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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보안법 폐지, 그래도 이견은 있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우리당 보안법 폐지, 그래도 이견은 있다

우리당 보안법 폐지, 그래도 이견은 있다

10월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우리당 정책의총에서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언론관련법, 과거사 진상 규명법 등 4대 법안을 놓고 여야가 전면전으로 돌입했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상대를 노려본다.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 한나라당은 총력 저지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여야의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

우리당은 10월17일 의원총회에서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자”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보안법 폐지 당론을 모은 직후 힘겨운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당이 이 숙제를 부담스러워하는 까닭은 내부에서도 ‘이견’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의총에 1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 4대 입법 문제와 관련해 5시간 30여분에 걸쳐 난상토론을 벌인 것도 당내의 이견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당내 중도보수 성향 의원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간사 안영근 의원) 소속 일부 인사들은 조만간 ‘개인 의견’을 밝힐 예정이어서 당 지도부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국보법 폐지가 당론으로 확정됐기 더는 때문에 조직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낼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의총을 하루 앞둔 16일 안개모 회원들을 따로 만나 이견을 조율, 뒷말을 없애려 시도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친 셈이다.

우리당 보안법 폐지, 그래도 이견은 있다

열린우리당 조성태 의원(왼쪽)과 안영근 의원.

이날 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는 최소한의 내용만 살려 형법을 보완하자”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고려해야 한다”며 대체 입법안을 강하게 주장했다. 야당의 반발로 극한 대치가 우려된다는 논리도 등장했다. 폐지론자들은 내란죄 부분을 개정한 형법보완 1안과 외환죄 부분을 개정한 형법보완 2안으로 의견이 갈려 논쟁을 첨예하게 끌고 가기도 했다. 결국 당 지도부의 중재로 국가보안법 폐지 뒤 형법보완론이 당론으로 확정됐다.

우리당의 4대 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여론을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이 실력 저지를 이미 천명했고, 우군으로 간주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마저 우리당 법안에 상당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당의 밀어붙이기로 여론의 역풍이 일 경우 안개모 소속 의원들의 동요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개모 소속인 조성태 의원의 한 측근은 “당론으로 결정된 만큼 반대하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개인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개모 간사인 안영근 의원의 한 측근은 “애초 당론이 정해지면 따르기로 했다”면서도 “개인 의견을 밝히겠다는 몇몇 의원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료파, 재계 출신 등 29명으로 구성된 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우리당의 대표적인 실사구시파로 통한다. 안개모 소속 Y의원의 한 보좌관은 “궁극적으로 국보법을 폐지해야 하지만, 남북 대치 상황에서는 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당 지도부가 당내 이견과 한나라당의 반발이라는 장벽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04.10.28 457호 (p12~12)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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