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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유니버설 디자인: 인간을 위한 도시디자인’展

보기 좋은 도시가 살기도 좋아!

  • 김최은영/ 독립전시 기획자

보기 좋은 도시가 살기도 좋아!

보기 좋은 도시가 살기도 좋아!

① 후쿠오카의 화장실. 부모와 동행한 어린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② ‘인간중심 국가’ 덴마크의 자전거 도로. 인도와 차도를 자연스럽게 나눈다. ③ 우리나라 지하철의 스크린도어. ④ 일본 롯본기힐의 벤치. 원하는 자세로 앉거나 기댈 수 있다. ⑤ 일본 록본기힐 광장. 환경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광장 문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보기 좋아야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요즘처럼 쉽게 동의를 얻는 시대도 드문 듯하다. 현대, 그리고 도시 속에서 이 말의 의미는 각별하다. 시각적 아름다움의 추구가 대세를 이루면서, 개인적인 취향에서 시작되었던 ‘아름다운 것에 대한 취향’은 이제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 집, 내 의자에서 우리가 다니는 길과 우리가 만나는 장소로 그 범주가 넓어진 것이다. 조악하고, 오로지 ‘읽기’만을 고려한 표지판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란 단어는 환경디자인이란 개념과 빛과 그림자처럼 붙어다닌다. 그러나 언제까지 옹색한 변명과 행정적 편의라는 명분으로 불필요한 예산과 에너지의 낭비를 반복할 것인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2001년부터 도시 공공환경에서 그동안 간과돼온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개선 방안을 찾는 일련의 전시를 기획해왔는데, 올해는 9월9일부터 10월3일까지 ‘유니버설 디자인:
보기 좋은 도시가 살기도 좋아!

⑥ 유럽에서 흔히 보는 다목적의 슬로프. 처음부터 계단과 함께 설계했다. ⑦ 고대에서 근대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소장한 일본 미호박물관 입구. 턱을 없애 접근하기 쉽게 했다. ⑧ 일본의 ‘유니버설 도시’ 시즈오카현의 벤치. 눈에 띄지 않으면서 앉는 사람들마다 다른 키를 배려했다.

인간을 위한 도시디자인’전을 연다. 현대 디자인 이론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르네상스로 ‘인간’이 새롭게 조명되었듯이 산업화로 인해 간과되고 가려졌던 인간의 모습과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위적 창조물에 대한 관계를 재정립하자는 디자인 르네상스 운동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공공환경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적 요소들을-그런 점들이 있다면-조명해보고,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으로서 국내외 우수 디자인 사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물론 전시의 가장 큰 목적은 인간 중심적인 도시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인간을 재발견하는 디자인 르네상스 운동

전시는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로표지판과 자동차번호판의 이야기로 대표되는 도시 사인물에 대한 이야기인 ‘커뮤니케이션 환경’, 둘째, 버스·기차·지하철·자동차 등 도시의 교통수단을 서울시 버스체계의 변화와 함께 다뤄보는 ‘이동 환경’, 셋째, 도시의 ‘공공 건축물 환경’인 학교와 병원, 관공서들의 변천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고 넷째, ‘가로 시설물 환경’이라 칭해지는 우리나라 도시 가로 환경의 변천과정과 현황을 이미지로 전시하고, 가로 환경을 형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전시한다. 마지막 카테고리 ‘도시 공원’은 현황뿐 아니라 공원 구성 요소들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을 개선한 이상적인 유니버설 공원을 조성한다. 이 각각의 카테고리들은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환경에 속해 있어서 디자인이나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도시는 규칙적인 상황들의 반복을 통해 유지된다. 이러한 규칙성이 획일화라는 극단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선 동시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사고(디자인과 기능성)의 현실 반영이 절실하다. 즉 아름다움과 효율적 기능에 대한 고민이 환경과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드는 걱정 하나. 아무리 해외·국내에서 가져온 우수 사례라도 갓 쓰고 양복 입을 수는 없는 일이다. 콘크리트 도시 공간에 화룡점정으로 쓰이는, 우아하게 장식된 벤치나 놀이동산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공중화장실 등이 환경 디자인의 전부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미 이런 이유로 호된 비판을 받은 가로등과 벤치, 도로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존의 도시에 어색한 새로움을 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도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환경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환경디자이너들과 작가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문의 02-2230-3022



주간동아 2005.09.06 501호 (p40~41)

김최은영/ 독립전시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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