계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축구계에선 김 회장의 출마를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출마설도 있다.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정 총재가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장직을 수락할 때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으로부터 조언을 받았던 내용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사촌동생에게 “축구협회장을 거쳐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진출할 생각이 있으면 연맹 총재를 맡아도 좋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은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현재 프로축구가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시기를 맞았기 때문. 승강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태다. 축구협회로 자리를 옮기기보다 당분간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장직에 전념할 가능성이 크다.

1000억 예산 주물러

‘포스트 조중연’ 차기 축구 대권은 누구?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

그 밖에 정치인이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축구협회는 정 명예회장이 회장직을 오래 맡아온 탓인지 여당인 새누리당과 가깝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축구협회 직원의 비리사건이 터졌을 당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은 축구협회에 각종 자료를 요구했다. 이를 놓고 야권에서도 차기 축구협회장 자리에 관심을 가진 인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름도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한 야권 국회위원이 축구협회장직을 내심 원한다는 소문이 있다.

이처럼 많은 이가 관심을 보일 정도로 축구협회장은 매력적인 자리다. 이전까지 축구협회장을 맡았던 인물을 살펴보면 1979년 이후엔 대기업 회장이 많았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1979~87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1989~93년),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1993~2009년)이 대표적인 경제인 출신이다. 정 명예회장은 2009년 축구협회장직을 축구인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조중연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축구협회는 내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크게 성장했다. 1980년대까지 예산 30억 원에 불과하던 축구협회는 월드컵 출전과 함께 많은 수입을 올리면서 국가 지원금이나 축구협회장 보조금 없이도 운영 가능한 조직이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에 따른 막대한 월드컵 잉여금으로 축구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축구협회도 재정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덕에 매년 수억 원을 대는 후원사도 대거 늘어났다. 축구협회는 이제 1년에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중견 기업 못지않은 체육단체가 됐다.

이 같은 축구협회의 성장과 함께 축구협회장직도 비중 있는 자리로 바뀌었다. 축구대표팀 경기는 단일 경기로는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 이벤트. 이를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사람이 바로 축구협회장이다. 그만큼 대중의 시선을 받는 자리다.

축구협회장은 단순히 한 체육단체 수장의 자리가 아니다. 국제적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FIFA에 진출해 부회장 이상의 직위에 오르면 어느 나라를 방문해도 국빈 대접을 받는다. 국제축구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많은 인사가 축구협회장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한국 축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등으로 1년 내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826호 (p54~55)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317

제 1317호

.12.03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