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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왕상한의 ‘왕성한 책읽기’

싱글 여성으로 당당하게 사는 법

‘여자 서른다섯, ‘경쟁력 있는 나’를 위한 히든카드’

  • 왕상한 서강대 법학부 교수 shwang@sogang.ac.kr

싱글 여성으로 당당하게 사는 법

싱글 여성으로 당당하게 사는 법

고지마 다카코 지음/ 이동희 옮김/ 전나무숲 펴냄/ 204쪽/ 1만2000원

세상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개성’과 ‘독창성’을 강조하면서도, 자기와 뭔가 다른 사람을 보면 뒤에서 수군거리다 못해 대놓고 시비를 건다. 가족인들 다를까. 적어도 결혼 문제에 관한 한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줄 것 같은 가족도 마찬가지다.

싱글로 살면 주위로부터 예외 없이 듣는 말이 있다. “결혼 안 해?” 걱정해서 하는 말이면 또 모르겠다. 그냥 습관처럼 툭툭 던지는 말이다. “빨리 결혼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이들에게는 사람으로 태어나 일정한 나이가 되면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래서 독신은 이들 눈에 아주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들에겐 나이가 들어도 혼자 사는 사람은 육체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흠이 있는 사람이다.

내 인생을 나 혼자만의 힘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사람도, 그래서 주위로부터의 눈총과 압력을 꿋꿋이 이겨내던 사람도 친구들이 하나둘 짝을 찾아 떠나면 흔들린다. 과부 3년이면 쌀이 서 말, 홀아비 3년이면 이가 서 말. 그렇다면 싱글라이프 3년이면 뭐가 서 말일까. 자의든 타의든 서른이 넘어도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남성 우월주의가 사라지지 않은 지금, 싱글 여성들의 걱정이 현실적으로 더 큰 듯하다.

5월 중순 200억원을 가진 골드미스가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열 살 연하의 남자를 찾는다’며 공개 구혼한 것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필자는 200억원 싱글 여성에게도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결혼 문제’로 비칠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싱글 여성들의 고민과 노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00억원 골드미스도 그렇다면 우리 시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싱글 여성들은 어떨까. 더욱 많은 고민과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고 있긴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결혼에 대한 초조감이 이들을 짓누르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돌싱’(돌아온 싱글) 여성은 혼자 힘으로 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여자 서른다섯, ‘경쟁력 있는 나’를 위한 히든카드’는 싱글 여성들의 인생 후반부 전략을 알려주는 책이다. 싱글의 불안한 앞날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그녀들이 더욱 경쟁력 있는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 커리어 카운슬러인 저자가 직접 2000명의 싱글 여성과 인터뷰한 뒤 집필한 책이다. 그만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나이 먹고 체력이 떨어졌을 때도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싱글인 데다 비정규직 사원으로 일하는 것이 불안합니다. 정규직 사원이 되고 싶어요” “지금 다니는 직장이 마음에 안 들어요. 하지만 30대 중반이 넘어서 회사를 옮길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비정규직 사원이라 보너스도 없고 연봉도 적어서 도저히 저축을 할 수 없어요. 이러다 아프면 어쩌나 걱정돼요” “이대로 결혼도 못하고 직장마저 잃을까봐 불안한 마음뿐입니다”…. 저자가 30대 싱글 여성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라고 했다. 그들이 털어놓은 진짜 이야기와 함께 ‘불안의 정체와 당당히 맞서라’는 주제로 책은 시작된다.

싱글 여성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으로 저자는 돈, 전문기술 그리고 인간관계를 꼽는다. 전문기술은 직장을 옮겨도 여전히 자신을 빛나게 해주는 최고의 역량이며 지속적인 수입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돈만 있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 법. 인간관계 역시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평생 단 한 사람만을 만나는 심정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히 대하다 보면 그들이 외로운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부모나 친척에게서 결혼의 압박을 피하는 법부터 새로운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법, 안정적인 일상을 위한 머니플랜 짜는 법, 업무기술 습득하는 법, 이직을 위한 면접요령, 회사 안팎에서의 커리어 업그레이드 방법까지 거의 전 영역을 포괄해 싱글 여성들이 착실하고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본문 중에 ‘실전 체크 노트’가 있다. 이를 하나하나 작성하다 보면 어느덧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 했다. 얼마나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향기가 달라진다. 싱글 여성들은 물론 싱글 남성들도 인생을 향기롭게 살고자 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주간동아 2009.06.23 691호 (p86~87)

왕상한 서강대 법학부 교수 shwang@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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