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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1인 기업 지원책, 소리만 요란하다

‘하드웨어’ 위주로 생색내기에 그쳐 … 전문성 상품화 ‘맞춤형 트레이닝’ 필요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1인 기업 지원책, 소리만 요란하다

자신이 자신을 고용하는 ‘1인 기업’이 경제 주체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발표한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 인구의 1%가 1인 기업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지식이나 창의성을 발현하는 분야가 1인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1인 기업의 확대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의 구인 및 기술력 위축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다. 2010년 1월 중기청은 1인 창조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작업 공간과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 상품 구매, 중소기업 연계 등을 모두 지원해준다는 것.

기초교육 중심, 실질적 도움 안 돼

1인 기업 지원책, 소리만 요란하다
이번 지원의 두 축은 ‘사무실 이용료 할인’과 ‘교육비 지원’이다. 중기청 아이디어비즈뱅크(www.ideabiz.or. kr)에 1인 창조기업으로 가입하면, 중기청 지정 비즈니스센터에서 개인과 공동 사무실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개인 사무실은 10~50%, 공동 사무실은 무료 또는 50% 할인을 받는다. 그리고 수요자 만족도, 프로젝트 수주 실적 등 몇 가지 조건에서 우수하다고 인정되면 자기계발 골드카드를 받아 매경닷컴 교육센터,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1인당 80만 원 한도 내에서 총 교육비용의 50% 정도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정작 1인 기업인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생색내기’성 지원이라 기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디크루’의 강지원 대표는 “중기청 지정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하라는 제의는 많이 받았지만, 센터들이 주로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 등 요충지에 있어 할인을 받아도 타 지역의 정상가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사실 1인 기업에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식경영컨설팅 업체인 ㈜크레벤컨설팅센터의 안계환 대표는 “1인 기업 대상의 교육을 여러 차례 수강했지만, 지나치게 기초적인 내용이라 실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20, 30대 젊은 층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느냐,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신만의 오랜 전문성을 활용하느냐 등에 따라 1인 기업의 성격이 각양각색인 만큼 교육에 대한 니즈도 다양하지만 그런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1인 기업인들은 “실질적인 수혜자는 비즈니스센터와 지정 교육기관”이라며 “수많은 소호 사무실이 비즈니스센터로 지정받으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1인 기업인이 교육 수강자로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교육을 해서 강사료로 도움을 받는 정도”라고 귀띔했다.

중기청 지원방안에 따르면 사무실 이용료 할인과 교육비 지원 외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정해 콘텐츠 제작 및 소비자 반응 평가, 저작권 및 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하는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 1인 기업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중소기업에 계약 비용의 10%를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지식서비스 구매 바우처 지원’, 1인 기업이 중소기업의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참여하게 하는 ‘연계형 기술개발 지원’‘특례보증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 특히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의 경우, 1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의 가능성만 보고 4000여만 원을 사업화 자금으로 지원한다. 중기청 지식서비스창업과에 따르면, 마감일인 3월 30일까지 1300여 개의 1인 기업이 신청했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책은 막 떠오르는 산업군에만 유리하다는 게 1인 기업인의 불만이다. 예를 들어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인기를 끌자, 중기청은 전국 대학에 ‘앱 창작터’를 지정·운영하고 어플리케이션 관련 교육을 늘리며 이를 사업화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기청은 2012년까지 모바일 1인 창조기업 1만 개 양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 주가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1인 기업인은 “지난해엔 청국장이나 도자기 제도와 같이 전통 도제 산업군이 유리했다”면서 “경제 상황이나 유행하는 산업군에 따라 지원 대상의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속은 협력기관만 가져가는 형국

1인 기업 지원책, 소리만 요란하다

중소기업청 아이디어비즈뱅크에 1인 창조기업으로 가입하면 ‘사무실 이용료 할인’과 ‘교육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1인 기업인들은 중기청이 1인 기업을 중요시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기업인재연구소 김태진 대표는 “1인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무실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상품화할 수 있는 맞춤형 트레이닝”이라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지원책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즉 1인 기업인을 특성에 따라 분류해서 실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한 뒤 기초적 준비가 필요하면 교육을, 중소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면 네트워킹을 지원해주고 자금이 필요하면 일정액을 지원하거나 저리로 빌려주는 등 지원책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 디크루의 강지원 대표도 “구태의연한 교육이나 사무실 이용료 지원보다는 ‘아이디어 사업성 지원’처럼 좋은 아이템을 갖춘 1인 기업에게 종잣돈을 마련해주는 콘테스트 형태의 지원책이나 특례보증 등 실질적인 지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e-문화예술교육연구원 방미영 원장은 “지원보다는 규제부터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일정 규모의 자본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1인 기업은 참여조차 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정부에선 1인 기업의 아이디어를 중시한다면서도, 오히려 실무에 들어가는 1인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살리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마저 차단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경영혁신부 곽문현 차장은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된 만큼 아직 초기 단계”라며 “지원책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기청 아이디어비즈뱅크에 등록해 혜택을 받는 1인 창조기업이 전체 중 극소수에 그칠 만큼 홍보가 부족하다. 우선 홍보에 주력하면서, 지원책의 내용도 아이디어 상업화나 중소기업과의 연계, 특례보증 지원 등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좀 더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0.06.07 740호 (p44~45)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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