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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회 신도 급감에 초비상

매주 예배 참석자 20% 남짓 … 86억 들여 신도 확장 캠페인 벌이기도

  • 밴쿠버=황용복 통신원 facebok@hotmail.com

캐나다 교회 신도 급감에 초비상

캐나다 교회 신도 급감에 초비상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성당. 가톨릭 신자들의 출석률 또한 개신교 신도들과 마찬가지로 줄어드는 추세다.

캐나다 주류사회 문화의 큰 뿌리는 기독교다. 그러나 지금의 캐나다 사람들은 기독교 교회에 잘 나가지 않는다. 거의 매주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전체 국민 중 20% 남짓이며 그나마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교회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이웃 미국과 사뭇 다른 것이어서 미국과 캐나다가 이질화해가는 과정의 중요한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출석자는 줄고 이들의 머리 색깔은 갈수록 은빛으로 변하니 캐나다 각 교파 교회 당국자들의 고민이 많다. 급기야 이 나라 기독교 신교 최대 교파인 연합교회(United Church·교회 수 3500개)는 최근 큰돈을 들이며 기업 이미지 광고와 비슷한 기법의 신도 확장 캠페인에 나섰다.

1050만 캐나다달러(약 86억원)가 투입되는 이 캠페인은 30~45세를 주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신도석을 차지하는 사람이 노년층 아니면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중간의 공백을 메우자는 뜻이다. 연합교회는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진보적 메시지를 재미나고 신나는 기법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주로 노년층과 어린이로 채워져

이 교회가 이미 개설한 ‘WonderCafe.ca’ 인터넷 사이트에는 ‘쉬운 답 다람쥐(EZ Answer squirrel)’란 캐릭터가 등장해 교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예컨대 “내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신이 나를 미워합니까?”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다람쥐는 즉각 “아니오”라는 답이 든 도토리를 물어온다. 11월에 선보이는 인쇄매체 광고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쇼핑몰에 나타난 예수, 예수의 버블헤드(자동차 장식용 인형) 등이 등장하는가 하면 동성애 남자 커플이 웨딩케이크를 자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신도 수 감소에 따른 고민은 기독교의 다른 교파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캐나다 통계청이 2001년 센서스를 바탕으로 2003년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 중 77%가 자신을 ‘범(汎)기독교(구교, 신교 및 정교)’ 신도라고 했다. 이는 10년 전 센서스 때보다 6%포인트 낮은 수치다(표 참조).

이 수치로만 보면 숫자가 줄어들고 있긴 하나 여전히 국민의 대다수가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로 꼽는다. 문제는 교회에 대한 열정이 높지 않은 점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성인 인구 중 매주 예배 등의 종교의식에 출석하는 사람의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15년 전에는 28%였다. 같은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종교의식에 출석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43%로 15년 전의 26%보다 훨씬 높아졌다. 2001년 현재 프랑스어권 퀘벡주 주민의 83%가 가톨릭 신자이지만 이들의 가톨릭 교회 출석률은 개신교 신자의 그것보다 높지 않다.

이처럼 캐나다 사람들이 기독교 교회로부터 멀어져가는 경향은 같은 유럽 문화에 뿌리를 둔 미국과 다른 현상이다. 2002년 미국 퓨리서치 센터가 세계 각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종교가 당신에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미국인의 59%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캐나다에서는 그 비율이 30%에 그쳤다.

아시아계 이민 늘면서 다종교 시대 활짝

캐나다 교회 신도 급감에 초비상

연합교회가 선보인 인쇄광고. 귀여운 예수 캐릭터로 만든 버블헤드를 등장시켰다.

캐나다 대중의 종교관 또는 기독교관이 이같이 변한 가장 큰 원인은 오랜 기간 이민으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유럽인 위주로 이민을 영입했으나 1960년대 초 이민의 문호가 지역과 인종에 관계없이 개방된 것을 계기로 70년대 들어 아시아계가 최대의 이민자로 등장했다. 그 결과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시크교 등 기독교 이외의 종교를 가진 사람과 함께 무(無)종교인 사람이 늘어났다. 무종교 비율은 1991년 12.3%에서 2001년에는 16.2%로 늘어났다. 이민자의 문화를 기존 주민의 그것에 동화시키려는 시도가 미국보다 훨씬 온건한 점도 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도 지역 구분 없이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캐나다보다 이민 유입자의 비율이 낮은 데다, 일단 온 사람에 대해 캐나다보다 적극적으로 미국화하려고 시도한다.

많은 미국의 정치인, 특히 보수 우파 쪽 사람들은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과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선거유세 당시 “당신의 일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라고 답했다. 반면 캐나다의 정치인들은 신앙을 철저히 사적인 영역으로 돌리고 공석에서는 자신의 종교에 관해 말하거나 정치와 종교를 결부시키는 일을 금기로 여긴다.

‘초점을 가족으로(Focus on the Family)’를 비롯해 미국의 종교우파 운동권 단체들은 동성혼인의 합법화(2005년)를 포함해 캐나다가 진보적 혹은 ‘막가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변화가 캐나다 사회의 탈(脫)교회화 경향과 관련 있다고 보고, 캐나다 내의 동조단체들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바람을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 내에서는 오히려 동성애를 용인하는 연합교회가 앞장서 탈교회화의 저지에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주간동아 2006.12.05 563호 (p60~61)

밴쿠버=황용복 통신원 facebo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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