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4

2009.02.24

찾았다, 황홀한 지상낙원의 풍광

코타키나발루 수트라하버

  • 정성갑 월간 ‘럭셔리’여행팀장 a53119@design.co.kr

    입력2009-02-19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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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았다, 황홀한 지상낙원의 풍광

    수트라하버 리조트 메인 야경.

    쓰나미처럼 몰아친 세계 경제위기로 유로, 엔, 달러 어느 통화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충전하고 각종 기념일 등을 챙겨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말레이시아, 그중에서도 코타키나발루를 권한다. 비교적 저렴한 경비로 거대한 자연 속에 파묻혔다 오는 쾌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코타키나발루 최고의 매력은 밀림과 바다의 완벽한 어우러짐이다. 눈사람의 머리와 몸통처럼 밀림과 바다는 각기 자연의 한쪽을 차지하며 코타키나발루의 매혹적인 얼굴을 완성한다.

    코타키나발루를 대변하는 첫 번째 자연은 밀림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보루네오 섬의 북동쪽을 차지하고 있는 휴양지는 시내에서 2시간 거리에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키나발루 산(4095m)을 지닌다. 산의 얼굴은 웅장하고 신령스럽다. 장대비를 뿌리는 장마철의 백두대간처럼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뒤덮인 산의 정상은 보이는 때보다 보이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산의 기운을 받고 사는 소수민족들이 그곳을 ‘죽은 영혼의 안식처’라 받들며 신성시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산은 더욱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뿜는 것처럼 보인다. 굳이 그곳의 자궁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산은 충분히 서늘하다.

    키나발루 산은 멀리 날아온 여행자에게 산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바벨탑만큼이나 우뚝한 산이지만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등반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에 익숙한 서울의 여행자에게 산은 특히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지난 2000년, 말레이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키나발루 국립공원은 수많은 동식물로 가득하다. 저지대에는 아마존의 한쪽이라 해도 밀리지 않을 열대 숲이, 중간지대에는 키 큰 참나무, 무화과나무와 철쭉나무가, 고지대에는 바늘처럼 뾰족한 잎의 침엽수와 고산식물이 빼곡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 풍경 안쪽에 1000종이 넘는 난초와 850여 종에 이르는 나비가 산다.

    원시림과 열대 바다 완벽한 조화

    굳이 심호흡을 하지 않아도 청량한 공기는 거침없이 밀려 들어오며, 의식하려 하지 않아도 마음에서는 맑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 다만 산에 오르는 이들은 1박2일의 일정을 감수해야 한다. 해발 3000m 지점에 있는 숙소에서 1박을 하는 여정으로만 등반이 허락되기 때문이다. 산행을 하다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하여 꽃이 아니라 식인 식물처럼 보이는 라플레시아 꽃이 보인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난다면 산의 정상에서 장엄한 일출도 조망할 수 있다. 숲의 안쪽에는 수온이 50~60℃인 포링 온천도 있다. 겹겹의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을 마주하며 즐기는 온천에서 몸은 한없이 늘어진다. 야외 천연욕은 수트라하버 리조트에 예약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키나발루 산의 밀림만으로 코타키나발루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물빛 풍경이 없다면 그 매력은 반쪽일 수밖에 없다. 코타키나발루로 떠난 여행자들이 마음에 가장 많이 담게 되는 물빛은 마누칸, 가야, 슈르그, 사피, 마무틱 등 5개의 섬으로 구성된 툰구 압둘라만 해양국립공원인데 5개의 섬을 감싼 바다는 속이 훤히 비칠 만큼 맑다. 물 아래로 오방색처럼 다채로운 빛깔의 열대어와 불가사리, 산호초가 보인다. 특히 마누칸 섬 일대는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바다 풍경을 담으려는 이들로 늘 붐빈다.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바다를 향유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어느 레포츠를 선택했든 코타키나발루의 바다는 필리핀의 하늘 같은 쨍함과 눈부심을 선사한다. 특별히 추천하는 레포츠는 패러세일링이다. 해질 무렵, 샘물처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늘로 올라가 남중국해를 조망하게 되는데 바다 전체를 붉게 적시며 떨어지는 일몰 풍경은 가히 최고다. 사실 코타키나발루는 산토리니, 피지 아일랜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지닌 곳으로 명성이 높다. 진정한 여행자라 자부한다면 일몰 시점에 맞춰 미리 바다로 나간 다음 보트에서 혹은 하늘에 걸린 낙하산에서 그 풍경과 마주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남중국해를 매립해 만든 리조트의 객실에 서면 앞으로는 바다가, 뒤로는 밀림이 펼쳐진다. 바다와 밀림 사이에 낙원처럼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다. 규모도 매머드급이다. 객실 수만 총 956개에 이른다. 여기에 해양 레저와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클럽과 키나발루 국립공원 안의 산장, 레지던스, 콘도니미엄, 빌라도 별도로 자리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를 수식하는 수많은 설명은 사실 이 한 줄의 ‘팩트’로 갈무리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휴가와 생일에 단골로 묵는 리조트’. 이 나라의 국왕은 나들이할 때 이곳을 아지트처럼 찾는다. 앞서 소개한 최고의 일몰 역시 리조트에서 조망이 가능하다. 500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이 남중국해를 보고 뻗어 있다. 모든 객실은 발코니를 갖춰 실내에서도 여유 있게 일몰의 장엄함을 감상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묵는 리조트

    골프 마니아라면 이곳이 더욱 반갑겠다. 이곳에는 세계적 골프코스 디자이너 그레이엄 마시가 디자인한 마리나 골프·리조트 클럽이 있는데 세계 7대 골프장으로 선정될 만큼 코스와 풍광이 뛰어나다. 27홀의 챔피언십 코스로 4개 홀을 제외한 23개 홀이 정원과 바다,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모든 홀에 야간 조명시설이 구비돼 밤 11시까지 공을 칠 수 있으며, 밤 9시에도 야간 티업(tee up·티 그라운드에서 제1타를 치기 위해 공을 티에 올려놓는 일)이 가능한 곳은 이곳뿐이다.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한국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어 예약이 편리하다. ㈜유니홀리데이에서 마케팅과 예약 업무를 대행한다. 문의 02-752-6262, www.suteraharb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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