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1

2007.09.04

만성 신질환자, 스님처럼 식사를

  • 박용기 부산 동래봉생병원 신장내과 과장

    입력2007-08-29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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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신질환자, 스님처럼 식사를
    만성 신질환 환자가 식이요법에 대해 물으면 신장내과 전문의들은 “스님처럼 식사하세요”라고 대답한다. 쇠고기 돼지고기 같은 육류는 고단백 음식이어서 신장기능을 악화시킨다. 단백질 최종산물인 요소질소가 신장을 빨리 파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질환 환자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

    특히 신기능이 30% 이하인 환자는 몸무게 1kg당 0.6g의 단백질만 섭취해야 한다. 또한 단백질 중 약 70%는 고급 단백질을 선택해 세 끼로 나눠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고급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아미노산이 50% 이상 함유된 단백질로 육류, 우유, 생선, 가금류,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만성 신질환 환자는 식욕부진으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기 어려운데, 단백질마저 제한하면 상대적으로 고탄수화물, 고지방식을 섭취하기 쉽다. 즉 달고 기름진 채식 위주의 식사가 되기 쉽다. 이때 열량 보충원으로 꿀, 설탕, 젤리 등은 사용해도 좋지만 초콜릿, 흑설탕, 황설탕, 로열젤리 등은 칼륨이나 인의 함량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채식을 하더라도 채소를 뜨거운 물에 데쳐 숨을 죽인 상태로 먹어야 만성 신질환 환자(특히 신기능이 30% 이하인 환자)에게 부정맥과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칼륨 성분을 최대한 없앨 수 있다. 칼륨은 채소 과일 견과류 등에 다량 들어 있는데 토마토 키위 바나나 참외 등에 특히 많다. 사과 배 귤 포도 등은 상대적으로 칼륨 함량이 적다. 칼륨이 많이 든 채소로는 시금치 호박 양송이 등이 있으며 감자와 고구마에도 많이 함유됐다.

    만성 신질환 환자의 식이요법은 무엇보다 저염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환자 대부분이 부종이나 고혈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종이나 고혈압이 없는 경우엔 하루 2~3g의 저염식으로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하루 1~2g, 부종이 심한 경우엔 하루 1g 이하의 염분만 섭취해야 한다.



    만성 신질환 초기엔 신장의 요농축 기능이 떨어져 소변량이 많아지지만 신기능이 나빠질수록 줄어들므로 수분 섭취를 많이 하면 붓게 된다. 그러므로 신장기능 상태와 부종 정도에 따라 수분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만성 신질환자, 스님처럼 식사를
    만성 신질환 환자는 시기상 차이는 있지만 결국 투석치료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된다. 담당의사나 환자는 최대한 그 시기를 늦추려고 노력하는데, 이를 위해 의사들은 신장보호제나 항(抗)고혈압제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환자가 의사에게 교육받은 대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박용기 부산 동래봉생병원 신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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