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4

2004.09.30

냄새 때문에 성욕 식는다면…

  •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입력2004-09-23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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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 때문에 성욕 식는다면…
    어느덧 섹스에서 여성이 주도하는 시대가 됐다. “안 돼요, 싫어요” 하면서도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이는 여성은 요즘 그리 많지 않다. 이제 여성들은 더욱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자신이 원하는 체위에서부터 애무의 종류까지 요구한다. 성의학에서도 여성의 이러한 변화가 절정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로 본다. 문제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는 점이다.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은 섹스에 사용되는 ‘무기’의 청결 상태다. 남성들은 그곳의 청결을 위해 일명 ‘고래잡이’ 수술까지 한다. 만약 여성이 그곳을 애무해줄 것을 요구하는데 그곳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성들은 성기 입구에 성감대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게 사실. 그런데 이곳은 깨끗이 씻는다 해도 냄새가 쉬 없어지지 않는 곳이다. 또 조금만 자극하면 ‘생명의 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비위가 약한 남성은 결국 여성의 요구를 거절할 수밖에 없다.

    인도의 성애서인 카마수트라를 보면 고대 인도 여성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기원전 200년경 고대 인도의 귀족사회에서는 얼굴보다 요니(joni·여성의 성기)에 관한 향장술이 더 발달했을 정도다. 이는 즐거운 성교가 가장 아름다운 성교라는 인도인의 성 철학이 반영된 것. 카마수트라에 따르면 인도 여성들은 요니의 냄새를 없애고 좋은 향기가 나게 하기 위해 요니에 양귀비·쟈스민꽃 등에서 추출한 농축액이나 연꽃씨·장미꽃씨로 만든 기름을 발랐다고 한다. 또 아부하마꽃을 태웠을 때 나는 향기나 겨자의 기름을 날마다 요니에 사용하면 성교 중에 절대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믿었다. 특히 요니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여성들은 사향·백단향 샤프란 등의 향유를 사용했고, 히말라야 전나무의 나뭇조각과 석류껍질 등을 볶아서 짜낸 기름도 즐겨 이용했다. 여성의 성기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한 물질들은 모두 남성들이 먹으면 건강에 좋은 약용 식물들이다.

    20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섹스에 대한 권리보다 예의를 앞세운 인도 여성들의 현명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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