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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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결사’로 새로운 모험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4-09-23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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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 해결사’로 새로운 모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귀’를 열지 못합니다. 마음을 닫은 채 대화하려고 하니 갈등만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민성에 대한 ‘폄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가 한 발언인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KNC컨설팅 김정희 사장(41)은 일찍이 공공기관 PR(홍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문성을 키워온 인물이다. 꼬박 10년간의 현직기자 생활을 정리하고 1999년 대통령 직속 ‘새천년준비위원회’ 홍보를 책임지면서 공공분야 홍보에 대한 감을 잡았다.

    그러나 특수한 분야인 만큼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이 더 많았다.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홍보사업(2003)’ ‘주한미군 기지이전 종합홍보(2004)’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대국민홍보사업(2004)’…. 한눈에 그가 보듬고 있는 고민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

    “누구나 대화와 상생을 주장하지만, 서로 상처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나 자신도 386세대이자 진보적인 기자생활을 거쳤지만 현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앞섭니다.”

    정부와 시민단체(NGO), 그리고 지역 주민 간의 갈등을 몸으로 겪어본 그는 우리 사회의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갈등관리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갈등 매뉴얼을 정리하기 위한 시도인 것. 갈등의 현장에서는 먼저 의사소통을 위한 장부터 만들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정부는 무조건 경청해야 합니다. 어설픈 개입으로 인해 정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NGO들 역시 공무원을 믿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합니다. 우선 서로 듣는 연습이라도 해봤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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