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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파워&포인트 논술③

신화 속 상징,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이미지로 논술 읽기 ③

  • 이주헌 미술평론가

신화 속 상징,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신화 속 상징,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브론치노,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 1540~50년경, 나무에 유채, 146×116cm, 런던, 내셔널 갤러리.

심리학자 데이비드 폰태너는 “미술의 역사는 인류의 가장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상징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미술은 상징의 보고다. 상징이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추상적인 사물이나 개념 따위를 구체적인 사물로 나타내는 일 또는 그 대상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시각을 통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지식을 교환해온 인간에게 미술은 처음부터 중요한 상징의 마당이자 배움터였다. 그런 까닭에 미술 감상에서 보편적인 상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은, 비록 그것이 미술 감상의 전부는 아니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깨달음과 즐거움을 얻는 일임이 틀림없다.

서양의 경우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상징의 수원지로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무수한 신과 영웅들을 통해 서양인들의 심리적 삶을 폭넓게 반영해주었고, 그 행동의 다양한 모델을 통해 서구 특유의 인본주의적 가치와 정체성을 확립해주었다. 그러므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그 신들을 그린 그림을 본다는 것은 서양인들의 삶에 가장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다양한 에너지의 형태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6세기 화가 브론치노의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도 그런 그림 가운데 하나다.

황금사과는 아프로디테, 활과 화살은 에로스를 상징

그림에서는 지금 아리따운 누드의 여인과 앳돼 보이는 소년이 매우 관능적인 포즈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누구일까? 여인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이며, 소년은 사랑의 신 에로스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여인이 왼손에 황금사과를 들고 있고, 날개를 단 소년은 화살통을 차고 있기 때문이다. 화살통 속에 있던 화살 하나가 여인의 오른손에 들려 있다. 주지하듯 사랑의 활과 화살은 대표적인 에로스의 상징이다. 사과는 아프로디테가 파리스의 심판 때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선정되어 파리스에게서 받은 선물이다. 그 이야기에 기대 사과는 이 그림에서 아프로디테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녀가 아프로디테라는 사실은 맨 왼쪽 구석의 비둘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비둘기는 아프로디테의 신조(神鳥)다. 서로 사랑을 나누는 한 쌍의 비둘기가 그려졌다는 것, 그 상징으로부터 우리는 아프로디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고, 이 그림이 사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다음으로 눈에 띄는 존재는 화면 오른쪽의 웃는 아이다. 그 아이는 아프로디테에게 장미꽃을 던지려 하는데, 아이의 오른쪽 발은 가시에 찔려 있다. 어리석음의 상징이다. 아이 뒤에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파충류의 몸통을 갖고 있는 변덕이 있다. 맨 왼쪽에서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는 질투, 혹은 미움의 상징이다. 비너스의 발 언저리에 놓여 있는 가면은 기만, 불성실을 의미한다.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를 둘러싸고 이런 부정적인 상징들이 놓여 있는 데서 우리는 에로스적 사랑이 불러올 재난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이런 사랑의 불장난으로 인한 고통은 저절로 다 사라지지 않을까? 그 염원을 반영하듯 뒤통수가 깨진 여인이 푸른 천으로 이 모든 것을 덮으려 한다. 그녀는 망각이다. 하지만 그녀의 시도를 막는 기운 센 노인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그의 어깨에 놓여 있는 모래시계가 그가 ‘아버지 시간’임을 가리킨다. 이 같은 상징들로 미뤄볼 때 이 그림은 ‘맹목적인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그 어리석음을 드러내놓게 마련’이라는 교훈을 담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 속 상징,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코레조,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 에로스(사랑의 학교), 1525년경, 캔버스에 유채, 155×92cm, 런던, 내셔널 갤러리.

물론 이 그림의 의미가 100% 이런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상징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신화와 관련된 이런 상징의 사용으로 이 그림은 사랑의 몽매성과 후환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서양미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인 에로스, 비너스와 관련된 상징들을 살펴보았으니 이들 못지않게 서양 회화에 빈번히 등장하는 헤라클레스, 헤르메스와 관련된 상징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그리스 로마 신화는 상징의 보고

헤라클레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는 힘과 용기의 상징이다. 그가 치러낸 저 유명한 12가지 난사는 악에 대한 선의 위대한 승리, 혹은 불의에 대한 정의의 위대한 승리를 상징한다. 그를 드러내주는 상징물로는 무엇보다 곤봉과 사자 가죽이 대표적이다. 곤봉은 때로 덕(德)을 상징한다. 사자 가죽은 그가 첫 난사에서 물리친 네메아의 사자로부터 취한 것으로, 그의 난사가 의미하는 정의의 승리를 나타낸다. 때로 활이나 화살, 화살통을 들고 있기도 한데, 이는 곤봉 다음으로 그가 즐겨 쓴 무기다.

신화 속 상징,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파르네세의 헤라클레스, 기원전 4세기, 대리석, 리시포스의 원작을 로마시대에 모각,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헤라클레스는 황금사과를 들고 쉬고 있는 우람한 남자로도 곧잘 표현된다. 황금사과는 일몰의 님프인 헤스페리데스에게서 구한 것으로 역시 12가지 난사에서의 승리를 상징한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아테나가 그의 후원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힘과 용기에는 지혜가 더불어 있는 것이 진정한 보완이 되기 때문이다.

신들의 사자(使者)인 헤르메스는 미술작품 속에 주연보다는 조연의 역할로 더 많이 나온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식별이 잘 되는 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상징물이 워낙 독특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보통 젊고 우아한 운동선수처럼 그려지는 헤르메스는 날개 달린 샌들과 날개 달린 모자, 두 마리의 뱀이 꼬아 합쳐져 있는 날개 달린 지팡이(caduceus)를 들고 있다. 사자로서 그의 역할과 지위를 나타내주는 상징물이다. 특히 평화의 상징인 지팡이는 잠을 불러오는 능력이 있다. 로마시대에는 헤르메스가 상업의 신으로 여겨졌던 까닭에 돈주머니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했고, 목자들의 보호자로서 양과 함께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워낙 머리가 명민한 신이라 웅변과 이성의 신으로 그려지기도 했는데, 주로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로 표현되곤 했다.

지금까지 거칠고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미술에서 가장 풍성한 상징의 보고 가운데 하나다. 신화와 관련된 모든 상징의 종류와 내용을 다 알고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몇 가지 상징만 알아도 우리는 그림을 감상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관련 지식에 기초해 어떤 상징들은 우리 스스로 ‘해독’해낼 수도 있다. 이렇게 상징을 통해 미술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노라면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감동은 퍼즐을 맞추는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미소처럼 그림 저 너머로부터 따뜻한 훈풍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박찬호 선생님(서울 경성고)이 제안하는 ‘생각거리’

① 2003년과 2005년 연세대는 정시 논술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작품과 티치아노의 ‘인간의 세 시기’라는 회화 작품을 출제했다. 회화 작품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이해는 대학 입시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텍스트로 된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미지와 상징으로 제시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비가 필요하다.

② 개념적 지식의 한계나 상대성을 자각하는 일은 우리들 대부분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념적 지식(개념 정의 또는 상징)이 실재 그 자체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유로운 상상의 결과에 따른 상징체계가 대상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단군신화에서 서구의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 모든 신화는 상징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신화의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해 파악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신화를 통해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두면 대입 논술 대비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주간동아 2006.04.11 530호 (p94~95)

이주헌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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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날 때 이 마스크 쓰면 큰 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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