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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와 진대제, 정치냐 우정이냐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김문수와 진대제, 정치냐 우정이냐

‘진대제’. 희성(稀姓)에다 이름도 독특하다. 1964년 대구 경북중학교에 입학한 진대제는 친구들로부터 이름 때문에 심하게 놀림을 당했다. 그를 놀린 친구 가운데 ‘김문수’도 끼여 있었다. 360명 정도가 6개반으로 나뉘어 공부하던 당시, 김문수와 진대제는 큰 탈 없이 3년을 보냈다. 그리고 두 친구는 67년 다른 길로 들어섰다. 경남 의령 출신인 김문수는 경북고로, 영천 출신으로 여유가 있었던 진대제는 경기고로 유학을 떠난 것. 헤어졌던 두 친구는 3년 후인 70년, 서울대 교정에서 다시 만났다. 진대제는 전자공학과, 김문수는 경영학과 신입생이 된 것이다. 이후 두 친구의 삶은 또 갈라졌다. 진대제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 등 성공적인 CEO의 길을 걷다가 참여정부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직에 오른 반면, 김문수는 재야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신분과 일터는 달라도 두 사람의 우정은 이어졌다. 삼성전자 재직시 진 전 장관은 김 의원에게 적지 않은 후원금을 건넸다. 김 의원도 진 전 장관을 챙겼다. 2003년 3월 장관 취임을 앞두고 청문회에 마주 선 진 전 장관이 국회 의원회관 316호실, 김 의원 방을 찾았다.

“어떻게 해야 해.”

“떳떳한데 문제가 되겠어.”

친구를 배웅한 김 의원은 곧바로 ‘칼을 가는’ 동료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찾았다.



“진대제는 내 친구다. 내가 그를 잘 안다.”

옹고집에다 원칙주의자인 김 의원의 강한 태클에 청문회를 준비하던 의원들은 머쓱했다. 진 전 장관은 우정의 가교를 타고 무사히 장관직에 올랐다.

그렇지만 만난 지 정확히 40년 만에 두 친구가 ‘진검’을 빼 들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기지사 선거와 관련, 김 의원이 깃발을 든 상태에서 여권이 진 전 장관 카드를 뒤늦게 빼든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김 의원은 “(진 전 장관의) 출마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40년 친구와의 우정이 부담스러워서일까. 진 전 장관의 시선도 자꾸만 경기벌을 비켜난다. 김 의원은 “나도 부담스러운데 그라고 다르겠느냐”고 친구의 입장을 헤아렸다. 보다못해 까까머리 시절 ‘진대제’를 놀렸던 중학 친구들이 나섰다. “친구끼리 칼을 빼 들어서야 되겠느냐”는 그들은 정치보다 우정에 무게를 둔다.

문제는 얼음장 같은 여야의 대립구도다. 승자독식주의가 판치는 정치현실 앞에 선 40년 우정은 왜소해 보인다. 시간은 가고 결전의 순간은 다가온다. ‘김문수와 진대제,’ 빅매치는 과연 이뤄질까.



주간동아 2006.03.21 527호 (p6~6)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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