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3

2008.12.02

PART 6 비뇨·생식기

  • 홍성준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입력2008-11-26 2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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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6  비뇨·생식기
    자영업자 이모 씨, 45세

    이모 씨는 요즘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었다. 많게는 하루에 예닐곱 번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찾는다. 그러나 막상 소변을 본 뒤에는 찜찜한 느낌이 남아 개운치 않다.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그는 가게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전에는 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요즘 좀 당황스럽다.

    이상 징후 미니테스트

    ♠하루에 5회 이상 소변을 본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변을 볼 때 통증, 오한, 열이 동반된다

    PART 6  비뇨·생식기

    홍성준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취침한 뒤에도 몇 번씩 깨서 소변을 본다

    ♠배뇨 후에도 소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든다

    ♠혈뇨가 나온다

    ♠회음부(고환과 항문 사이)가 뻐근하다

    PART 6  비뇨·생식기

    30, 40대 남성들은 감염, 종양, 배뇨장애, 결석 등의 이유로 비뇨기과를 찾는다. 이런 질환들은 대부분 전립선과 관련 있다.

    찜찜한 사격 고통 마누라는 몰라!

    전립선암은 과거엔 흔한 질병이 아니었지만 현재 국내 남성 암 발생률 5위로 꼽힐 만큼 빠른 증가를 보이는 암이다. 전립선비대증과 달리 전립선암은 그 자체로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가진단이 사실상 힘들다. 30, 40대 남성들이 비뇨기과를 찾는 원인은 크게 감염, 종양, 배뇨장애, 결석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질환들은 상당 부분 전립선과 관련 있다. 방광 아래에 자리해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밤톨 크기의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분을 만들어 생식기능에 관여하는 장기다. 이러한 전립선은 이따금 염증을 일으키고, 나이가 들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중년인 30, 40대 남성들의 비뇨기 건강에 대해 전립선을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1 전립선염

    전립선염은 남성의 절반 정도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발생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딱히 감염의 증거가 없는데 나타나기도 한다.

    전립선염에 걸리면 염증에 의한 방광 자극과 전립선의 부종으로 인한 배뇨 장애가 발생해 빈뇨, 절박뇨, 배뇨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은 심하면 오한,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감염으로 인한 전립선염은 항생제를 사용해 원인균을 제거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지만 감염이 아닌 경우는 약물치료와 물리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주지할 사항은 전립선염은 성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액의 배출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성생활을 피할 필요는 없다.

    PART 6  비뇨·생식기

    전립선염은 남성의 절반 정도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정상 비뇨기(왼쪽)와 전립선염에 걸린 비뇨기 사진.

    2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노화 과정의 일부로 전립선 요도 부위 결절의 크기가 커지는 질환이다. 이 부위는 이미 30대 후반부터 변화가 시작되는데 나이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70대 남성의 70% 이상이 전립선비대증을 겪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전립선 크기가 증가하면 요도로 이어지는 부분이 좁아져 소변을 내보내기 위해 방광에 과도한 힘을 주게 되므로 오래 지속되는 동안 방광벽이 두꺼워지고 예민해져 소변이 조금만 차도 수축하게 된다.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방광은 수축력을 상실해 잔뇨가 늘어나고, 나아가 수축력을 상실하기도 한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이후 어떠한 치료로도 방광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소변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약물치료는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어느 정도의 약물만 복용한 후 치료를 중단하거나 배뇨기능에 대한 평가 없이 약물 복용만 지속하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이미 노화에 따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고혈압이나 당뇨에 대처하듯 방광 기능의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요폐로 소변을 못 보는 경우는 수술을 피할 수 없다.

    3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과거엔 흔한 질병이 아니었지만 현재 국내 남성 암 발생률 5위로 꼽힐 만큼 빠른 증가를 보이는 암이다. 전립선비대증과 달리 전립선암은 그 자체로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자가진단이 힘들다. 보통 5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마다 전립선암 검진을 권하지만,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40대부터 암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요법과 방사선치료, 약물요법이 있으며, 진단 당시의 병기와 환자의 전신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알려지고 있는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은 다른 인체 장기보다 해부학적 구조상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립선암은 조기 진단 시 치료 성적이 좋아 암이라고 낙담하거나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PART 6  비뇨·생식기

    소변을 참는 습관은 비뇨기 건강을 해친다. 자연스러운 배뇨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비뇨·생식기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조언

    1 장시간 동안 견디는 습관을 버려라

    평소 소변을 많이 참는 습관은 회음부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고, 방광 내 압력의 증가로 방광에 게실(곁주머니)을 만들거나 요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배뇨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자세의 변경 없이 계속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버려야 할 습관이다. 전립선을 직접 누르는 자전거 타기도 장시간 타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반대로 걷기처럼 하체를 강화하는 운동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 이상 권장한다. 더불어 회음부의 이완을 위해서는 좌욕이나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방법은 35~40℃의 물에서 10~20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잠자기 전 20분 정도 하복부에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도 방광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좋다.

    PART 6  비뇨·생식기

    채소에 포함된 인돌 등의 성분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비타민 A와 DHEA는 주의해서 섭취해야 한다.

    2 채소와 콩류를 많이 섭취하라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는 대표 음식으로는 채소와 콩류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은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조리한 토마토는 날로 섭취했을 때보다 효과가 높다.

    배추와 채소 등에 포함된 설포라페인, 인돌 등의 성분은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해 암을 억제하며 녹차, 적포도주, 대부분의 과일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또한 전립선 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

    PART 6  비뇨·생식기

    적절한 성생활은 전립선 내 분비액을 배출시켜 전립선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콩류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성분도 전립선암의 진행을 억제하며 비타민 D, E와 셀레늄, 아연 등도 전립선 예방에 효과적이다. 반면 비타민 A와 DHEA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서 섭취하고, 동물성 지방과 이로 인한 비만은 전립선의 증식과 전립선암 발생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한약이나 보약 중 일부 재료는 체질에 따라 전립선의 과도한 증식과 암수치의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3 적절한 성생활을 즐겨라

    성생활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립선 내의 분비액을 배출시켜 전립선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전립선 건강을 위해 적절한 성관계는 권장할 만하다. 무엇보다 배뇨 증상이 생기면 숨기거나 참지 말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전립선 검진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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