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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의 은퇴이야기

年 66만 원 돌려받는 상품 어디 있나요?

노후자금 종결자 ‘연금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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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다면, 그게 보너스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회복하는가 싶던 경기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로 안개 속으로 빠져들면서, 직장인 사이에 다시 위기감이 감돈다. 급여 인상보다 살아남는 게 먼저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물가도 문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월 5.3%에 비해 1%포인트 정도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문제는 당분간 물가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를 잡자고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환율마저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주부 사이에서 ‘자식 성적과 남편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겠는가.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만 큰 폭으로 뛰자, 노후 준비 전략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당장 먹고살기 힘든데 먼 미래에 잘살자고 저축금액만 늘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푼이라도 적은 비용으로 저축효과를 높이려면 세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금저축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향후 고령화라는 험난한 파고와 맞서 싸워야 하는 정부 처지에서는 국민연금 하나만으로 국민 복리를 증진한다는 것이 힘에 버거울 수밖에 없다. 개인 차원의 노후 준비를 확대하려면 노후 대비 저축에 대한 세제혜택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소득공제 같은 세제혜택을 확대하면 당장 세수는 줄어들지만, 고령화가 현실로 나타나는 미래의 복지비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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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정부는 그동안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점차 확대해왔다. 2001년 처음 연금저축을 도입할 당시에는 연간 240만 원에 불과하던 소득공제 한도를 이후 300만 원, 400만 원으로 확대했다. 최근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 스스로 저축을 통해 미래 지출 수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해 저축과 투자를 유도하는 자발적 복지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연금저축 소득공제 한도를 800만 원까지 확대하는 의원입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인 노후 준비를 유도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미국의 개인연금 제도라 여기는 401(k)가 소득공제와 관련된 미국의 세법조항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도 근로자가 퇴직연금에 자발적으로 추가로 적립하는 금액에 대해 일반 소득세율(30%)보다 낮은 세율(15%)을 부과한다. 1970년대 공적연금 붕괴를 경험한 칠레는 민간 차원의 연금을 독려하고자 민간 연금기금회사를 설립하고 본인이 추가로 적립하는 금액에 대해 급여의 10%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최근에는 개인과 정부뿐 아니라 금융권도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변액연금과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일었다. 이러한 열풍의 배경에는 사상 유례 없던 저금리가 한몫했지만, 그보다는 충분한 저축 여력을 가진 중산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하는 양극화로 중산층은 줄고 저소득층이 늘었다. 물론 중산층을 공략하는 대신 부유층 대상 마케팅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지만, 그 수가 얼마 되지 않아 주력 판매 채널로 가져가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거의 모든 금융회사가 부유층 고객을 상대하려고 PB(Private Banking)와 WM(Wealth Manager) 지점을 설치하지만, 부유층 대상만으로 이익을 내는 금융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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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새롭게 대중 판매 채널로 부각하는 저소득층을 버릴 수 없다. 하지만 저소득층은 그 속성이 기존 중산층과 많이 다르다. 먼저 이들은 돈이 많지 않다. 이들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같이 법률로 가입을 강제한 상품에 저축하고 나면 여윳돈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금을 줄이는 것이기에 절세효과가 탁월한 연금저축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연금저축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득공제 혜택은 얼마 되지 않는 데 반해, 중도에 해지할 경우 여러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혜택을 누리려면 10년 이상 납입하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만약 중도에 해지하면 소득공제 받은 부분에 대해 기타소득세(22%)를 납부해야 한다. 가입 후 5년 이내에 해지하면 해지가산세(2%)도 물어야 한다. 이렇게 유동성 제약이 심하긴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이런 불편한 장치 때문에 중도에 해지할 수 없어 노후에 쓸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소득공제 효과가 당장은 얼마 되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장기간 누적되면 그 차이가 상당히 크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 원인 근로자가 연간 400만 원을 연금저축에 불입하면 매년 66만 원을 돌려받는다.

연간 400만 원을 저축하려면 한 달에 34만 원씩 적립해야 하는데, 66만 원을 돌려받기 때문에 국가가 두 달치를 내주는 셈이다. 게다가 매년 소득공제받는 금액이 누적하면서 복리효과를 일으키면 그 금액이 생각 이상으로 커진다. 앞에서와 동일한 조건으로 일반 펀드와 연금저축 펀드에 매년 8% 수익률로 30년간 투자했을 때 적립금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약 7800만 원이나 된다(그림 참조). 만약 투자자의 소득세율 구간이 최고세율인 35%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차이가 1억8000만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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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34만 원을 저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때는 매달 생활에 부담이 가지 않을 만큼만 연금저축에 자동이체하고, 나머지 부족한 금액은 보너스나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았을 때 납부하면 된다.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적은 금액을 납입하다가 소득이 늘면 저축금액도 늘려나가는 증액저축 방법을 활용해도 좋다. 소득공제 한도가 400만 원이라는 것이지, 매년 400만 원을 반드시 저축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으로 일반인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은퇴교육과 퇴직연금 투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간동아 2011.10.24 809호 (p42~43)

  • 김동엽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장 dy.kim@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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