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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역사를 새로 쓴다

김문원 시장, 도로·노점상 등 숙원사업 척척 해결 … 공원화 사업 박차로 ‘녹색도시’ 부푼 꿈

  • 이동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argus@donga.com

의정부 역사를 새로 쓴다

의정부 역사를 새로 쓴다

김문원 시장.

경기 의정부시 김문원 시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목청이 높고 말도 빠르다. 시장실 앞에 있으면 누구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꽤 큰 식당에서도 그가 있으면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지금도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조깅하면서 시정을 구상하죠.”

김 시장은 신문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교수와 정치인을 거쳐 민선 단체장을 지내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힘 있는 시정을 펼치고 있다. 넘치는 그의 정열 덕분일까. 수십 년간 주한미군이 주둔해온 의정부시는 최근 과거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을 맞게 되었다.

8월23일 국도 3호선 우회도로 공사 구간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의정부시 가릉동 미 2사단 캠프 ‘레드 클라우드’의 담이 헐린 것. 의정부 시민 처지에서는 10년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캠프 레드 클라우드 담 부근에 있던 미군 유류고와 막사 등을 부대 안쪽으로 이전시키고, 담에서부터 15m 폭으로 800m가량을 도로로 편입시키는 공사에 들어간 것. 내년 7월 공사가 완료되면 상습 정체구간인 미 2사단 앞 길이 시원하게 뚫릴 전망이다.



미군 측과 협상 통해 도로 부지 확보

이 도로 공사는 1993년 시작됐다. 왕복 4차선이던 도로를 8차선으로 넓히는 공사였는데 미 2사단의 담을 뒤로 물리는 것이 걸림돌이 되었다. 이를 풀기 위해 의정부시는 미 2사단과 50여 차례 협상을 벌였다.

처음 미 2사단 측은 미군 시설의 이전 비용은 의정부시가 부담하고, 미군 부지였다가 도로에 편입되는 곳의 공사는 미군이 해야 한다며 232억여원의 공사 비용을 제시해 의정부시를 당혹케 했다. 협상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협상이 김 시장이 취임한 뒤 인 2003년 12월 비로소 숨통이 트였다. 미 2사단 측과 의정부가 공사에 협조한다는 합의각서를 체결한 것. 미군 부대 시설물 이전 비용도 절반 이하로 대폭 낮추게 되었다.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 기틀이 갖춰진 것이다. 김 시장의 말이다.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저는 미군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원인을 안고 있는 미군 행사에 갈 수 없었죠.”

내년 7월 완공될 국도 3호선 우회도로는 그 무렵 부분 개통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일산~퇴계원) 구간에 연결돼 의정부시 교통난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의정부시의 전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의정부 역사를 새로 쓴다

의정부시 중랑천변의 노점상 철거 전과 후의 달라진 모습.

레드 클라우드는 그나마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부대다. 의정부 시내는 한복판에 헬기 기지가 있는 등 도심 곳곳에 미군 부대가 들어서 있다. 미군 부대가 있는 곳은 길을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의정부시는 악명 높은 교통 정체 도시가 되었다. 이렇게 좁은 도로에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이 늘어서 있다 보니 의정부시의 도로 사정은 말이 아니게 됐다.

의정부를 살기 좋은 도시로 꼽는 사람은 자연 적을 수밖에 없었던 것. 김 시장은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도 마련했다. 그는 “도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원을 확충해 여유 있는 삶이 가능하게 만들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2사단 문제 해결과 함께 김 시장이 눈을 돌렸던 과제는 노점상 정비였다. 대부분의 단체장은 표를 의식해 노점상 단속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데, 그는 반대로 나갔다. 왜 그랬을까.

그는 “밤낮없이 수천명씩 몰려와 집회를 열고 내 모형을 만들어 화형식을 하더라. 사무실과 집으로 협박전화도 걸려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어려운 처지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라 저 역시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발전해야 할 의정부와 시민을 생각하면 부득이 노점상을 정비해야 했습니다.”

그는 시청 직원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도로 곳곳에 있던 노점상 570여개를 철거했다. 그리고, 의정부시 한쪽을 흐르는 중랑천변은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의정부시청 뒤편에 있는 직동근린공원에 테마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내놓았다. 보금자리 숲, 생기의 숲, 휴양의 숲, 가족의 숲 등 테마별로 꾸민 이 공원은 의정부시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미군 반환 부지는 공원·공공시설 활용키로

신곡동 추동근린공원에는 산책로와 약수터·전망대 등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 공사는 오는 9월에 모두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보다 김 시장이 몰두하는 것은 의정부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미군 부대가 평택 등지로 이전하면서 내놓게 될 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이다.

미군 부대의 부지 반환 절차도 복잡하지만 반환을 전후해 그동안 억눌려왔던 개발 붐이 강하게 일 것이 분명하다. 이 압력을 어떻게 통제하며 아름답고 살기 좋은 의정부시를 만들어낼 것인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데 그는 의외로 시원하게 방법을 제시했다.



“미군 부대 부지에 아파트나 상가를 짓자고 압력과 청탁이 들어오겠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땅은 모든 시민이 고루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공공시설로 만들 생각입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관철해나갈 것입니다.”

그는 ‘공여지는 시민 품으로’라는 원칙에 충실하면 어려움은 헤쳐나갈 수 있다며 웃었다.

의정부의 또 다른 문제인 경전철 건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 시장은 “아침마다 원도봉산에서 만나는 시민들에게서 이런저런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는데, 시민들은 놀랍도록 정확한 답을 준다. 경전철 노선은 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내라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이해관계 때문에 다른 의견을 내놓던 시민들도 시장을 이해해줄 수밖에 없다. 나는 상식을 지키고 이행하는 성실한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명박 서울시장처럼 거침없이 의정부시의 환경을 바꿔나갈 것인가.



주간동아 2005.09.06 501호 (p16~17)

이동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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