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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0 찍고 F-50으로 날자꾸나

T-50에 기능 추가 A-50 개발 성공 눈앞 … F-50 개발로 세계 중저가 전투기 시장 석권 노려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A-50 찍고 F-50으로 날자꾸나

A-50 찍고 F-50으로 날자꾸나

F-50으로 가는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A-50 시제기의 이륙 모습.

T-50은 F-16 동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외형적으로 F-16과 닮았다. F-16은 동체 밑에 한 개의 공기흡입구가 있으나 T-50은 동체 좌우에 두 개의 공기흡입구가 있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일 정도로 두 항공기는 흡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성능면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군은 10월 서울에어쇼를 통해 T-50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바로 두 대의 T-50을 분해해 수송기에 실어 UAE(아랍에미리트)로 보낸다. T-50은 11월 UAE의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두바이 상공에서 한 판 공중기동을 선보이도록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왜 UAE는 T-50을 불러들였을까. 이유는 그들의 필요성 때문. 최근 UAE는 록히드마틴으로부터 80대의 F-16을 도입했다. 이 F-16은 한국이 도입한 KF-16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지금까지 F-16급 이상의 첨단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 쓰는 고등훈련기로는 영국 BAE의 호크와 이탈리아 아에르마치(Aermacchi)사의 MB.339가 활용돼왔다.

호크는 제한된 조건에서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나 MB.339는 불가능하다. F-16급 이상의 첨단 전투기는 조종간에 2~3개의 디스플레이가 있는 디지털형인 데 반해, 두 훈련기는 오래전에 개발된 것이라 수많은 계기판이 즐비하게 배열된 아날로그형이다.

11월 두바이 에어쇼 T-50 초청



디지털형에는 경보기로부터 정보를 받는 데이터링크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으나 아날로그형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첨단 미사일은 모두 디지털형으로 나오므로 아날로그 형 조종간을 가진 비행기에서는 이러한 무기를 발사하지 못한다.

따라서 호크나 MB.339로 고등훈련을 익힌 조종사는 F-16을 타게 되면 조종술과 무장 발사술을 새로 익혀야 한다. 그러나 T-50은 그럴 필요가 없다. T-50은 첨단 전투기 조종술을 바로 익힐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고등훈련기이다. 뿐만 아니라 F-16과 조종간이 매우 비슷해 T-50으로 조종술을 익힌 조종사는 간단한 적응 훈련을 거쳐 바로 F-16을 조종할 수 있다.

T-50이 안고 있는 최대 약점은 값이 비싸다는 것. 대당 가격이 호크보다 25% 정도 비싼 3000만 달러다. 하지만 이를 만회할 장점은 너무나 많다. T-50은 세계 전투기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F-16보다도 20년 늦게 개발된 것이라, F-16에는 없는 첨단 기술이 많이 적용되었다.

F-16의 조종사는 액체 산소통을 지고 조종석에 탑승하지만 T-50은 그럴 필요가 없다. T-50은 첨단 기술이 적용돼 F-16보다도 정비 수요가 적다. F-16은 10시간 탄 뒤 정비를 해야 한다면 T-50은 20시간 이상을 타도 정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A-50 찍고 F-50으로 날자꾸나

공중 급유를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된 F-50 전투기 그림.

T-50은 처음 구입 비용이 비싸지만 30년간 사용할 때 들어가는 정비 비용과 조종사 양성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싼 것이다(T-50의 정비 비용은 F-16의 60% 선이다). 여기에 록히드마틴의 보이지 않는 손도 작용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은 T-50을 공동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공동수출하기로 약속했다. 록히드마틴은 T-50 개발비의 일부(13%)를 부담했기 때문에 본전을 찾기 위해서라도 마케팅에 전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록히드마틴은 T-50을 자사 제품 목록에 포함시켜 판촉을 하고 있다.

UAE가 T-50을 초청한 것은 록히드마틴 측이 T-50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기 때문이다. 2000년 한국 공군이 서울 에어쇼에서 F-15와 라팔, 유러파이터, 수호이-35 등을 경쟁시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냈듯, UAE도 두바이 에어쇼에서 T-50과 호크, MB.339를 경쟁시켜 성능과 가격면에서 최적의 결과를 뽑아낼 생각으로 T-50을 초청했다.

A-50 찍고 F-50으로 날자꾸나

대형 디스플레이 두 개가 설치된 T-50의 조종간(왼쪽). T-50을 조립하는 기술자. T-50은 정비수요가 적은 항공기다.

F-16은 KF-16을 비롯해 모두 64개의 아종이 개발되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T-50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신형 아종 개발에 들어간다. 첫째 시도는 대지(對地) 공격기인 A-50 개발. T-50은 애초부터 A-50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라 A-50 개발은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A-50은 물론 F-16에 비해 전투력이 떨어진다. 첫째 이유는 A-50에 탑재되는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F-16보다 짧기 때문이다. F-16은 원거리에서 적기를 공격하는 암람 미사일을 쏠 수 있지만 A-50의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짧아 암람을 유도해줄 수가 없다. 그러니 A-50이 F-16과 붙는다면 연전연패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A-50은 좀더 쉬운 상대인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격기가 되었다.

T-50은 훈련기이므로 조종사 후보생과 교관이 함께 탑승하는 복좌기로 제작되었다. A-50은 T-50에 기총과 레이더만 다는 변화만 주었으므로 역시 복좌기다. 전투기의 레이더는 뾰족이 나와 있는 노즈(nose) 부분에 실린다. A-50의 레이더 성능이 달리는 것은 노즈 부의 공간이 작아 성능 좋은 대형 레이더를 탑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50 조종석을 하나로 줄여 노즈 부의 면적을 키운다면 F-16에 탑재되는 것과 유사한 대형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

A-50의 기동성은 F-16과 거의 비슷하다. 두 항공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레이더 성능과 크기인데, 작은 비행기는 그만큼 연료를 적게 실어 작전 반경이 좁다는 문제가 있다. 공군은 경보기를 도입한 뒤 바로 급유기 도입에 나설 예정이다. 급유기가 도입된다면 작전 반경이 짧은 A-50의 약점은 쉽게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조종석을 하나 들어내고 대형 레이더를 탑재한다면 이 항공기는 ‘작은 F-16’이 된다.

한국항공은 이러한 항공기를 F-50 전투기로 명명해놓고 있다. 한국항공은 공군이 동의할 경우 T/A-50을 F-50으로 개량하는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간단한 사업이 아니다. 조종석을 들어 내고 대형 레이더를 실으면 항공기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므로 사실상 새로 설계를 해야 한다. 한국항공 측은 F-50을 개발하는데 1조3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개발된 F-50은 과연 명실상부한 전투기가 될 것인가. 1970년대 이후 미국 공군은 성능 좋은 F-15와 F-15보다는 다소 성능이 처지는 F-16을 3.5대 6.5로 갖는 것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전투력을 갖는 것이라 보고, 이러한 비율로 전투기를 구성해왔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여러 후진국들은 F-16을 살 돈도 없었다.

한국 항공산업 ‘블루 오션’ 가능

그리하여 미국은 F-5라고 하는 저가의 전투기를 만들어 한국 등 군사적·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에 제공했다. 그 후 한국은 F-16에 이어 F-15도 보유하게 됐지만 지금도 F-5를 250대 이상 갖고 있다. F-5는 전 세계에 1768대가 공급됐는데, 2010년이면 이 전투기는 40세 전후를 기록하게 돼 당장 퇴역시켜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등은 첨단 전투기 개발에만 몰두해 F-5급을 이어줄 저가 전투기를 개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시기에서 한국이 F-50을 내놓는다면, F-50은 세계 중저가 전투기 시장을 석권하는 전투기가 될 수 있다.

경보기와 급유기의 지원을 받으면 F-50의 전투력은 3배 이상 커진다. 따라서 경제력이 약한 나라들은 ‘F-16 이상의 전투기를 도입할 것이냐’ 아니면 ‘경보기+급유기+F-50 조합을 택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한국 공군 또한 ‘지갑이 얇은’지라 경보기에 이어 F-50과 급유기를 도입하는 모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A-50은 F-5보다 성능이 좋은데 이미 공군에서는 8월3일부터 F-5를 퇴역시키고 있다. 때문에 공군 일각에서는 A-50급 항공기를 100여대 도입해야만 적은 비용으로 F-5가 빠져나가는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A-50에 이어 F-50을 개발하는 것은 한국 항공산업의 블루 오션이 될지도 모른다.



주간동아 2005.09.06 501호 (p70~71)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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