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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명소 변신… 북촌은 좋을시고

전통공예 공방·사적·이색 박물관 즐비 국악공연·골목소풍 등 프로그램도 다채

  • 글·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사진·박해윤 기자, 악당이반 제공

문화명소 변신… 북촌은 좋을시고

문화명소 변신… 북촌은 좋을시고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 한옥에서 열린 아쟁산조 연주회(왼쪽). 다듬이, 맷돌, 절구 등 북촌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옛 살림살이를 간직한 북촌생활사박물관의 전시관.

초여름 햇살이 뜨겁게 쏟아지던 6월9일 오후, 청아한 피리소리가 서울 가회동 한상수자수박물관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작은 마당에 마련된 50여 자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한옥과 어우러지는 우리 가락의 정취에 흠뻑 빠졌다.

‘한옥에서 산조 듣기-가락(家樂)’이란 주제의 이번 공연은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국악 전문음반사 악당(樂黨)이반(www.akdang.co.kr)이 “한옥과 문화, 사람의 만남을 통해 우리 문화의 여흥을 즐겨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것. 서울 ‘북촌(北村) 한옥마을’에서 우리 전통가락 산조(散調)를 듣는 이 공연은 10월까지 네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김영일 악당이반 대표는 한옥에 대해 “어느 현대적인 공연장보다도 우리 악기의 원음을 잘 살려주는 공간”이라고 예찬한다.

현재와 과거 공존하는 매력적인 마을

서울 도심 속 유일한 한옥마을 북촌. 사라져가는 한국의 옛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이 생명력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북촌은 920여 채의 한옥이 들어서 있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삼청동, 사간동 등 11개 동 일대를 일컫는다. 전통공예 공방, 문화 사적, 이색 박물관이 즐비한 이곳은 그 자체가 살아 숨쉬는 역사다.

문화명소 변신… 북촌은 좋을시고

서울 가회동 한상수자수박물관에서 태평소를 연주하는 국악인 김경아 씨(왼쪽). 서울 삼청동 고지대에서 내려다본 북촌 한옥마을. 장독이 정갈하게 놓여 있는 옥상이 정겹다.

복잡하게 얽힌 미로 같은 북촌 한옥마을의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문화 프로그램과 조우하게 된다. 이곳을 탐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북촌의 베이스캠프 격인 ‘북촌문화센터’(www.bukchon.com).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현대사옥을 끼고 난 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조선 말기 세도가였던 ‘민재무관댁’ 건물 외관을 개보수한 북촌문화센터가 나온다. 북촌에 대한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이곳은 서예, 다도, 한문, 판소리, 천연염색, 전통주 빚기 등 여러 전통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북촌문화센터에서 만난 쪽염색 연구가 홍루까 씨는 “염색도 정성스러운 손길에서 비롯된다”며 강의에 한창이었다. 헌법재판소에서 감사원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의 오른편에 자리한 가회동 11번지도 꼭 둘러봐야 할 곳 중 하나다. 이곳에서 민화와 부적을 전시하는 가회박물관을 관람한 뒤, 옆 골목 사이에 자리한 ‘동림매듭 박물관’에 가보자. 예쁜 노리개와 가마나 상여에 다는 유소 등 아름다운 공예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매듭공예가 심영미 관장이 운영하는 이곳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매듭공예 강의도 이뤄진다.



북촌에서 한옥 가격이 가장 높은 가회동 31번지도 입소문이 난 답사 코스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바로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서 언덕배기로 발길을 옮기면 전통 염색을 체험할 수 있는 ‘하늘 물빛’ 매듭공방이 나온다.

이색 박물관이 밀집한 삼청동 고지대는 종로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 자리한 실크로드 박물관, 티베트 박물관, 세계장신구박물관 등의 모던한 건물들은 옹기종기 들어선 한옥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북촌 사람의 손때가 묻은 옛 살림살이를 간직한 북촌생활사박물관(www.bomulgun.com)에 들르는 것도 굿 아이디어! 맷돌, 조각이불, 놋그릇, 검정고무신에서부터 한국 최초 근대신문인 ‘독립신문’ 원본에 이르기까지 옛 어른들의 물건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촌에서 ‘고물쟁이’로 통하는 이경애(55) 북촌생활사박물관 관장은 ‘북촌의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다. 2시간 동안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북촌의 숨겨진 명소를 둘러보고 싶다면, ‘하늘재거울정자’(cafe.daum.net/namu3579) 사이트에서 ‘북촌 골목소풍’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

곱게 뻗은 기와선과 아담한 담, 좁고 운치 있는 골목…. 600년 세월을 오롯이 간직한 북촌 한옥마을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고즈넉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숨겨진 문화를 발견하는 일은 어떤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소박한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문화명소 변신… 북촌은 좋을시고

1_ 이색 박물관이 밀집한 서울 삼청동 고지대 거리.
2_ 북촌 한옥마을에 방문할 때 빼놓지 않고 먹어야 할 것은 바로 조선 정조대왕이 마시던 약수다. 서울 삼청동 칠보사 뒤편에 자리한 약수터에는 “정조대왕이 이 우물의 물로만 밥을 지어 먹었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오염되지 않은 이 약수는 시원하고 달콤하다.
3_ 서울 가회동 동림매듭박물관에서 매듭에 사용될 줄을 만드는 최정숙 씨.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매듭공예를 배울 수 있다.
4_ 서울 가회동 31번지에 자리잡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집. 가회동 31번지는 북촌에서 한옥 가격이 가장 높기로 유명하다.





주간동아 2007.07.10 593호 (p60~62)

글·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사진·박해윤 기자, 악당이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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