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9

2009.08.18

토마토 된장 샐러드 여름철 우리집 밥상 주인공

  • 김광화 flowingsky@naver.com

    입력2009-08-13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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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토 된장 샐러드 여름철 우리집 밥상 주인공

    <B>1</B> 잘 익은 토마토는 깊은 단맛이 난다.

    토마토만큼 세계인의 사랑을 두루 받는 열매채소가 있을까? 우리나라도 토마토는 들어온 이래 급속히 밥상에 자리를 잡았다. 잘 익은 토마토는 제철에 날로 먹어도 맛이 좋고, 가공을 해 퓌레나 소스 또는 케첩으로도 쓴다.

    잘 익은 토마토를 밭에서 한 입 베어 물면 단맛과 특유의 비릿한 맛이 절묘하게 배합된 그 아련한 맛에 취한다. 작열하는 여름 태양과 쏟아지던 장맛비의 기세를 한꺼번에 삼키는 듯 기분이 좋다.

    그 속살은 물론 껍질, 씨앗까지 온전히 먹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속살은 포근포근, 껍질은 아삭아삭. 씨앗은 씹는 맛이 좋다. 빛깔도 붉은빛이 나, 다른 음식을 빛나게 해준다. 여름 채소인 토마토는 노화를 늦추고 항암 성분도 지녔다고 하는데 이는 자연의 먹을거리가 주는 덤에 지나지 않는다.

    입맛 돋우는 반찬, 토마토

    토마토 된장 샐러드 여름철 우리집 밥상 주인공

    <B>2</B> 토마토와 된장의 절묘한 배합, 토마토 된장 샐러드. <B>3</B> 한여름 콩국. 토마토는 요리를 밝게 해준다. <B>4</B> 토마토케첩을 얹은 야채 샐러드.

    토마토를 먹다 보면 가끔 제대로 익지 않아 맛이 별로인 게 있다. 그렇다고 이를 설탕과 뒤섞어 억지 단맛으로 혀를 마비시킬 필요는 없다. 이런 토마토를 맛나게 먹을 궁리를 하다가 내 나름대로 찾아낸 방법이 하나 있다. 된장과 결합한 ‘토마토 된장 샐러드’다. 이렇게 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토마토와 된장이 잘 어울린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먼저 된장 소스 만들기. 된장 2술, 자연산 식초 3술, 매실효소 3술, 마늘 3쪽, 토마토 반쪽을 믹서에 넣고 간다. 식구 식성에 따라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조금 넣어도 좋다. 토마토 반쪽을 넣는 건 된장의 강한 맛을 부드럽게 하면서 소스 양을 조금 넉넉하게 하기 위한 것. 토마토 반쪽 대신 식은 밥 1술이나 양파를 넣어도 된다.

    ▶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접시에 펼쳐놓는다.

    ▶된장 소스를 토마토에 골고루 얹어 먹으면 된다.


    우리 식구는 여름철에 이 요리를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접시 바닥에 남은 물까지 알뜰히 먹을 정도. 소스를 넉넉히 만들어두면 토마토 자체를 손질하는 데는 별로 손이 가지 않기에 한 끼 반찬으로 언제든 해먹을 수 있다.

    토마토 된장 샐러드 여름철 우리집 밥상 주인공

    <b>토마토 병조림 만드는 법 1</B> 병조림에 앞서 도구들을 소독한다. <B>2</B> 토마토를 거품이 사라질 때까지 끓인다. <B>3</B> 병에 담는다. <B>4</B> 병을 거꾸로 하여 한 번 더 끓인 다음 밤새 식힌다.

    한 번 만들면 1년 먹는 토마토 병조림

    토마토가 왕성하게 나올 때 아내는 이를 가공해 1년 양식을 만든다. 그만큼 중요한 양념이 되기 때문. 이렇게 하기까지가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면 믿고 먹을 수 있으며, 맛도 시중에 파는 것과 달리 담백하고 깨끗하다. 다른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 고유한 맛이 깊고도 오래간다.

    토마토를 상온에서 장기 보관하는 방법은 끓여서 병조림하는 것이다. 뜨겁게 병조림한 상태로 밀봉한 뒤 거꾸로 두고 하룻밤 식히면 병 내부가 진공상태가 된다. 이 상태로 상온에서 1년 이상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 대신에 먹으려고 병뚜껑을 열 때는 진공상태라 사람 힘만으로는 열 수가 없다.

    작은 나무공이로 병뚜껑을 살살 치다 보면 조금이나마 공기가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 다음 힘을 줘 병뚜껑을 열면 ‘뻥’ 소리와 함께 열린다. 이 재미에 아이들에게 열게 하면 좋아한다. 토마토를 으깨어 끓여서 병조림한 것을 토마토퓌레라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제조법을 보자.

    ▶준비물 : 토마토 10㎏. 큰 냄비 2개, 유리병(용량을 골고루 하면 형편껏 쓸 수 있다)과 쇠로 된 병뚜껑 7개 남짓. 스테인리스 국자, 스테인리스 깔때기, 뜨거운 병뚜껑을 집을 집게, 목장갑과 비닐장갑.

    ① 냄비에 찬물을 4분의 1 정도 붓고 여기에다 병, 뚜껑, 깔때기, 집게를 넣는다. 이때 병은 뒤집어놓는다. 그러고는 물을 팔팔 끓여 소독한다. 이렇게 하면 물이 서서히 데워지기에 병이 깨질 염려가 없다. 병조림이 끝날 때까지 계속 끓여야 한다.

    ② 토마토를 손질해 칼로 두세 조각 낸 다음 믹서에 거칠게 간다.

    ③ ②를 냄비에 넣고 끓인다. 처음에는 거품이 일다가 점차 사라진다. 여기에 국자도 함께 넣어 소독한다.

    ④ 병이 뜨거우므로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낀다. ①에서 병을 하나 꺼내 속에 든 물을 따라낸 다음, 끓고 있는 토마토를 국자로 떠 병에 붓는다. 병에 가득 차면 집게로 병뚜껑을 집어 병을 꼭 닫는다. 이 병을 뚜껑 있는 쪽이 아래로 가게 해 ①의 냄비에 다시 넣는다.

    ⑤ 순서대로 병조림을 했으면 거꾸로 한 상태로 10여 분 더 끓여 적당한 곳에서 밤새 식힌다. 이때 뚜껑 있는 쪽을 아래로 가게 하는 건 마찬가지. 식으면 그늘진 곳에 보관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먹으면 된다. 뚜껑을 열지 않는 한 1년 넘게 보관이 가능하다. 뚜껑을 열었다면 냉장보관하면서 빨리 먹는 게 좋다.


    참고로, 병조림하는 데 익숙해지면 장기 저장할 수 있는 건 많다. 복숭아, 자두, 오디…. 물기가 많은 과일이나 과채류는 다 된다. 이렇게 토마토퓌레를 만들어두면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설탕이나 소금조차 넣지 않았기에 먹을 때 필요한 양념을 추가하면 된다. 여러 샐러드에 소스로 써도 되고, 국수에 얹어 먹어도 좋다. 콩나물국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생선 요리에 곁들이면 비린 맛을 줄여준다.

    이 밖에도 카레나 수프에 넣으면 맛이 확 산다. 그러다 가끔 토마토케첩이 필요하다 싶으면 병조림을 따서 향신료를 넣고 졸이면 된다. 먹을거리를 사랑하다 보면 점점 그 영역도 넓어진다. 토마토는 더욱 그렇다. 뜨거운 여름, 뜨거운 가스불에 토마토를 뜨겁게 만지다 보면 더위도 잊는다. 1년을 행복하게 나기 위한, 이열치열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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