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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교수’ 이원종의 거친 음식 이야기⑭

탱탱한 피부 ‘검은콩’에 맡겨라

  • 이원종/ 강릉대 식품과학과 교수

탱탱한 피부 ‘검은콩’에 맡겨라

탱탱한 피부 ‘검은콩’에 맡겨라
콩은 흔히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린다. 쇠고기의 약 2배에 달하는 단백질을 함유한 때문이다. 콩에는 또 칼슘, 철분, 불포화지방산 등도 많아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고기보다 더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콩은 심은 뒤 특별히 농약을 뿌리거나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는 편이다. 봄에 뿌려놓은 콩 씨앗 하나에서는 7~8개의 줄기가 뻗어나오고, 그 한 줄기에서 10여개의 콩깍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한 깍지에 3~4개의 콩이 들어 있으니 작은 콩 씨앗 하나에서 수백 개의 열매가 생산되는 셈이다.

나는 매년 봄마다 콩을 심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 주렁주렁 달린 콩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다 자란 콩을 제때 수확하지 않아 벌레가 먹기도 하고, 말라비틀어져 못 먹게 된다.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막상 콩깍지를 까보면 속은 못생기고 벌레 먹은 것들뿐이다. 앞이 가리어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는 것을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그래도 못생긴 콩은 우리 집 닭 모이로 써 그나마 다행이다.

‘안토시아닌 색소’ 피부에 탄력과 생기 주는 역할

콩은 수확을 하더라도 미처 타작을 못하고 방치할 때가 많다. 타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확하는 콩이 많아 탈곡기를 사용하면 쉽게 타작할 수 있겠지만, 수확량이 적거나 탈곡기가 없는 경우 마당에 멍석을 깔아놓고 도리깨질을 해서 털어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도리깨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일일이 손으로 콩깍지를 까는 수밖에….



콩단백질의 하나인 이소플라본은 뼈의 형성을 촉진해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예방해주고, 악성 종양이 커지는 것을 억제해 유방암에 대한 항암작용을 한다. 일본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미국 여성들의 20% 정도에 그치는 것도 콩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소플라본은 또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원인이 되어 생기는 전립샘암을 억제하는 구실도 한다.

콩 가운데서도 항산화 물질을 많이 함유한 콩 중 하나가 검은콩이다. ‘본초강목’에는 “검은콩은 신장을 다스리고 부종을 없애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독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장수했던 왕 중 한 사람인 조선의 숙종은 검은콩, 검은깨, 오골계 등 검은색 음식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검은콩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배변을 좋게 할 뿐 아니라 혈당 및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준다. 또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고 인지질 성분과 비타민 B, E가 많아 피부를 건강하고 촉촉하게 해준다.

검은콩은 노란콩과는 달리 검은색의 안토시아닌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눈의 망막에는 로돕신이라는 붉은색의 색소가 있어 빛의 자극을 뇌로 전달해 물체가 보이게 한다. 안토시아닌 색소는 이 로돕신의 합성을 촉진하는 구실을 하여 시력을 좋게 하고 눈의 피로를 안정시켜주며, 콜라겐의 기능을 향상시켜 피부에 탄력과 생기를 준다. 안토시아닌은 검은콩뿐 아니라 검은깨, 흑미, 적포도, 머루, 블루베리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또 검은콩에는 아연이 많아 피부가 손상되었을 때 복구하는 구실도 하고 피부의 감염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검은콩은 흑태, 서리태, 서목태 등 종류가 다양하다. 흑태는 가장 큰 콩으로 밥에 넣어 먹고, 서리태는 검은 껍질을 벗기면 파란 알맹이가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밥에 넣어 먹거나 콩자반으로 이용된다. 서목태는 크기가 가장 작은 콩으로 쥐눈이콩, 약콩으로 불리며 약재, 초콩, 콩나물용으로 이용된다. 날콩은 소화율이 떨어지고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볶아서 가루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검은콩 가루는 찌개 끓일 때, 죽을 쑬 때 넣거나 샐러드에 뿌려 먹어도 좋다. 식사할 시간이 없을 때 우유나 물 한 잔에 볶은 검은콩 가루를 두세 스푼 넣어 마셔도 좋다.

검은콩죽

① 검은콩 300g을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없앤다.
② 콩을 프라이팬에 넣고 중불에서 서서히 볶는다.
③ 볶은 콩을 분쇄기에 넣고 가루로 만든다.
④ 냄비에 우유를 붓고 현미와 검은콩 가루를 넣는다.
⑤ 센 불로 끓이다가 약한 불에서 저어주며 끓인다.




주간동아 2006.01.17 519호 (p92~92)

이원종/ 강릉대 식품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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