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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의 It-Week | 서른여섯 번째 쇼핑

Seasons in the Sun

  • 김민경 holden@donga.com

Seasons in the Sun

Seasons in the Sun

반세기 전에 처음 선보인 이후 선글라스계의 스테디셀러가 된 레이밴사의 웨이페어러입니다. 슈트에도 스포츠룩에도 잘 어울리죠. 올해는 컬러풀한 프레임으로 다양하게 출시됐는데, 전 역시 블랙이 좋더군요.

여름철 패션 쇼핑의 하이라이트는 선글라스입니다. 물론 자외선 차단제도 빼놓을 수 없죠. 요즘 사람들은 눈 뜨자마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박쥐’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한 쌍의 드라큘라처럼 비명을 지르며 자외선 차단제를 허옇게 발라댑니다(요즘 자외선 차단제는 얼마나 똑똑한지 하얗게 겉돌지가 않아 남성들도 챙겨 발라요).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하긴 어려워요. 멋쟁이들의 여름철 ‘잇 아이템’은 뭐니 뭐니 해도 선글라스죠.

올해의 선글라스 트렌드를 알아볼까요?

간단히 정리하면 디자인은 클래식하고, 소재는 최첨단의 두 가지 이상을 매치해야 한다는 거예요. 영화 ‘맨인블랙’에 등장한 선글라스 기억하시죠? 선글라스 없는 비밀요원이란 ‘이름 없는 명품 백’과 같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죠. 또한 영화 ‘레인맨’에서 톰 크루즈를 스타로 만든 그 선글라스는 어떤가요? 바로 이 ‘웨이페어러’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글라스 가운데 하나로 1952년 처음 선보였답니다. 1929년 미국 공군에 납품한 ‘에비에이터’(보잉 스타일)도 여전히 인기 있는 클래식입니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버그 아이’ 스타일도 복고 룩을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해요. ‘버그 아이’는 얼굴이 작아 보이는 대신, 어쩔 수 없이 잠자리나 파리 얼굴을 연상시킵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셈이죠. 지난해까지 선글라스의 템플(다리)과 셰이프(테)는 반짝이는 스와로브스키를 박아 넣거나, 로코코 건축처럼 무척 화려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단순하게 쭉 뻗은 디자인에 로고만 넣은 스타일이 대세랍니다. 두 가지 이상의 소재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트렌디한 느낌을 살릴 수 있어요.



요즘 패션지를 보면 유명 연예인이 선글라스를 낀 화보가 적게는 6쪽, 많게는 12쪽 정도씩 실리고 있어요. 선글라스의 대목인 거죠. 아이웨어는 전문적인 제작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샤넬, 돌체앤가바나, 프라다처럼 각기 다른 패션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같은 아이웨어 회사에서 라이선스로 생산, 유통합니다. 한 아이웨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럭셔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선글라스로 옮겨왔다”면서 “예를 들어 최고가의 패션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의 선글라스는 선글라스 중에서도 가장 비싸야 팔린다. 얼마 전까지는 선글라스 가격이 소재 등 원가에 따라 결정됐는데, 요즘은 철저히 브랜드 레벨과 비례한다”고 털어놓았어요.

선글라스 업체들이 프로모션에 나서는 때가 여름에서 초봄으로 앞당겨진 점도 흥미롭습니다. 오존층의 파괴로 눈을 자극하는 자외선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지만,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1년 내내 착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선글라스를 애용하는 서양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도 많이 씁니다. 한 설명에 따르면,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죽음 역시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에 유족은 슬픔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낀다고 하더군요. 좀 다른 설명도 있어요. 마녀로 처형되는 사람을 보고 동정해서 울기라도 하면 똑같은 ‘혐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눈물을 숨기는 관행이 굳어져서 그렇다는 거예요.

장례식장에서의 선글라스는 우리에겐 아주 낯선 착장법이에요. 선글라스를 끼고 온 사람 하나 때문에 상갓집 전체가 술렁거리는 영화 ‘축제’를 떠올려보세요. 우리식의 장례 문화에서 선글라스나 색조 화장은 아주 막돼먹은 패션인 거죠. 우리에게는 곡을 해서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니까요. 하지만 요즘엔 선글라스를 낀 채 장례식장을 찾는 연예인들이 낯설어 보이지 않더군요. 한국의 선글라스 마켓은 다른 해보다 태양이 더 뜨거운 이번 시즌 큰 성장세를 보일 것 같습니다.



주간동아 2009.06.09 689호 (p74~74)

김민경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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