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쥬 마여실 대표 컨설턴트
호텔리어에서 국제화 교육자로
“호텔 매니저로 근무할 때 맡은 업무 중에 직원 대상 서비스 교육이 있었어요. 저는 교육하는 게 참 재미있었어요. 또 잘할 수 있었고. 그렇게 호텔에서 4년 동안 근무한 뒤 한국에 돌아왔어요. 다시 호텔로 갈 수도 있었지만, 가르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국제화·이문화 교육 전문기관 글로비쥬(GBE·Global Business Education)의 마여실(36) 대표 컨설턴트는 2000년부터 미국의 매리어트 호텔과 세인트 레지스 호텔(쉐라톤 호텔 계열의 최상위 브랜드)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에서 슈퍼바이저와 매니저로 근무했다.
휴스턴 주립대에서 호텔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특급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그가 2003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았다. 하지만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제화 교육을 전문으로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단 하나. 교육이 그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 그렇다고 호텔리어로서의 경력을 버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120% 이상 활용했다.
“주요 미팅이 호텔에서 이뤄지다 보니 세계 각국, 다양한 인종의 비즈니스 관습이나 성향,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국제 비즈니스가 한 가지 정해진 규칙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지역별, 인종별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각기 다른 비즈니스 스킬과 매너를 가르치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년여 준비 끝에 2004년 글로비쥬를 만들었습니다.”
글로비쥬는 국제 미팅과 협상, 해외 출장, 외국손님 접대 등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상황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매너 등을 사례 중심으로 교육한다. 프로그램은 대개 20~30시간으로 구성되고, 기업 출강이나 위탁교육 형태로 진행된다. 대학의 경영학부나 MBA 과정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마 대표는 “최근 중동과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이 지역에 특화된 교육 수요도 늘고 있다”며 “호텔에 근무할 때 중동의 왕족이나 귀족을 많이 접했는데, 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전업’하기를 꿈꾸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HR코리아 유용미 차장은 “2005년 이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살리면서 1인 기업을 만들거나 다른 업종으로 직장을 바꾸려는 직장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것으로 자신의 사업을 만들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공을 살리며 ‘전직’하는 것은 쉬워도 ‘전업’하기는 어렵다. 전직이 A골프장에서 B골프장으로 옮겨 골프를 치는 것이라고 하면, 전업은 골프를 치다가 활쏘기를 하는 셈이기 때문. 하지만 골프에서 배운 기술을 그대로 국궁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전업도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실제로 골프와 활쏘기는 원리가 비슷하다).
글로비쥬 마여실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전공을 살리면서, 호텔리어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업(業)을 바꿨다. 마 대표는 “담당하고 있는 많은 업무 중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확보하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월등한 직무 스킬을 살리면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경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웨딩 컴퍼니 신수미 대표이사
웨딩잡지 기자에서 웨딩플래너로
더 웨딩 컴퍼니의 신수미(38) 대표이사도 웨딩 전문잡지 기자에서 웨딩플래너로 업을 바꿨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마이웨딩’의 패션과 뷰티 전문기자였던 신 대표는 회사 경영이나 재무, 회계 등을 전혀 모른 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2005년 회사를 차렸다.
“웨딩플래너의 본업은 웨딩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웨딩과 패션 트렌드를 접목해 특정 예비부부만을 위한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7년 동안 웨딩 전문잡지 기자로서 ‘비주얼’을 보는 안목을 키웠기 때문에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믿었죠. 또 많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진작가와 일하면서 이들을 좀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기에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350여 쌍의 웨딩 스타일링을 제안했다는 신 대표는 “결혼에 대해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불특정 다수의 독자가 아닌 특정 예비부부에게 알려주고, 그들이 행복하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을 살리면서 경력을 전환하기 위한 포인트로 ‘일이 주는 다양한 가치 중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과 ‘진심을 다하는 것’을 꼽았다.
“웨딩이라는 전공은 같지만, 직접 예비부부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행복한 결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기자로 일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경력 전환의 기본은 ‘좀더 중요한 가치를 찾아가는 일’이라고 봐요. 그리고 진심을 다하면 어디서든 통하게 돼 있습니다.”
PIOLINK 마케팅팀 황옥나 과장
웹 디자이너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앞서 두 사람이 전공을 살리면서 새 분야에서 창업을 했다면 PIOLINK 마케팅팀 황옥나(32) 과장은 전혀 다른 업종으로 직장을 바꾼 경우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2002년 웹 에이전시에 디자이너로 입사한 그는 2년여 동안 근무하면서 굵직굵직한 회사의 온라인 사이트 기획 및 디자인 등을 담당했다. 그러던 중 GM대우 사이트를 담당하면서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GM대우 사이트의 경우 기획과 디자인뿐 아니라 온라인 마케팅도 함께 해야 했어요.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기획, 진행하면서 마케팅 쪽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마케팅을 겸한 프로젝트를 많이 맡으려고 노력했어요.”
2005년 직장을 옮길 때는 아예 마케팅 분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벤큐코리아 마케팅팀으로 입사할 수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이유가 바로 디자인 경력 때문이었다는 것.
“광고, 간판, 전시, 영상, 웹 등 모든 마케팅 툴은 시각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비주얼은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비주얼 감각이 불필요한 마케팅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보고, 제작업체에 제대로 지시를 내릴 수 있었죠. 가령 광고물을 만들 때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은 ‘무언가 균형감이 맞지 않는데 수정해봐라’고 지시하겠지만, 저는 ‘왼쪽에 있는 동그라미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색깔을 밝게 바꿔라’고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것도, 온라인 쪽을 제외하고는 마케팅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적응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래서 각종 마케팅 서적을 섭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세미나에 참석했으며 단기 온라인 MBA 과정도 수강했다. 또 기업재무 및 회계, 전략, 국제경영 등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
최근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제조회사인 PIOLINK 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황 과장은 글로벌 회사인 전 직장에서 배운 마케팅 실무를,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현재의 직장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경력 전환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죠.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자신이 원하는 업무 쪽으로 커리어를 옮겨놔야 합니다. 그런 뒤 옮기고 싶은 쪽의 커리어를 강하게 어필해야겠죠.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구한다거나, 무작정 대학원에 가서 찾아보겠다는 생각은 무모하다고 봐요. 물론 커리어 속에 자신만의 강점인 ‘축’은 있어야 합니다. 제게는 ‘디자인’이 그 축이죠.”
호텔리어에서 국제화 교육자로
마여실 대표
국제화·이문화 교육 전문기관 글로비쥬(GBE·Global Business Education)의 마여실(36) 대표 컨설턴트는 2000년부터 미국의 매리어트 호텔과 세인트 레지스 호텔(쉐라톤 호텔 계열의 최상위 브랜드)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에서 슈퍼바이저와 매니저로 근무했다.
휴스턴 주립대에서 호텔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특급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그가 2003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았다. 하지만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제화 교육을 전문으로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단 하나. 교육이 그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 그렇다고 호텔리어로서의 경력을 버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120% 이상 활용했다.
“주요 미팅이 호텔에서 이뤄지다 보니 세계 각국, 다양한 인종의 비즈니스 관습이나 성향,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국제 비즈니스가 한 가지 정해진 규칙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지역별, 인종별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각기 다른 비즈니스 스킬과 매너를 가르치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년여 준비 끝에 2004년 글로비쥬를 만들었습니다.”
글로비쥬는 국제 미팅과 협상, 해외 출장, 외국손님 접대 등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상황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매너 등을 사례 중심으로 교육한다. 프로그램은 대개 20~30시간으로 구성되고, 기업 출강이나 위탁교육 형태로 진행된다. 대학의 경영학부나 MBA 과정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마 대표는 “최근 중동과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이 지역에 특화된 교육 수요도 늘고 있다”며 “호텔에 근무할 때 중동의 왕족이나 귀족을 많이 접했는데, 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전업’하기를 꿈꾸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HR코리아 유용미 차장은 “2005년 이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살리면서 1인 기업을 만들거나 다른 업종으로 직장을 바꾸려는 직장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것으로 자신의 사업을 만들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공을 살리며 ‘전직’하는 것은 쉬워도 ‘전업’하기는 어렵다. 전직이 A골프장에서 B골프장으로 옮겨 골프를 치는 것이라고 하면, 전업은 골프를 치다가 활쏘기를 하는 셈이기 때문. 하지만 골프에서 배운 기술을 그대로 국궁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전업도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실제로 골프와 활쏘기는 원리가 비슷하다).
글로비쥬 마여실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전공을 살리면서, 호텔리어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업(業)을 바꿨다. 마 대표는 “담당하고 있는 많은 업무 중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확보하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월등한 직무 스킬을 살리면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경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웨딩 컴퍼니 신수미 대표이사
웨딩잡지 기자에서 웨딩플래너로
신수미 대표이사
“웨딩플래너의 본업은 웨딩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웨딩과 패션 트렌드를 접목해 특정 예비부부만을 위한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7년 동안 웨딩 전문잡지 기자로서 ‘비주얼’을 보는 안목을 키웠기 때문에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믿었죠. 또 많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진작가와 일하면서 이들을 좀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기에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350여 쌍의 웨딩 스타일링을 제안했다는 신 대표는 “결혼에 대해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불특정 다수의 독자가 아닌 특정 예비부부에게 알려주고, 그들이 행복하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을 살리면서 경력을 전환하기 위한 포인트로 ‘일이 주는 다양한 가치 중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과 ‘진심을 다하는 것’을 꼽았다.
“웨딩이라는 전공은 같지만, 직접 예비부부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행복한 결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기자로 일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경력 전환의 기본은 ‘좀더 중요한 가치를 찾아가는 일’이라고 봐요. 그리고 진심을 다하면 어디서든 통하게 돼 있습니다.”
PIOLINK 마케팅팀 황옥나 과장
웹 디자이너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황옥나 과장
“GM대우 사이트의 경우 기획과 디자인뿐 아니라 온라인 마케팅도 함께 해야 했어요.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기획, 진행하면서 마케팅 쪽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마케팅을 겸한 프로젝트를 많이 맡으려고 노력했어요.”
2005년 직장을 옮길 때는 아예 마케팅 분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벤큐코리아 마케팅팀으로 입사할 수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이유가 바로 디자인 경력 때문이었다는 것.
“광고, 간판, 전시, 영상, 웹 등 모든 마케팅 툴은 시각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비주얼은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비주얼 감각이 불필요한 마케팅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보고, 제작업체에 제대로 지시를 내릴 수 있었죠. 가령 광고물을 만들 때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은 ‘무언가 균형감이 맞지 않는데 수정해봐라’고 지시하겠지만, 저는 ‘왼쪽에 있는 동그라미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색깔을 밝게 바꿔라’고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것도, 온라인 쪽을 제외하고는 마케팅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적응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래서 각종 마케팅 서적을 섭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세미나에 참석했으며 단기 온라인 MBA 과정도 수강했다. 또 기업재무 및 회계, 전략, 국제경영 등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
최근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제조회사인 PIOLINK 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황 과장은 글로벌 회사인 전 직장에서 배운 마케팅 실무를,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현재의 직장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경력 전환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죠.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자신이 원하는 업무 쪽으로 커리어를 옮겨놔야 합니다. 그런 뒤 옮기고 싶은 쪽의 커리어를 강하게 어필해야겠죠.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구한다거나, 무작정 대학원에 가서 찾아보겠다는 생각은 무모하다고 봐요. 물론 커리어 속에 자신만의 강점인 ‘축’은 있어야 합니다. 제게는 ‘디자인’이 그 축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