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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모바일發 제2 벤처붐, 꿈꾸는 테헤란밸리 02

테헤란밸리 기지개, 오피스 시장 꿈틀

모바일 기업 몰려들어 공실률 하락…탄탄한 인프라에 집적 이익 높아 선호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테헤란밸리 기지개, 오피스 시장 꿈틀

테헤란밸리 기지개, 오피스 시장 꿈틀

스웨덴에 본사를 둔 ‘스칼라도’는 첫 한국 지사가 들어설 곳으로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선택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모바일디스플레이 솔루션업체 ‘스칼라도(Scalado)’는 올해 초 서울 대치동 BK타워에 한국 지사를 냈다. 한국에서 사업한 지 4년이 넘었지만, 모바일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국에 지사를 내기로 한 것. 그러면서 사무실 입지로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선택했다.

스칼라도 측은 비즈니스 관계를 맺은 기업이 주로 테헤란로에 근거지를 둔 데다, 본사 직원이 한국 지사를 방문할 경우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외국인 엔지니어가 생활하기에도 적당해 테헤란로를 선택했다고 한다. 스웨덴 본사에서조차 애초부터 한국 지사를 테헤란로에 내는 것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스칼라도 전민근 지사장은 “임대료가 다른 곳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정보기술(IT), 모바일 인프라가 테헤란로만큼 잘 구축된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빈 사무실 줄고 임대 상황도 개선

2000년대 초 벤처붐과 함께 수많은 IT 기업이 테헤란로에 터를 잡으면서 이곳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메카로 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첨단기술 연구단지 실리콘밸리에 빗대 ‘테헤란밸리’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벤처 거품이 빠지면서 IT 기업이 하나 둘씩 무너지고, 그나마 남은 기업도 서울디지털단지가 있는 구로 등 임대료가 싼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테헤란밸리 신화’는 종언을 고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비롯한 ‘모바일 혁명’을 기점으로 각종 모바일 콘텐츠 생산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테헤란로가 다시 한번 부활의 날갯짓을 힘차게 하고 있다. 덩달아 테헤란로 일대의 빈 사무실도 그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강남 사무실 임대 시장의 공실률 흐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업체가 사무실을 옮기면서 강남지역 공실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ERA코리아는 2010년 1/4분기 강남지역 공실률이 12.1%로 처음 두 자릿수에 진입했고, 2010년 2/4분기에는 12.6%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테헤란밸리 기지개, 오피스 시장 꿈틀
그러나 2010년 3/4분기 이후 분위기가 바뀌어 2011년 1/4분기에는 8.5%대로 낮아져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표 참조). 특히 대형 사무실(연면적 5000㎡ 이상)뿐 아니라 중소형 사무실(연면적 5000㎡ 미만)의 공실률 역시 2010년 1/4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남지역의 공실률 하락 흐름은 삼성역세권, 잠실역세권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신사역(-2.1%포인트), 교대역(-1.8%포인트), 학동역(-1.8%포인트), 선릉역(-0.9%포인트) 등 대부분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헤란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역삼역과 강남역은 각각 지난 분기 대비 4.7%포인트, 3.2%포인트 하락했다.

공급은 한정 입주 기업은 꾸준히 늘어

테헤란밸리 기지개, 오피스 시장 꿈틀

모바일 업체가 약진하면서 한동안 얼어붙었던 서울 강남 사무실 임대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사무실 임대 시장의 호전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먼저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사가 그동안의 소극적 행태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신규 지점 오픈, 확장 이전 등으로 사무실 수요를 늘렸다는 것이다. 역삼동 KB빌딩에 보험사 다수가 입주한 것이나,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대치동 한석빌딩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모바일업체의 약진을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로 꼽는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존 닷컴업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짓 불리기에 나서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혁명에 힘입은 신규 벤처기업이 테헤란로에 속속 진입하면서 강남 사무실 수요가 증가했다.

기존의 IT 기업도 테헤란로로 몰려들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은 역삼동 아이타워로 확장 이전한 데 이어, 역삼동에 3300㎡ 부동산을 매입해 신사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스칼라도를 비롯해 모바일용 게임서비스업체인 게임로프트가 대치동 해암빌딩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나, IT·경영 컨설팅업체 액센츄어가 역삼동 포스틸타워로 이전한 사례도 모두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모바일 벤처기업이 테헤란로를 선호하는 이유는 집적의 이익 때문이다. 3대 지상파 방송사가 있는 여의도에 방송 관련 프로덕션과 장비 공급업체가 몰린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보면 된다. 비록 많은 IT 기업이 떠나긴 했지만, 테헤란로만큼 모바일 관련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ERA코리아 장진택 이사는 “기존의 IT 기업도 많고, 엔지니어들이 테헤란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모바일 기업도 테헤란로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를 상당 부분 현실화한 점도 한몫했다. 2011년 1/4분기 강남 사무실의 월임대료는 3.3㎡당 5만7300원으로, 지난 분기(5만7600원)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벤처기업은 큰 공간보다 100㎡ 내외의 소규모 사무실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월 200만 원 안팎의 임대료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임대 시장이 악화하면서 건물주가 장기 임차인을 대상으로 ‘렌트 프리(계약한 약정 기간에 무료 임대)’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 우회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준 것이 공실률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테헤란로의 사무실 임대 시장 부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급은 한정된 반면, 이곳에 들어오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 봤을 때 대형 빌딩 준공이 줄줄이 예정된 서울 도심이나 여의도 지역과 달리, 테헤란로는 대형 빌딩 공급이 제한돼 있다. 반면, 테헤란로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수요는 상당 기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테헤란로 임대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매매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2011년 1/4분기 강남지역 빌딩 거래 건수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5% 이상 늘었다. 매매 가격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락했다가 200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했다.



주간동아 790호 (p24~25)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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