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9

2009.08.18

미국의 자존심 파인밸리 코스 새 단장

  • 노수성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ool@golfdigest.co.kr

    입력2009-08-13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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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다이제스트’가 1985년부터 ‘미국 100대 코스’를 선정한 이후 24년 동안 1위를 차지한 곳이 바로 파인밸리 골프클럽(Pine Valley Golf Club)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코스이자 프라이빗 클럽 문화를 전파한 시조라고 할 수 있다. 호텔맨이면서 코스 설계가이던 조지 크럼프는 현재 파인밸리가 자리한 뉴저지 주 클레멘튼의 땅을 처음 보자마자 골프 코스를 위한 적지(適地)라고 생각했다.

    골프장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소나무 숲으로 뒤덮인 모래언덕이 매우 매혹적이었기에 그는 아예 이곳으로 이주해왔다. 현장에서 거의 6년을 보내며 나무를 다듬고 땅을 고르고 자연 샘을 막아 호수를 만드는 작업에 열중했다. 이런 노력 끝에 1918년 코스가 문을 열었고, 이 코스는 ‘184에이커의 벙커’라고 불릴 만큼 ‘모래’ ‘황무지’ 등으로 상징되는 난이도 높은 코스의 대명사가 됐다.

    우거진 숲은 완고하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목이 러프 기능을 대신하고 거대한 벙커와 황무지 때문에 페어웨이와 그린은 사막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따라서 이 코스는 볼을 페어웨이에 올리는 것이 급선무일 만큼 골퍼의 정확도를 시험받는 무대로 위용을 떨쳤다. 특히 파3 홀은 예외 없이 모래나 해저드, 황무지 중 하나 이상을 품고 있고, 세 가지 모두 가진 곳도 있어 골퍼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파5 홀도 ‘지옥에서 온 트랩’이라는 악명이 붙었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개장한 지 90년을 넘기면서 파인밸리는 새 단장을 했다. 7개 홀의 백티를 손봤고 3곳엔 그린을 새로 만들었으며, 나무를 많이 줄여 해가 잘 들고 통풍이 잘되게 했다. 특히 소나무와 삼나무, 관목들을 없애 그동안 수목에 잠식되던 벙커를 되살리기도 했다. 파인밸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파72 코스가 아니다. 파70이며 전장은 7047야드다.

    아쉬운 점은 미국을 대표하는 이 코스가 2009~2010년 미국 100대 코스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는 점. 파인밸리를 2위로 주저앉힌 곳은 폐쇄적인 운영방식과 ‘마스터즈’ 개최지로 유명한 오거스타내셔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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