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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잡는 보톡스, 전립샘 고민도 말끔

미용뿐 아니라 치료용으로 활용도 높아 … 소아뇌성마비·다한증·근육통에도 효과

  • 이정구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 jeongkl@kumc.or.kr

주름 잡는 보톡스, 전립샘 고민도 말끔

주름 잡는 보톡스, 전립샘 고민도 말끔

전립샘비대증 환자에게 보톡스를 주사하는 모습.

주름살을 펴는 ‘마법의 약’으로 알려진 보톡스. 한국엘러간과 대웅제약을 통해 1998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보톡스는 주사 한 방으로 주름살을 없앤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성형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왔다. 최근엔 사각턱을 갸름하게 하고, 종아리 근육을 축소시켜 다리선을 매끈하게 하는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보톡스가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것 외에 각종 질병 치료에도 사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 편이다.

보톡스는 원래 미용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 목적으로 60% 정도가 쓰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선 치료에 30% 정도만 쓰일 뿐이다. 보톡스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소아뇌성마비, 뇌중풍(뇌졸중) 후 사지경직, 다한증, 근육통, 두통, 사시(斜視), 안검경련(눈꺼풀 떨림증), 이갈이, 요실금 등 근육과 관련된 질환들이다.

회음부에 보톡스 주사 땐 감염·부작용 적어

최근에는 전립샘비대증, 전립샘염으로 인한 만성 골반통증 같은 남성 비뇨기 질환에도 보톡스가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립샘은 여성의 자궁에 해당하는 남성의 중요한 생식기관이다. 전립샘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의 60%, 80대의 90%가 유병률을 보일 만큼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 전립샘비대증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기고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의 불균형으로 전립샘이 커져 요도가 압박을 받는 질환이다. 요도가 압박을 받으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밤잠을 설치고 화장실을 두세 번씩 오가는 번거로움은 물론, 소변을 봐도 찜찜한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소변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요도가 막히는 요폐가 생기는데, 이때는 소변으로 꽉 찬 방광 때문에 고통스럽다. 또한 합병증이 생기거나 전립샘암으로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 초기엔 약물치료, 좌욕 같은 생활요법만으로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진행된 경우엔 요도에 내시경을 삽입해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립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법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톡스를 통한 전립샘비대증 치료법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됐다. 특수 바늘을 이용해 회음부에 보톡스를 주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이나 부작용의 우려가 적고, 출혈이 없다. 단, 효과가 6~8개월만 지속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수술과 마취, 입원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심리적, 육체적 고통이 적고 시술 당일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름 잡는 보톡스, 전립샘 고민도 말끔

보톡스

전립샘 환자 70% 이상 “치료 효과 있다”

2004년 국내에서 전립샘비대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주사한 결과, 약 70%의 환자에게서 전립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빈뇨, 야간뇨 같은 증상들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특히 뇌중풍, 뇌출혈, 파킨슨병 등은 빈뇨와 야간뇨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증상에 시달리는 남성의 90% 이상에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미국 피츠버그의대와 대만 장충의대 연구팀도 전립샘비대증에 보톡스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립샘비대증이 있는 환자 41명에게 보톡스를 주사한 결과, 76%에 해당하는 31명의 요로증상과 생활의 질이 개선됐던 것. 환자 5명 중 4명은 일주일에서 한 달 사이에 방광에 꽉 찬 소변을 완전히 비워낼 수 있었다고 한다.

보톡스는 중년 남성의 전립샘비대증뿐 아니라 20, 30대 젊은 남성들에게 흔히 생기는 전립샘염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전립샘염은 방광 아래 요도를 둘러싼 전립샘에 세균감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증상은 전립샘비대증과 같지만, 요도와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고 항문과 고환 사이가 뻐근하거나 불쾌감이 느껴지는 등 골반통증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성욕이나 발기 지속시간이 감소해 성생활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과도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정신적 고통을 받기도 한다.

만성 골반통증은 항생제나 소염제 등으로 치료할 경우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도움은 되지만 재발이 잦다. 그러나 보톡스는 전립샘과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골반통증을 감소시키는 원리로 전립샘염을 치료한다.

국내 주요 대학병원 비뇨기과와 비뇨기클리닉에서는 보톡스를 이용해 전립샘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며, 임상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톡스가 미용 목적보다 질병 치료제로 널리 활용될 날도 머지않았다.



주간동아 2007.04.10 580호 (p68~69)

이정구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 jeongkl@ku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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