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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인터뷰

화려한 꿀벅지요? 저 털털한 여자예요

섹시 만능엔터테이너, 애프터스쿨 유이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화려한 꿀벅지요? 저 털털한 여자예요

화려한 꿀벅지요? 저 털털한 여자예요
반짝반짝 빛났다. 생기가 넘쳤다. 촉촉한 꿀 피부도, 오렌지색이 감도는 긴 웨이브머리도, 기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맑고 큰 눈동자도. 햇볕이 따사로운 봄날,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유이(23·본명 김유진)는 보고만 있어도 유쾌해지는 ‘건강미인’이다. 무엇보다 미니스커트와 어우러진 늘씬한 각선미가 예술이다. ‘꿀벅지’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데뷔 초 SBS ‘스타킹’에 출연해 비욘세 춤을 춘 적이 있어요. 춤사위도 야하고 의상도 야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부터 ‘꿀벅지’라는 닉네임이 생기고 섹시 이미지도 갖게 됐는데 그게 좋으면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사실 유이는 2009년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된 보기 드문 행운아다. 톱스타만 출연한다는 휴대전화와 주류 광고도 신인시절에 찍었다. 그는 활동 영역을 가수로 제한하지 않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다양한 끼를 발산해왔다. 청문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SBS 심야 토크쇼 ‘밤이면 밤마다’에서는 게스트가 아닌 홍일점 MC로 활약하고 있다.

탁재훈, 김제동 같은 ‘말의 달인’들이 연신 질문을 쏟아내는 동안 유이는 되레 초대 손님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분위기를 돋우는 추임새를 넣는다. 마치 시청자들도 눈과 귀를 열고 열심히 들어달라는 듯. 그래서일까. 6명의 MC 중 말수가 가장 적은데도 그는 눈길을 끈다. 제작진의 각본이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홍일점 MC니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처음에는 말해야 하는 순간을 놓치곤 했어요. PD님과 작가님이 조용히 부르시더니 ‘너무 잘하려고 하면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다. 편하게 하라’고 조언해주셨죠. 그 뒤로는 편하게 해요. 오빠들이 워낙 재치 있고 유머러스해서 말로는 못 당해요. 그 대신 게스트의 말에 귀 기울이고 분위기를 즐기면서 저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악성 루머로 한때 거식증…마음의 키 자라

화려한 꿀벅지요? 저 털털한 여자예요
그는 지금까지의 출연자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로 악성 루머로 거식증까지 앓았다는 가수 신지를 떠올렸다. 한때 그도 신지와 유사한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포스터를 찍는 날, 인터넷에 그의 얼굴을 따다 합성한 민망한 사진이 기사와 함께 뜬 것을 보고 적잖이 상처를 받았다. 그 당시 “유이가 아니더라도 유이라고 하자는 댓글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때부터 사람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 사진을 올린 사람들을 찾았는데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2009년 제 생일에 팬들이 찍어준 사진에서 얼굴을 따다 합성해 더욱 상처를 받았죠. 그토록 소중한 사진을 왜 악의적으로 합성했을까, 내가 그렇게 미울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달갑지 않은 유명세를 치렀지만 그 일로 마음의 키는 훌쩍 자랐다. 유이는 “사실이 아닌 일에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여자 연예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며 김제동이 그에게 한 말을 떠올렸다.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너를 믿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호감을 유지해라. 굳이 싫어하는 사람에게까지 가서 마음을 돌리려고 애쓸 필요 없다. 너는 그냥 너다’라는.

“그 말을 들은 뒤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여전히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거든요. 부모님은 사실 연예인이 되는 걸 반대하셨어요. 그냥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셨죠. 특히 아빠는 ‘편하게 살지, 왜 자유가 없는 연예인이 되려 하느냐’며 설득하다가 제 뜻이 완강하니까 지인을 통해 오디션을 볼 기회를 만들어주셨어요. 저를 떨어뜨릴 요량으로요. 목적 달성에는 실패하셨지만…(웃음).”

그의 아버지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김성갑 1군 코치다.

유이는 지난해 10월 오랜 삶의 터전이던 인천을 떠나 서울 금호동으로 이사했다. 그와 부모님이 번 돈을 합쳐 전셋집을 마련한 것이다. 연습생 시절부터 6년 동안 떨어져 지낸 그는 요즘 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이 없을 때는 주로 집에서 엄마하고 놀아요.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술도 잘 못 마시거든요. 소주 3잔 마시면 알딸딸해요. 애프터스쿨 멤버가 다 술을 못해요.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끼리 모였어요(웃음).”

데뷔 전 그는 수영선수였다. 수영선수인 언니와 운동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눈뜨면 습관처럼 수영장에 갔고, 인천 구월여중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그의 꿈은 체육교사가 돼버렸다. 그 스스로 진로를 고민한 것은 인천체고에 진학한 뒤부터다.

“수영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은 연기하고 춤추는 거였으니까요.”

결국 고2 때 굿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이후 3년간 오소녀라는 걸그룹으로 데뷔 준비를 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극도로 바빠지자 춤과 노래 수업을 더는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에서 지내며 다달이 부모님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던 그는 급기야 편의점, 빵집, 극장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의 재능을 아까워하던 현 소속사 이사의 추천으로 애프터스쿨 2기 멤버로 뽑히기 전까지.

“처음에 애프터스쿨에 들어갔을 때는 언니들을 깍듯이 대하고 쉽게 다가서지도 못했어요. 운동을 해서 선후배 개념이 명확했거든요. 그런 제 성격을 알고 언니들이 먼저 다가왔어요. 참 고마웠죠.”

입학과 졸업이라는 독특한 팀 콘셉트를 지닌 애프터스쿨은 최근 첫 정규앨범 ‘버진’을 내기에 앞서 4기를 받았다. 총 9명(1기 가희, 정아, 주연, 베카/ 2기 유이/ 3기 레이나, 나나, 리지/ 4기 이영)의 멤버로 새롭게 진영을 꾸린 것이다. 졸업생은 없고 입학생만 있는 게 이상해 이유를 물었더니 “다들 졸업할 마음이 없어서 그렇다”며 배시시 웃는다.

사실 그는 애프터스쿨에서 졸업해도 좋을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과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력도 인정받았고, 지난해에는 사전 제작 드라마 ‘버디버디’의 주연을 맡아 1년 가까이 연기에만 전념했다. 이현세의 만화 ‘버디’를 원작으로 골프와 무협을 접목한 이 드라마에서 그는 골프 천재 성미수로 등장한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밝고 건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성미수가 꼭 그랬어요. 공중파 편성이 불발돼 안타깝지만 후회는 없어요. 최선을 다해 찍었고 정말 즐겁게 촬영했거든요.”

넥센 히어로즈 김성갑 코치가 아빠

화려한 꿀벅지요? 저 털털한 여자예요
화려한 외모와 달리 그는 평소 운동화에 청바지를 즐기는 털털한 아가씨다. 한 달 용돈은 30만 원. 필요한 것은 용돈을 모아 구입하는데, 그동안 그가 산 것 중 가장 비싼 물건은 부모님에게 선물한 명품 가방과 지갑이라고 한다.

“첫 광고를 찍고 받은 돈을 엄마에게 드렸더니 100만 원을 주셨어요. 너무 큰돈이었죠. 4개월간 용돈을 모아야 하는 액수니까요.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엄마에겐 가방, 아빠에겐 지갑을 사드렸어요. 두 분 다 중요한 모임이 있는 날이면 꼭 가지고 다니시더라고요.”

그는 지금 한창 연애하고 싶을 나이다. 천정명, 정우성 등 그동안 방송에서 그를 이상형으로 지목한 남자 연예인도 적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할 만한 스캔들이 난 적은 없다.

“저에게 직접 고백한 사람은 없어요. 마음에 있으면 말을 하지, 왜 가만있느냐고요(웃음). 사실 연예인과는 사귀고 싶지 않아요. 이왕이면 저를 잘 이해해주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과 사귀고 싶어요. 남자친구가 생겨도 사귀는 동안에는 비밀로 할래요. 결혼 발표를 해도 좋을 만한 사이면 떳떳이 밝히겠지만요.”

원조 섹시 아이콘 김완선과 글래머 배우 한채영이 인정한 차세대 최고의 건강미인 유이. 과연 그는 어떤 남자에게 끌릴까.

“쌍꺼풀 없고 서글서글하게 생긴 사람을 좋아하는데 남자 보는 눈이 특이하단 말을 곧잘 들어요. 다들 잘생겼다고 하는 사람이 제 눈에는 잘생겨 보이지 않거든요.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을 것 같아요. 엄해 보이지만 무척 다정다감하세요. 제 인생의 멘토도 부모님이에요. 부모님처럼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에요. 초등학생 때 현모양처를 꿈꿨을 정도로 결혼관이 일찍 정립된 것도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죠. 결혼해 자식을 낳으면 일을 그만둘지도 몰라요. 일하는 동안에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혼하면 가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쁜 가정 만들기에 정성을 다할 것 같아요.”



주간동아 790호 (p65~67)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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