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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떴다, 지름신 물렀거라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통계 떴다, 지름신 물렀거라

완연한 가을입니다. 계절 바뀌는 것은 비단 아침 출근길 대문을 나설 때 피부에 와닿는 공기를 통해서만 체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여성들은 백화점이나 의류가게 쇼윈도에서 계절 변화를 더 ‘절실하게’ 느낍니다. 늘씬한 마네킹들이 민소매 원피스에서 보송보송한 니트로 갈아입었을 때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깨닫는 거죠.

이즈음 서늘한 바람, 청명한 하늘과 함께 빠지지 않고 오는 분이 있으니, 바로 ‘지름신’입니다. 지난해 가을에는 뭘 입고 들고 신고 다녔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변변한 옷, 괜찮은 가방, 닳지 않은 구두가 집 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탓입니다. 게다가 백화점이나 각종 상점, 패션잡지는 별나라에서 방금 도착한 듯 절대미를 자랑하는 ‘잇(it)’ 아이템들로 가득합니다. 올 가을에는 블랙 색상과 무릎을 살짝 덮는 스커트가 유행이라고 하네요. 지름신이 강림할 때마다 그분의 뜻을 모조리 따른다면 파산하지 않을 여성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얼마를 쓰는 것이 적당한, ‘쇼핑의 지혜’일까요? 그 해답을 통계에서 찾아봤습니다. 통계청은 매 분기마다 ‘품목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를 조사해 발표하는데, 여기에 ‘의류 및 신발’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올 2분기 가구당 의류 구입비 평균 12만원

가장 최근인 2007년 2분기(4~6월)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소득은 309만원(1000원 단위는 반올림)입니다. 그리고 의류와 신발을 구입하는 데 가구당 평균 12만원을 썼습니다. 가장 소득이 높은 사무직 가구의 경우 월 평균소득이 422만원이었고, 의류와 신발을 사는 데 17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월 평균소득이 277만원인 생산직 가구는 의류와 신발에 9만원을 소비했네요.



그런데 여기서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이는 혼자가 아니라 가구 구성원 각자가 지출한 금액을 합친 것이란 점입니다. 현재 가구당 평균인원이 3.3명이니 전체 가구로 보면 1인당 4만원 이하를 쓴 셈입니다.

얼마 전 한 친구가 60만원짜리 샤넬 구두를 3개월 할부로 살까 말까 고민한 적이 있는데, 만일 진짜로 ‘질렀다’면 그 친구는 자기 소득 대비 적정 쇼핑 수준을 5배나 초과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셈이 됐을 것입니다. 지난 여름휴가 때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핸드백을 바라보며 신용카드를 한참 만지작거리다 그냥 오셨다고요? 참 잘하신 선택입니다. 적정 쇼핑 수준의 적어도 10배를 넘길 뻔했으니까요.

‘주간동아’는 추석합본호 커버스토리로 부자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그래서 요즘 부자 관련 책을 열심히 읽고 또 부자 전문가들도 여럿 만났는데, 이분들의 공통된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부자 되기의 첫걸음은 절약, 또 절약’이라고요. 계절 바뀔 때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지름신을 퇴치하는 방법으로 통계를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간동아 604호 (p101~101)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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