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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혁명가? 대중스타?

체 게바라, 혁명가? 대중스타?

체 게바라, 혁명가? 대중스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20세기의 천재 사르트르가 “20세기의 가장 완벽한 인간”이라고 했던 체 게바라. 체 게바라의 사망 40주기를 맞아 중남미에서는 그를 참배하려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남미 좌파 바람과 함께 그에 대한 숭배 열기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그를 천주교의 성인으로 추대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미 중남미의 신문에서는 그의 사진에 ‘성 체 게바라’라는 설명을 붙일 정도다.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보더라도 쿠바 거리 곳곳의 담벼락에 체 게바라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정부에 의한 공식적 평가와는 다른 차원의, 민중의 종교적인 숭배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체 게바라 열기는 한국에서도 뜨겁다. 이미 사망 30주년이던 1997년 체 게바라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전기 시장이 부진한 한국에서는 유례가 드물게 그의 평전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음반 포스터,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배지까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한국에서 체 게바라는 혁명가라기보다는 대중적 스타 이미지에 가깝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구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체 게바라 이미지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수입된 것이다. 별이 그려진 베레모를 쓰고 구레나룻을 기른 얼굴에 우수 어린 표정을 한 체 게바라는 사실 어느 스타 못지않은 흡인력이 있다.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괜찮은 성적도 체 게바라라는 이 영화의 ‘진짜 주연배우’의 이름값 덕분이었을 것이다.



혁명을 꿈꾸는 세 젊은이의 얘기를 그린 독일 영화 ‘에주케이터’에는 이처럼 체 게바라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세 주인공은 부잣집에 무단침입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는 것을 일종의 게릴라 활동이라고 여긴다. 이 영화 앞부분에 등장하는 체 게바라와 관련된 장면은 주인공이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바라보며 한탄하는 모습이다. 혁명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도자였던 체 게바라가 그들이 그토록 경멸하는 자본주의적 상품 논리의 상징이 돼버린 것이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체 게바라에 대한 영화 두 편을 찍는다고 한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로는 가장 정면에서 체 게바라의 삶을 다룬 작품이 될 듯한데, 이 영화에서 체는 성인과 대중스타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까울까.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84~84)

  • 이명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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