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4

2008.12.09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계획 같이 짜고 실천에 참여, 학부모 리드 필수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8-12-01 1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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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자녀들의 기말고사가 끝나면 곧 겨울방학. 부모들이 바빠지는 시기다. 극기훈련이나 해외탐방 등 캠프를 보낼까, 모자란 공부를 보충해줄까, 학습장애 검사를 받게 할까 등등. 경제가 나쁘더라도 자녀들에게라면 뭔가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은 들게 마련이다.

    ‘주간동아’는 초·중학생 자녀의 알찬 겨울방학을 위해 대한민국 교육·캠프 전문가 10인에게서 ‘학부모용 머스트 해브(must have)’ 전략을 들어봤다.

    독서와 글쓰기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지혜마당 논술’ | 이석신 대표

    ‘지혜마당 논술’ 이석신 대표는 겨울방학은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책읽기와 글쓰기에 ‘딱’이라고 말한다. 단, 조건은 학부모의 작은 관심.

    “책읽기와 글쓰기는 모든 교과목 공부의 기본입니다. 마라톤(대학입시 준비)에 앞서 편한 운동화를 마련해준다고 생각하면 돼요.”



    책에 관심이 없거나 비주얼 요소에 익숙한 자녀는 만화로 된 역사책 등으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을 선택했다면 하루에 읽을 분량을 정하세요. 이땐 얼마나 읽었는지보다 무엇을 읽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는 자녀에게 ‘오늘 책에는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었니?’ ‘그래? 그럼 내일 읽을 부분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될까?’ 하는 식으로 질문하고 자녀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했다. 책에 흥미를 갖게 하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지름길이란다.

    “자녀가 책 내용을 얘기하면 가끔은 엉뚱한 질문도 해보세요. 예를 들어 ‘만약 김춘추가 죽었다면 신라는 어떻게 됐을까?’ 하는 식이죠.” 자녀의 표현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란다.

    “초등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술·논술형 문제는 어른의 눈으로 볼 때 이치에 맞지 않아도 조리 있게 근거를 대면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이렇게 자녀와 질문하고 답하면 매일 성취도 평가를 준비하는 게 돼요.”

    그는 자녀가 글쓰기 능력이 떨어진다면 위인전이나 역사책을 그대로 베껴 쓰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글의 구조를 이해하게 돼 글 쓰는 요령이 부쩍 향상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녀의 수준이 ‘업’됐다면 수필이나 논설문 등을 읽게 해 통찰력과 논리력을 길러주는 것도 좋다. “보통 자녀가 중학생인 경우 교과학습을 해야 한다고 책 읽는 것을 만류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자녀 학습을 방해하는 꼴입니다. 사고력이나 이해력은 단기간에 향상되는 게 아니거든요.”

    가끔은 EBS 다큐 프로그램을 함께 본 뒤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를 찾는 것도 좋다. 자료를 모아 가족신문이나 보고서를 함께 만들면 금상첨화란다.

    “부모들은 보통 성격이 급해요. 나뭇잎을 보고 ‘이건 뭐야?’ 하고 묻죠. 자녀가 ‘나뭇잎’이라고 대답하면 그냥 넘어가요. 이때 ‘이 나뭇잎은 저 나뭇잎과 왜 다를까?’ ‘나뭇잎은 왜 겨울이 되면 떨어질까?’ 하는 식으로 의문을 갖게 하세요. 그리고 자녀가 표현하게 하세요. 부모가 하루 한 시간만 투자하면 자녀의 미래는 확 달라질 겁니다.”

    그는 올해 명문대 수시 입시 분석 결과와 현 정부의 수월성 교육 등을 감안하면 대입에서 논술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자녀 만들기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마음과 배움’ | 박동혁 소장

    ‘때 되면 알아서 책상에 앉는’ 자녀를 기대하는 건 과욕일까. 한국가이던스 심리학습센터 ‘마음과 배움’(www.mindstudy.co.kr) 박동혁 소장은 ‘자기주도적 학습’이니 ‘스스로 공부’니 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박 소장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3000여 학생들의 학습상담을 했다. “공부 목표가 없으면 시간관리를 할 필요가 없죠. 목표를 정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계획을 세우는 게 시간관리의 첫걸음입니다. 처음 단계에선 부모의 리드가 필수죠.”

    여기서 목표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 과학자가 꿈이라면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 목표를 정했으면 △기본시간표 △주간계획표 △일일계획표를 짠다. 기본시간표에는 수면시간, 학원 공부시간 등 일상적인 시간을 적게 하고, 이 시간을 뺀 시간을 체크하면 일주일에 보통 50∼80시간이 남는다고.

    주간계획표를 짤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자녀가 과학자가 꿈이라면 수학 과학을 1순위로, 국제화에 대비해 영어단어 외우기를 3순위로 두면 된다. 일일계획표는 주간계획의 목표를 세부적으로 다루면 된다. 영어는 ‘단어 20개 외우기’, 수학은 ‘네 자릿수 나눗셈’ 등 내년에 배울 내용을 중심으로 정하면 된다. 확인란을 만들어 매일 스스로 ‘사인’을 하며 성취감을 주는 것도 좋다.

    부모는 계획을 지키지 않는다고 잔소리하기보다 적절한 칭찬을 통해 ‘학습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계획을 지키지 않는다고 잔소리하면 자녀는 다시는 학습계획을 작성하려 하지 않아요.”

    학습캠프 참가도 권유해볼 만하다고. “자기주도적 학습캠프는 강사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위와 강의 경험 등을 확인하는 거죠. 보통 학습캠프 프로그램은 학생을 앉혀놓고 강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공부하라’는 얘기에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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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는 가정을 떠나 처음 만난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교육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는 학습플랜 만들기, 조별 토론, 사례 발표 등 참여형 학습캠프를 권했다. 다만 학습 부진 학생이거나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정서적으로 우울증을 보이는 경우는 부작용만 키운다고. “자기주도적 학습캠프는 자기감찰(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가능한 12세 전후에 참가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겨울방학이니까 현재 초등 4학년 이상이 참여하는 게 좋죠.”

    ‘마음과 배움’은 이번 겨울방학 중 ‘좋은 공부습관 만들기’ 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습장애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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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두뇌학습클리닉 | 박형배 연구소장

    방학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난독증 등으로 학습장애를 겪는 자녀의 검사 및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시기.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부모는 답답하다. HB두뇌학습클리닉(www.braintraining- center.co.kr) 박형배 연구소장(의학박사)은 “자녀가 똑똑한 것 같은데 성적이 안 나오거나 과목 간 학습성취도에서 불균형이 심하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뇌에서 CEO(최고경영자) 구실을 하는 전두엽은 시각, 청각 등을 통해 들어온 모든 정보를 통합하고 분석하고 조직화해 행동으로 실천하게 만드는데, 자녀의 ‘실행기능’이 떨어졌다면 전두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시각, 청각 등 감각기관에 이상이 있어 실행이 늦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

    “우뇌가 지배적인 사람이 있고 좌뇌가 지배적인 사람이 있어요. 좌뇌는 언어중추가 있는 기관이라 우리나라 시험환경에선 우수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요. 우뇌가 지배적인 사람은 전체 학생 중 20~25%인데 이 학생들은 상호관계 과정에서 답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정확도도 떨어져요. 그런데 집중은 안 한다고 하니…. 집중력은 눈이 피로해도 떨어질 수 있어요. 이땐 눈의 피로를 개선한 뒤 공부하라고 해야죠.”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임상연구로 입증된 훈련 프로그램을 모아 HB두뇌학습법을 만들었다. ADHD와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뉴로피드백 치료(뇌파 조절 훈련·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글읽기와 관련된 좌반구를 자극)를, 읽기와 쓰기 및 생각을 표현하는 게 어려운 학생들은 시지각 트레이닝을, 소리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청지각 트레이닝(주파수를 구분하는 훈련)을 시키는 식이다. 이 밖에 행동이 굼뜨거나 쉽게 짜증을 내는 학생은 뇌영양요법(전두엽 기능을 향상시키는 뇌파 훈련)으로 치료하는 등 여섯 가지의 학습 클리닉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학습장애를 치료한다.

    “글을 읽을 때 빨리 읽지 못하는 학생들은 특정 색상 파장에 과민 반응하는 광과민성 환자일 경우가 많아요. 이 부분만 해결해주면 글읽기 능력은 곧 회복됩니다.”

    학습장애가 얼마나 복합적이냐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하는데, 임상시험 결과 보통 60회 훈련을 하면 80% 이상 개선효과를 봤다고.

    “무조건 현재의 학습능력을 기준으로 자녀를 평가하지 마세요. 학습의 두 가지 축인 환경적 요소와 두뇌적 요소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해요.”

    박 소장은 지난해까지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진료활동을 하다가 현재 의사들을 대상으로 학습장애 관련 특강을 하고 있다.

    영어연수·해외문화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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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버에듀 | 김창수 대표

    프레버에듀(www.pravedu.com) 김창수 대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외국어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고 말한다. 물론 고환율 등으로 해외 영어캠프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필리핀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나라에서의 연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어학연수 업체 중 옥석을 가리기도 쉽지 않은 터.

    “한국에서 학생들을 모아 인천공항까지 배웅해주면 현지 유학원이 연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죠. 업체는 책임을 지지 않고 학생들 모집 수수료만 챙기는 거죠. 이 경우 관리 감독이 제대로 안 돼 연수는 부실해지게 마련이죠.”

    그는 자녀의 어학연수를 결심했다면 업체 홈페이지를 깐깐히 살펴보는 게 ‘알짜 연수’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현란한 영업 문구보다는 연수 주최사와 주관사가 정확히 명시돼 있는지, 배상책임보험과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해야죠.” 가끔 참가비만 챙기고 업체가 잠적하거나 중도에 캠프를 접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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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열도 탐방

    해외연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면 어느 정도 재정능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배상책임보험은 보통 다국적 보험회사가 견실한 업체를 가입시키기 때문.

    요즘 같은 고환율 시대에는 국내 주최사의 브랜드나 회사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또 모집할 때의 설명과 실제 현지 상황이 달라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이 경우 매일 현지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실시간 생방송을 하는 업체인지 확인하면 된다고.

    해외 연수에 참가하기 전에는 생활영어 단어를 선행학습하거나 전화영어 등을 통해 듣기와 말하기 연습을 하면 ‘본 게임’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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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탐험연맹 | 강서구 대장

    조기유학을 염두에 둔 부모라면 처음엔 필리핀 등 비교적 저렴한 곳으로 보낸 뒤 자녀가 자신감을 보이면 미국이나 캐나다, 뉴질랜드 등으로 보내는 게 좋다고 한다.

    해외문화 탐방도 마찬가지. 이색적인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외국인 불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영어 연수만큼 찾는 이들이 많다. (사)한국청소년탐험연맹(www.tamhum.or.kr) 강서구 대장은 “해외탐방 역시 기관의 공신력과 경험,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그램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외탐방 대상은 고학년(초등 6학년 이상~고교생)일수록 효과가 높다고 한다. 참가 단체에서 출발 전 제공하는 교재로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외국어를 실제 활용해보는 게 좋다. 물건을 사면서 현지 물가와 국내 물가를 비교하거나 문화적 차이 등을 메모했다가 다녀온 뒤 견문록을 쓰는 것도 좋다. 현지 기념품이나 팸플릿을 모아 책이나 신문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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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게임을 하며 금융거래를 배우는 모습. 팀별로 계획을 짜며 협동심을 기르는 학생들. 해외 영어 연수에 참가한 어린이들(왼쪽부터).

    경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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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경제신문 | 김영채 교육본부장

    최근 자녀의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덩달아 경제교육 단체도 쏟아지고 있다. ‘어린이경제신문’(www.econoi.co.kr) 김영채 교육본부장은 자녀의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자녀들은 왜 어려운지 몰라요. 생활경제에는 소득, 소비, 저축, 투자, 기부, 신용이 핵심인데 자녀들은 소비밖에 모르죠.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는 자녀와 함께 뉴스를 보며 대화하는 게 가장 값싸면서 효율적인 경제교육이라고 했다. “신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기사가 나왔다면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얘기해보세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미국에 상품을 팔아야 하는데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 상품을 잘 사지 않는다고 설명해주세요. 그런 후 우리나라 경제도 나빠지는데 이 경우 우리 가족의 합리적인 경제활동은 어떠해야 하는지 결론을 모아보세요.”

    부모가 해주기 어렵다면 경제캠프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경제캠프=돈 교육’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돈에 관한 교육만 받다 스트레스 받아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죠. 초등학생들은 ‘경제학’ 교육이 아니라 체험으로 스스로 익히는 프로그램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캠프 프로그램은 직접 휴대전화 고리를 만들어 판 뒤 세금을 내고, 주식회사를 만들어 기업을 운영하는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참가 전에는 업체를 방문해 어떤 교재와 교구를 사용하는지, 업체 연혁 등을 살피는 것도 필수다.

    “요즘은 참가비가 싼 캠프도 많아졌어요. 이 경우 강당에 학생들을 모아 강의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죠.” 그는 캠프에 다녀왔으면 어느 정도 경제에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저녁식사 자리에서 ‘밥상머리 경제 토론’을 하면서 습관화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자신을 이긴다” 극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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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전략캠프 | 이희선 훈련본부장

    자녀가 나약하다고 느끼거나 부모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싶은 부모들은 한 번쯤 극기훈련 캠프 홈페이지를 ‘클릭’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보내려니 불안한 것도 사실.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 이희선 훈련본부장은 “해병대 캠프는 부모와 대화가 단절됐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캠프”라고 말했다. 평소 부모가 모든 것을 다 챙겨주는 자녀라면 육체적 고통을 이기고 얻는 성취감을 통해 자신과 부모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

    ‘고통을 이긴다’는 미명 아래 가끔 과잉 훈련과 불량 식단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해병대 캠프는 사고 위험이 많은 만큼 캠프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최근 6개월 이내 수술을 받았거나 진료 중인 경우, 그리고 미취학 아동은 참가하면 안 된다. 해안가의 민박 등을 일시적으로 임대하는 캠프가 많아 반드시 ‘청소년수련 허가시설’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 또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체에 보험증권(시설, 화재, 음식물, 차량보험 등)을 보여달라고 하고 업체의 연혁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방학 때 일시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한두 달 만에 문을 닫는 업체도 많아요. 전화만 개설하고 사무실이 없는 곳도 많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해병대캠프

    가끔 부모의 일방적 강요로 입소하는 자녀들이 있는데 이 경우 부모에 대한 반감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퇴소 후 부모와 만날 때 눈물바람으로 달려오는 부모들이 많아요. 그럼 며칠간 익힌 자신감은 퇴색하게 되죠. 대범하게 등 한번 두드리고 ‘씨익~’ 웃어주세요. 자녀가 뿌듯해할 거예요.”

    그는 2002~2007년에는 중고교생들의 캠프 입소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는데, 올해부터는 초등학생이 70%를 넘는다고 한다.

    국토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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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화랑단 | 유재천 총대장

    몇 년 전부터 한 제약업체의 광고로국토대장정(국토순례)에 보내려는 부모도 부쩍 늘었다. 집 떠나 열흘 이상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체력을 기르고 나라사랑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국토순례. 한국청소년화랑단(www.ihwarang.or.kr) 유재천 총대장은 “국토순례는 무조건 걷는다기보다는 팀 속에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고 끈기와 인내력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컴퓨터도, 좋아하는 소시지도, 안락한 침대도 없는 상황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體化)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국토순례에 참가하려면 본인 스스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해요. 대략 초등 5학년 이상이면 스스로 이겨내고 적응할 수 있죠. 너무 늦은 나이(중학교 3학년 이상)에 참가하면 나이가 많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국토순례 프로그램은 보통 20박21일, 14박15일, 9박10일이 많다. 장기간 순례인 만큼 순례일지와 여름방학 당시 행사 사진, 식단 확인 등은 필수다. 참가 전 상담을 통해 안전사고에 대비한 보험증서와 비상상비약, 숙박 장소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참가하지 못할 경우 환불이 가능한지도 살펴야 한다.

    국토순례 이후에는 순례 기간에 촬영한 사진이나 일기를 바탕으로 체험보고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역사·박물관 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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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역사문화학교 | 정준영 소장

    초·중학생들의 ‘즐겨찾기’ 아이콘 중 하나가 역사. 특히 방학 기간은 평소 즐겨 찾지 못했던 고궁과 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흥미롭게 공부하는’ 최적기다.

    한국역사문화학교(www.koreaschool.co.kr) 정준영 소장은 “목적지를 정했다면 미리 그곳의 유물이나 역사를 체크하고 꼭 봐야 할 것을 자녀와 점검하세요. 이왕 체험학습을 하려면 내년에 배울 사회교과서에 등장하는 곳으로 가는 게 좋아요.”

    현재 자녀가 초등 3학년이라면 4학년 사회과목에 나오는 경복궁을 목적지로 정하라는 얘기다. 4학년생은 5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단청을 자세히 보면 된다.

    자녀와 문화재를 볼 때는 부모가 ‘왜 그럴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경복궁을 봤다면 한글 창제의 산실인 ‘집현전’으로 가보자고 해보세요. 그런데 집현전은 경복궁 어디에도 없죠. ‘왜 그럴까?’하고 물어보고 문화재해설사에게 물어보거나 입간판에서 답을 찾아보세요. 임진왜란 때 불타 흥선대원군 집권 당시 다시 지어 ‘수정전’이란 이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세계문화유산캠프

    그는 조선시대 궁궐을 견학한다면 자녀가 ‘조선시대 탐정’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당시 시대상을 떠올리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건물을 지었는지 해답을 찾아보라는 얘기다. 경복궁 근정전 천장에 새겨진 용의 발톱이 7개인 이유, 용상 뒤 병풍이 ‘일월오악도’라 불린 이유, 단청에 철망이 설치된 이유를 찾아나서면 흥미와 기억을 배가할 수 있다고.

    부모가 경주나 부여 등 먼 지역을 자녀와 함께 체험하기 어렵다면 캠프에 참여시키는 게 효과적이다. 신라, 백제 역사 캠프 등에 참가할 때는 미리 당시 동북아 시대상과 문화재로서의 가치 등을 찾아보고, 체험 후에는 역사신문으로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한다.

    자신감 리더십·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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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스쿨 | 지영수 교육본부장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쭈뼛쭈뼛하거나 부끄러워서 발표를 못하는 자녀를 보면 답답하게 마련. 3, 4년 전부터 방학이 되면 리더십 캠프가 조기 마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대인공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긴장되는 거죠.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도록 도와줘야 해요.”

    청소년 리더십 교육을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인성스쿨(www. insungschool.co.kr) 지영수 교육본부장은 부모는 자녀가 의사표현을 할 때 말을 가로채기보다는 끝까지 들어주고, 단답식 대화보다는 진지한 대화를 자주 할 것을 권했다. 꾸중보다는 칭찬을 통해 자신감을 부여하고 되도록 육하원칙에 따라 말하는 환경을 조성해주라는 충고였다.

    꿈은 더 키우고 생각은 더 넓혀주고

    발표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는 어린이들.

    이때 부모는 의식적으로라도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대화가 적으면 아이는 소외됐다고 느껴 자신감도 떨어지고 인성발달에도 악영향을 주거든요.”

    ‘공부해라’ ‘게임하지 마라’ 등 ‘명령’과 ‘요구’가 많으면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한자(漢字) 하루 10자씩 외우기’ 같은 약속을 정하고 보상을 해주라는 설명이다.

    그러면 인성교육도 따라온다고. 지 본부장은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며 자신감과 인성의 기본은 ‘사랑’이라고 했다. 부모에게서 사랑받는 자녀가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너무 소극적인 자녀는 합숙을 하며 집중 교육하는 캠프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부모 곁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면서 심리테스트, 성격변화 훈련, 불안감 극복 훈련 등 전문가 그룹의 도움을 받는 거죠.” 캠프는 컴퓨터나 TV 등의 방해를 받지 않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데다, 프로그램에 따라 즐겁게 발표할 수 있어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고. 팀 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리더십을 발휘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교육 효과는 배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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