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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소가 자수한 까닭은…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원자력연구소가 자수한 까닭은…

“단순 호기심에 의한 극소량 실험이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2000년 1∼2월경 이뤄진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장인순)의 우라늄 농축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급기야 13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의 실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파문의 장본인인 원자력연구소는 왜 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우라늄 농축실험 사실을 자진해 밝혔을까. 원자력연구소는 “2000년에는 신고사항이 아니었으나 올해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를 비준하면서 신고사항에 포함돼 밝힌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각 신고’의 진짜 이유는 ‘실험실 먼지조차 우라늄 농축실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전협정 추가의정서를 비준한 국가는 180일 이내에 원자력 연구시설에 대한 보고서를 IAEA에 제출해야 하고, IAEA는 보고서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하기 위해 사찰단을 파견한다.

사찰단에 의한 현장조사는 실험실 주변의 먼지, 흙, 하천, 나무껍질 등 환경샘플 채취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환경샘플은 과거 핵실험 사실을 정확하게 잡아낸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우라늄 농축실험을 하면 실험실과 그 주변까지 미세한 우라늄이 분산되는데, 헝겊이나 장갑으로 훑기만 해도 30년 전 방출된 우라늄이 묻어나온다”며 “10-9g의 미세한 양까지 측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 “원자력연구소가 정부에조차 실험 사실을 감추는 데에만 급급했다가 더는 숨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자진 신고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원자력연구소는 마감 기일인 8월17일에 보고서를 내면서 4년 전 실험 사실을 밝혔으며, 정부는 6월까지 실험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자력연구소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실험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문제가 된 실험실까지 조사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문제 전문가 강정민 박사는 “환경샘플 채취는 추가의정서에서 의무사항이 됐다”며 “정확도가 90% 이상 되게끔 벌이는 현장조사에서 안 걸린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사찰단이 환경샘플을 채취하는 것은 90년대 이후 보편화된 조사기법”이라며 “보고하지 않은 실험 사실이 현장조사에서 밝혀졌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453호 (p11~11)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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