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3

2009.07.07

골프, 실수 통해 성장하는 멘털 스포츠

  • 최현태 SBS골프 해설위원·명지대 CEO골프과정 교수 harrygolf@naver.com

    입력2009-07-01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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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선수일수록 스윙 자체보다 정신적인 면에 치중한다. 스윙 수준이 비슷한 사람인데도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숏게임에서의 실력 차도 있지만 멘털, 즉 정신력의 차이일 가능성이 높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뉴욕 태생으로 메이저 대회를 11번이나 석권한 월터 해건(1892~1969)과 메이저 대회를 7번 우승하며 ‘구성(球聖)’이라 불린 보비 존스(1902~1971)가 1926년에 겨룬 72홀 매치플레이, ‘챔피언의 전투(Battle of the Champions)’에서의 일이다.

    첫 홀에서 해건이 티샷한 볼은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두 번째 샷으로 좁은 나무 사이로 빼내 그린 못 미치는 곳에 갖다 붙인 뒤, 칩샷을 하고 3m짜리 퍼팅을 성공시켜 ‘파’로 마쳤다. 그 홀에서 승리는 해건의 것이었다. 이런 상황은 경기 내내 계속됐다. 상대인 존스는 어땠을까?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 짐작할 것이다. 존스의 골프가 얼마나 말렸을지. 게임은 결국 해건의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에 존스는 “나는 정확한 드라이버샷과 세컨드샷으로 볼을 온 그린시켜 퍼팅으로 끝내는 선수와는 얼마든지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대체 페어웨이에서 볼 수 없는 도깨비 같은 선수에게는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해건은 리커버리샷의 귀재였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매치플레이의 챔피언으로 남아 있다. 해건이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내가 18홀을 완전하게 마친 적은 없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경기 전 18홀에 7개 정도의 실수는 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수를 하면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마음먹기 때문에 그는 코스에서 늘 바람처럼 자유롭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나친 긴장과 욕심은 금물! 준비해간 샷으로 실수도 예상하면서 편하게 쳐나가면 분명 스코어는 줄어들 것이다. 골프는 실수의 게임이다(Golf is not a game of perfect!).



    Shot & Pu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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