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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ㅣ초선의원 180일 성적표

바뀔 줄 알았는데 … 기대만큼 큰 실망

시민단체들 “의욕 있지만 정쟁 얼룩 책임” … 거친 몸싸움·막말 구태 재연 도마에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바뀔 줄 알았는데 … 기대만큼 큰 실망

바뀔 줄 알았는데 … 기대만큼 큰 실망
초선의원들이 헌재 결정을 ‘수구 세력의 사법 쿠데타’ ‘관습헌법은 나치 헌법’이라거나, 현 정권을 ‘캄보디아 폴포트 정권’ ‘좌익 반미 친북정권’ 등으로 비판한 것은 구태의 반복이다.”(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선애 정책실장)

“초선의원들이 많아서인지 열심히 하려는 의욕은 있지만 국정감사의 맥을 잡지 못하고 절차조차 이해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국정감사 NGO모니터단 홍금애 공동집행위원장)

‘기대만큼 큰 실망!’ 시민단체들이 바라보는 초선의원들에 대한 솔직한 성적표다. ‘초선의원들도 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진 ‘그들만의 국회’로 전락한 데 대한 책임이 크다’는 말이다. 총선에서 국회 의석 3분의 2인 187명의 초선의원과 13%에 이르는 39명의 여성 의원을 국회로 보내며 표출했던 시민들의 변화의 눈높이에 초선의원들이 맞추지 못했다는 것. 그렇다면 “반세기 동안 삼겹살을 태워 시커멓게 된 철판을 새판으로 갈아보자”는 원대한 꿈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앞줄 모임·여성 의원 활약 등은 높이 평가할 만

우선 초선의원들이 새로운 정치 문화를 이끌지 못했던 이유로는, 극심한 정치 대립이 지속되면서 자유롭게 연대할 수 있는 정치 지형을 창출하지 못한 점이 거론된다. 그간 초선의원들은 “4대개혁 입법 등 폭발성 있는 정치 사안들이 많아 국회가 공전하고 있다”고 변명해왔다. 그러나 최근까지 대정부 질문 등에서 보여준 수준 이하의 행태에 대해서는 자질론을 거론해야 할 만큼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주요 시민단체들은 “만일 4·15총선 때 열린우리당의 주장대로 ‘국민소환제’가 시행됐더라면 초선의원 상당수가 소환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인물이 아닌 바람에 의해 당선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초선의원들이 많았다는 것.

간과할 수 없는 장애물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의 선거법 위반 수사에 초선의원들이 대거 걸려들었다는 점. 실제로 검찰이나 법원에 불려다니며 자신의 의원직에 더 많은 신경을 쓴 초선의원들은 시민단체 평가에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초선의원 스스로 계파정치에 함몰되면서 역량을 축소했다는 점도 주된 비판거리다. 정치적 관록과 ‘다선’이라는 권위가 지배하는 권력구조에서 신진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여력이 없었다고 해도, 스스로 이념 투쟁에 매몰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이념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거친 몸싸움과 막말이 초선의원들에 의해 재연되면서, 구태 국회에 대한 ‘소금’ 구실을 해야 할 초선의원들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국회가 스스로의 권위를 세우지 못하고 행정부나 사법부에 지나치게 끌려다녔다는 점 역시 시민단체들의 주된 비판거리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초선의원들이 최근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초선들 모임을 잇따라 만들어내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회 본회의장 앞줄에 배치된 여야 초선의원들이 ‘상생정치’를 위해 함께 노력해보겠다고 ‘앞줄 모임’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초선이 대부분인 ‘여성 의원’들의 발전적인 모습에 높은 관심이 집중됐다. 올 국회가 양성평등을 향한 사실상 첫 국회라는 점에서, 여성관련 시민단체들과 공고히 연대하면서 활약한 초선 여성 의원들의 활약은 이번 국회가 얻은 가장 빛나는 성과라고 회자된다.

11월22일, 무려 270여개의 국내 NGO(비정부기구)가 함께 만든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낸 국감보고서는 초선의원들의 성과를 입증하는 수치를 내 관심을 끌었다. 국정감사 분석 결과 총 75명의 우수 의원 가운데 초선의원이 무려 55명(73%)이나 차지한 것. 전체 의원 가운데 초선 의원 비율이 67%인 것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표다(표 참조).

단순히 국정감사만을 놓고 다선의원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16대 국회와 비교해 열심이 뛰어다닌 초선의원들의 성과가 빛난다는 평가다. 특히 권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배우겠다는 자세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간동아 2004.12.09 463호 (p32~32)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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