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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

2030년 미국은 거덜난다?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2030년 미국은 거덜난다?

2030년 미국은 거덜난다?

로렌스 코틀리코프·스콧 번즈 지음/ 김정혜ㆍ장환 옮김/ 한언 펴냄/ 400쪽/ 1만5900원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재정이 마침내 바닥을 드러낸다. 세금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퇴직연금과 의료혜택은 대폭 줄어든다. 정부의 부채는 극에 달한다. 정치불안, 실업, 노동쟁의, 사상 최고의 이자율, 붕괴된 금융시장….”

2030년 미국의 미래를 예측한 글이다.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거시경제의 거장 로렌스 코틀리코프 박사와 경제전문 작가인 스콧 번즈가 인구통계학적, 거시경제학적 자료를 근거로 치밀하게 예측한 것이다. 두 사람은 저서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에서 “2030년 미국경제에 대폭풍이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가장 먼저 급속한 고령화를 꼽았다.

“1900년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47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76살이고, 갈수록 평균수명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2002년 미국의 65살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 중 12.4%였지만 2030년에는 19.4%로 증가한다. 유모차를 탄 아이보다 보행보조기에 의지하는 노인들이 훨씬 많아진다. 이에 따라 사회보장제도 수혜자 1인당 근로자 수가 현재는 16.5명이지만 2030년에는 단 2명으로 감소한다. 16.5명의 근로자가 1명을 부양하던 것이 2명의 근로자가 1명을 부양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심각한 상황을 앞두고도 미 정부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위기상황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비꼬기까지 했다.



“미국은 51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안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제성장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세금을 줄여나가고 있다. 또 의료 혜택과 정부 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고 있다.”

수치만 다를 뿐 우리나라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우리 현실이 더 암울하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미국보다 훨씬 빠르다. 1983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8명이었지만, 현재는 1.19명이다. 20년 만에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현재 젊은 사람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26년이되면 젊은 사람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노인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을 것이다. 2037년이면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비록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예상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우리 정부는 적자재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금은 해마다 늘어나고, 청년실업자는 줄어들지 않으며, 건강보험 급여는 연평균 14%씩 증가한다.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점차 현실로 변해가고 있다. 서민들은 IMF 때보다도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당리당략 싸움만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대폭풍은 과연 언제쯤 불어닥칠까? 저자들이 예측한 미국의 2030년보다 늦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저자들의 경고가 그대로 실현된다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미래 세대에게는 희망이 없다. 지금의 어른들이 쌓아가고 있는 빚을 갚기 위해 허리가 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경고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경제대폭풍을 줄이는 방법도 제시했다. 요약하면 ‘신속하게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제도를 개혁하라’는 것이다. 정부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들의 해법도 우리 현실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저자들은 프롤로그에 ‘책을 읽기 전 안전수칙’을 적어놓았다. 책을 읽기 전 독자들은 저자들의 다소 과장된 경고에 코웃음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저자들이 말하는 안전수칙이 그리 과장된 얘기로만 생각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편안한 의자에 앉은 다음 넥타이나 셔츠 단추를 느슨하게 풀고, 안정제나 우울증 약을 복용하길 바란다.”

Tips

메디케어(Medicare) 미국의 대표적인 의료지원 프로그램. 65살 이상 노인들과 65살 이하의 장애인, 말기 신장 질병 환자들을 위해 활용되며 병원보험과 의료보험 두 종류로 구성돼 있다.



주간동아 2004.10.28 457호 (p94~95)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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