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2007.01.09

“우리 과일 농업 활로, 해외에서 발견”

  • 양병하 프리랜서 md5945@naver.com

    입력2007-01-03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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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과일 농업 활로, 해외에서 발견”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와 잇따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이제 한국의 청과농업도 외국에 비해 경쟁력을 잃은 품목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지난 12월20일 오후 부산 엄궁동 항도청과㈜부사장실. 각종 농업서적으로 뒤덮인 7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만난 임성규(57) 부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우리 청과농업의 활성화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잃은 품목들을 우리 기술력과 자본으로 해외에서 재배한다면 현지시장 공략→국내시장 진입→제3국 수출시장 확대라는 성공적인 도미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임 부사장은 2002년 중국 칭다오(靑島)에 50년 임차 조건으로 대지를 마련하고 과수원을 열었다. 주력 품목은 배. 현재 칭다오 ‘추림농산유한공사’ 동사장(회장)인 그는 “현지시장 분석과 사업 가능성 조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며 “향후 중국 현지시장 공략은 물론 국내와 제3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서 배 과수원 운영 … 제3국 수출 확대 모색



    물론 해외시장 진출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임 부사장은 “사업자의 적성, 주력 재배품목에 적합한 국가와 시장을 선정하고, 충분한 준비과정과 정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소 왜소한 체격에 헝클어진 머리로 아침 일찍 출근하는 임 부사장은 요즘 농산물유통공사와 충남대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인터뷰 초기엔 과묵하다가 일단 말문이 트이면 2시간 가까이 쉼 없이 화두(話頭)를 이어가는 것은 그의 수업 스타일에서 연유한 듯했다.

    임 부사장의 대학시절 전공은 농산물 유통과 무관하다. 그는 경남고-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나와 건국대 대학원에서 공안행정을 전공했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 청과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양조장, 비료업, 운송·무역 등 농산물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면서 성공을 거듭해왔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메시지를 꼽았다. “중학교 재학 당시 사회교육 및 수양단체인 ‘흥사단’에 가입해 안창호 선생을 알게 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용기와 도전, 꿈을 갖게 됐다”며 “(남보다 빨리) 중국 현지에 과수원을 열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권장하는 것도 안창호 선생의 선구자적 삶에 영향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돈을 많이 번 만큼 세상에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농업에 관한) 30년 노하우는 이미 강의를 통해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으니 ‘흥사단’과 내가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나눔재단’ 등을 통해 조금씩 사회에 환원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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