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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차전 3회전 | 안달훈 6단(흑) : 저우허양 9단(백)

작전상 후퇴냐, 실력 후퇴냐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작전상 후퇴냐, 실력 후퇴냐

작전상 후퇴냐, 실력 후퇴냐
역시 경험 부족인가. 지난 일주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국가대항전 1차전에서 한국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맨 꼴찌로 처졌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한종진 5단과 안달훈 6단이 각각 선봉장과 2장으로 출격했으나 일본의 미무라(三村智保) 9단과 중국의 저우허양(周鶴洋) 9단에게 격추됐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3명의 선수가 나설 때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고전하다 중반 원성진 5단의 3연승과 철벽 마무리 이창호 9단의 선전에 힘입어 가까스로 우승한 바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안달훈 6단에게 저우허양 9단은 가뜩이나 버거운 상대인데 그런 상대를 맞아 포석에서부터 시원치 않았다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오늘은 포석에 대한 공부를 좀 하겠다. 바둑에서 ‘급한 곳과 큰 곳이 있으면 급한 곳을 먼저 가라’고 가르친다. 좌변 흑 두 점은 근거가 없는 미생마여서 뿌리를 내리는 게 급하고, 우변 흑1은 서로 마주 보는 큰 곳이다. 그런데 안달훈 6단은 흑1로 큰 곳부터 차지한 탓에 백2에 얻어맞았다. 흑3의 한 칸 뜀이 백4의 약점을 보고 있기 때문에 흑5·7로 살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순서가 바뀌었다. 흑1은 먼저 흑3의 곳으로 뛰어 4를 찌르고 나오는 약점을 노리며 대마를 안정시킨 다음 가는 게 정확했다.

작전상 후퇴냐, 실력 후퇴냐
조훈현 9단은 흑7도 문제의 수로 지적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좌변 흑대마는 찝찌름한 뒷맛이 있기는 하지만, 흑5가 놓인 이상 죽을 말은 아니므로 흑7을 빼 A를 서둘러 놓을 자리였다고 말했다. 백8로 우하변이 구름처럼 부풀 조짐을 보이자 흑은 급한 마음에 9 이하로 좌충우돌했는데, 이것이 불길에 뛰어든 부나방의 행동이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흑B가 우상변 자기 진용을 키우며 아래 백진에 뛰어들 기회를 엿보는 교두보였다.

흑9로 이왕 뛰어든 바에야 흑13의 수로 속절없이 죽일 게 아니라 처럼 패(백A에 흑B)로 버티는 맛을 남겨놓은 뒤 흑9를 차지했다면 일거에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160수 끝, 백 불계승.



주간동아 2004.10.28 457호 (p99~99)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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