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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2003~4년 입사자가 밝히는 합격 비법은 … “업계 이슈 파악은 기본, 직무와 조직에 확신 줘야”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 2004년 가을, 또 한번의 취업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입사 희망 회사들을 상대로 한 응시생들의 정보전쟁이 뜨겁다.
  • ‘주간동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10대 직장에 입사한 ‘면접의 달인’들을 만났다.
  • 이들이 말하는 면접의 필승전략과 합격 비법을 전격 공개한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SK텔레콤 고은정·이성재 “영어 프레젠테이션 숨은 복병” (2003년 12월 입사)

코믹사극영화 ‘황산벌’에서 SK텔레콤을 간접광고하는 최선의 방법은 뭘까. SK텔레콤은 지난해 이 영화에 간접광고 제안을 받고 고민하다 결국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데 이 문제가 2003년 하반기 공개 채용 심층면접에서 이성재씨(26·포털사업본부)에게 질문으로 던져졌다. 이씨는 “사극에 휴대전화나 브랜드가 노출된다면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며 “대신 모델 한석규씨를 봉화지기로 출연시키자”고 제안했다.

“삼국시대에도 봉화라는 통신수단이 존재했잖아요. 거기서 착안했어요. 산등성이를 타고 봉화가 빠르게 주욱 번지는 장면에서 최초로 횃불을 든 봉화지기가 등장하는 거예요. 한석규씨가 바로 그 봉화지기로 나오는 거죠.”

2003년 입사한 SK텔레콤 신입사원 99명은 서류전형, 적성검사, 심층면접, 집단토론, 임원면접을 차례로 거쳤다. 이중 가장 어려운 관문은 1시간에 걸친 심층면접. ‘다양하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을 통합해야 하는가, 아니면 계속 특화해야 하는가’ 등 아주 실무적인 문제에 대해 30분간 혼자 발표하고 면접관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대처해야 한다. 이뿐 아니다. 갑작스러운 영어 프레젠테이션도 숨은 복병. 고은정씨(25·Biz전략본부)에게는 ‘10분간 Nate 브랜드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영어로 설명하라’는 요구가 떨어졌다.

“전 불문학을 공부했고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다녀와 영어회화에 서툴거든요. 아찔했죠. 하지만 유창한 회화실력보다는 위기대처 능력을 보는 거라고 판단했어요. 침착하게 일단 ‘3분의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메모지에 요점을 적었죠. 그리고 또박또박 천천히 영어로 설명했습니다. 3분 만에 ‘그 정도면 됐다’고 하더라고요.”



집단토론도 부담스런 관문. 이씨는 “남의 발언을 경청하는 동시에 할 말을 머릿속에 정리해놓고 적당한 발언 타이밍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한편 임원면접은 까다로운 심층면접과 달리 다소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고.

Tips

모범답안 준비를 위해 신문기사와 관련서적들을 달달 외우려고 하지 말라.

대신 주요 이슈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하라. 막히는 부분은 책과 신문에서 찾아보고 이해하라.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문화방송 조욱형 “황당한 질문 솔직한 대답이 최선” (2003년 12월 입사)

8명 선발에 1600명 지원. 문화방송의 2003년 TV PD직 경쟁률은 살인적이었다. 서류심사, 필기시험, 1차면접, 합숙평가, 2차면접, 임원면접으로 이어지는 고강도 공채 과정도 피를 말리기는 마찬가지. 이 관문을 모두 뚫고 현재 ‘섹션TV연예’에서 AD로 일하고 있는 조욱형씨(26)는 지난해 필기시험을 치른 뒤 경북 김천에 계신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며 전화를 걸었다.

“상식시험을 망쳐서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논술과 작문 비중이 더 크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응시자들은 상식 점수 낮다고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조씨는 논술과 작문은 무난하게 써냈다고 자평했다. ‘사오정’ ‘오륙도’가 키워드로 제시된 논문은 ‘직장에서 쫓겨날 때를 대비하며 살자’는 주제로 썼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작문 주제에 대해서는 ‘과거의 나를 만나고 싶다’고 썼다. 조씨는 “굳이 튀는 주장을 펼치려고 애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가 가장 어렵게 느꼈던 관문은 1차면접.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의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졌다. ‘누구에게나 늘 배울 자세가 되어 있다’고 자기소개서를 쓴 조씨에겐 “싫어하는 사람이 없냐”고 물었다. 조씨는 엉겁결에 “부시를 싫어합니다”라고 대답, 또다시 “부시에겐 배울 점이 없냐”는 질문을 받았다. 웃겨 보라는 요구에 개그맨 김현철의 흉내를 내기도 했다.

1박2일로 진행된 합숙평가는 예능, 교양, 드라마 프로그램 기획안을 현직 PD에게 발표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조씨는 “과연 재밌겠냐고 물으면 적극적으로 재미를 줄 요소를 대며 설득하라”고 권했다. 작성한 본인조차 기획안에 대해 확신이 서 있지 않다면 누가 기획안을 신뢰하겠느냐는 것. 그는 또 “1박2일이란 긴 시간을 버티려면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이라며 자기최면을 걸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임원면접은 선 채로 진행된다. 조씨는 “엉덩이에 힘을 꽉 주지 않으면 긴장 탓에 양복 깃이 흔들리는 게 보일 정도”라며 웃었다. “왜 PD가 되고자 하는가”란 평범한 질문부터 “누가 경영본부장 같은가”라는 황당한 질문까지 다양하게 나온다고.

Tips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솔직함’ 이상의 정답은 없다. 면접관 경험,

인생 경험 풍부한 면접관들은 꾸며낸 말을 금세 알아차린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삼성전자 전승엽 “실무자 위치에서 답변 구해야죠” (2003년 12월 입사)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답게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장’ 설문조사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가을 3150명을 채용할 예정인 삼성전자는 서류전형, 적성검사, 실무면접, 임원면접으로 공채를 진행한다. 올 초 입사한 전승엽씨(28·스포츠마케팅팀)에게 가장 어려운 관문은 임원면접. 그동안 임원면접에서만 여러 차례 떨어진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양한 버전으로 임원면접에 임했어요. 복종, 애원, 당당, 유머 버전 등등. 네댓 번 떨어진 다음에야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답이란 걸 깨달았죠.”

임원면접은 인성에 관한 질문이 주로 나오는 등 의외로 편안한 분위기였다. 전씨는 “직원과 회사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며 “본래 모습을 보여줘야 제대로 궁합을 맞춰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취성을 중시하는 삼성전자 분위기와 자신의 도전정신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

실무면접은 ‘비동기식 이동통신 단말기가 선점한 중국시장을 동기식 단말기로 개척하는 전략’ 등 그야말로 실무적인 질문들로 채워졌다. 전씨는 “당황하면 말이 빨라지는 경상도 남자인 탓에 천천히 말하느라 애먹었다”며 “실무자 위치에서 답변을 구해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Tips

지원 기업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의 주요 이슈도 점검하라. 실무면접에서 주어지는 문제는 업계 전반의 공통된 과제인 경우가 많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LG전자 박지연조직 사랑 꼭 필요한 존재 입증 (2004년 5월 입사)

심리학을 전공한 박지연씨(27ㆍ조직문화그룹)가 LG전자에 입사하기까지의 과정은 한마디로 격렬한 심리전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을 공부했고 다양한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기업 상대 여론조사와 통계분야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방면에서 저를 선택할 기업을 수소문했습니다.”

결국 그의 레이더망에 걸린 회사는 7만5000명이라는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는 LG전자였고, ‘조직문화그룹’이란 신설부서는 대규모 회사 조직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인재를 찾고 있었다. 전공과 딱 맞아떨어져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판단한 그는 승부수를 띄웠다.

LG전자 역시 대규모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의 채용 절차는 큰 틀에서 별로 차이가 없다. 첫 번째 고비는 서류전형 이후 인터넷으로 치러지는 인성검사.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거치는 요식행위지만 지원자의 절반 정도가 탈락할 정도로 깐깐한 과정이다. 그는 인성검사를 앞둔 3일 전부터 ‘명상(마인드 컨트롤)’을 시도했다. 꼭 합격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해 옮긴 셈이다.

결국 최종면접에 3명만이 남게 됐다. 이들 모두 전공이나 경력이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누가 얼마나 이 조직을 사랑하고 꼭 필요한 존재인지를 입증해야 하는 것. 면접에 대비해 그가 준비한 것은 적지 않다. 먼저 LG그룹의 특성을 반영해 단정하지만 튀지 않는 복장을 준비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예상질문 문항이다. 평범한 자기소개부터 ‘LG전자와의 연관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백색가전’으로 치환하고, 책임감이라는 덕목은 자신이 큰딸이라는 점과 일치하는 요령 등이다. 대기업은 무엇보다 조직에 대한 ‘애착’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실제 면접은 예상 질문을 뛰어넘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회사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시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른바 모범답안이 있을 수 없는 괴롭히기용 질문이다. 그는 차분하게 “제가 좋아해서 고른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와 저는 추구하는 것이 일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해 면접관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LG그룹에서 통용되는 용어를 적절하게 활용하기도 했다. 물론 승리는 그의 것이었다.

Tips

자신감을 보이되 겸손하게, 장점을 부각하되 단점에 대한 대처법도 함께 제시하고, 끝까지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는게 중요하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제일기획 김동현 “창의적 시각 광고장이의 기본” (2003년 10월 입사)

굴지의 광고회사 제일기획 공채는 서류전형, 적성검사, 실무면접, 영어토론, 임원면접으로 진행된다. 소비자 욕구를 파악해 광고 전략을 수립하는 AP(Account Planner)로 근무하는 김동현씨(27). 그는 “적성검사는 광고장이로서의 소질을 테스트하는 것이므로 광고 이론을 제외하면 따로 준비할 건 없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관문은 임원면접.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일색이기 때문이다.

“광고에만 골몰한 채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대뜸 ‘광고 책말고 뭘 주로 읽느냐’고 묻더라고요. 이력서에 ‘평소 제일기획에 관심이 많았고 꼭 입사하고 싶다’고 썼거든요. 한 임원이 ‘그래서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머릿속이 새하얘졌어요.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겠습니까’라며 질문만큼이나 뜬구름 잡듯 대답했죠.”

지난해 응시자들 대부분은 임원면접에서 “노래 불러봐라”는 갑작스런 요구를 받았다. 김씨는 “노래보다 재미있고 다른 데서는 구경 못하는 걸 보여드리겠다”며 테이블 위에 올라가 엄지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했다. 실무면접에서는 ‘주5일 시대에서의 광고전략’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했고, 영어토론에서는 호주제 문제를 다뤘다. 김씨는 “광고회사인 만큼 창의적 시각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회사 선배가 저의 가장 큰 단점이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각기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쌓도록 하세요. 그것이 모두 광고 일 하는 데 큰 자산이 되거든요.”

Tips

대답 곤란한 ‘압박 질문’이 노리는 것은 피면접자가 당황하는지 여부다. 차근차근 또박또박 대답할 수 있도록 마음의 평정을 이루어라.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오라클 최승돈 “개발 능력 조직 적응 능력 알렸죠” (2004년 9월 입사)

취업에서 인턴 경험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때문에 최근 대학생들은 인턴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올해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최승돈씨(27ㆍ연수 중)는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단 한 번의 원서 제출로 취업에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가 전 세계적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운 좋게 독일에서 6개월간 인턴 기회를 부여받았습니다. 실력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타지에서 홀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쉽게 오라클 입사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이 같은 행운이 우연히 따라온 것은 아니다. 그는 공대생이 어학 능력까지 겸비한다면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라는 점을 몸소 입증했다. 그는 군대를 카투사로 다녀왔기 때문에 어떤 사람보다도 어학 능력이 뛰어날 수 있었고, 결국 해외 인턴십이라는 행운을 손에 쥘 수 있었다. IT(정보기술) 개발자는 해외로 나가는 문이 더욱 넓은 편이다.

그는 대학 초년 시절에는 전공인 컴퓨터 공부에 충실하면서 자바 프로그램의 개발에 흥미와 특기가 있다고 판단, 일찌감치 소프트웨어 개발업계 진출을 계획했다. 개발자들의 필수 덕목인 CCNA(시스코 공인자격증), SCJP(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인자격증) 역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회사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는가 하는 문제. 그가 목표로 삼은 기업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DB) 솔루션 업체로 이름 높은 오라클이었다.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회사이니만큼 자신이 커나갈 수 있는 기회와 외국계 기업이 주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렸다.

사실 IT 개발자들은 개성이 강하고 실력 검증이 쉽기 때문에 면접시험에 회자되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자격증이나 어학 실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발 능력과 조직 적응능력을 차분하게 입증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낙담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기업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꼭 오라클에 입사해야 할 사람이라면 참고해야 할 점도 있다”고 말한다.

“취업이 목표가 아닌 실력을 배양할 것, 그리고 자기 발전에 대한 뚜렷한 목표 의식, 그리고 전 세계와 상대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에 대해서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Tips

외국계 기업의 경우 해외파트에서

근무할 인력은

꼼꼼한 어학 능력 테스트를 받는다. 아무리 개발자라 하더라도 팀워크를 해칠 정도의

지나친 개성은 환영받지 못한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현대자동차 박경찬 “평소 생각 논리적으로 펼쳤죠” (2004년 5월 입사)

올해 하반기 800명 채용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공채 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서류전형과 집단토론, 임원면접으로 진행된다. 올 상반기에 입사해 해외영업부 미주팀에서 근무하는 박경찬씨(26)는 “다른 회사들보다는 좀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씨가 참가한 집단토론의 주제는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인 비혼모(非婚母). 박씨는 비혼모가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했다. 박씨는 “모른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며 “의미를 물어본 뒤 자기 생각과 논리를 정리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비혼모에 대해 6명의 토론 참가자 중 2명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반대했다. 면접관들은 찬성한 2명에게 “친누나가 비혼모가 되겠다면 지지하겠느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다른 한 사람은 찬성과 달리 친누나라면 반대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실제 누나가 있는데, 원한다면 지지하겠다고 했어요. 비혼모가 비정상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임원면접은 무난하게 진행됐다. 자기소개와 현대자동차 지원동기, 본인의 장점 등 인성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박씨는 “개인 능력은 이미 서류에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임원면접에서는 팀 플레이어로 적합한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성격인지를 살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Tips

보수적인 회사에서 치러지는 집단토론 면접이라고 해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려 할 필요는 없다. 평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NHN 김정은 무경력 도전 … 일 욕심 좋은 점수 (2004년 7월 입사)



8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29살인 회사가 있다. 바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 게임포털 1위를 달성한 세계적 인터넷 기업 NHN이다. 강호의 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경력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진다.

경영학을 전공한 김정은씨(23ㆍ회계팀)는 졸업 직후 NHN에 안착해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3명을 선발한 재무기획팀 수시 채용에서 유일한 무경력의 도전자였던 셈이다. 그는 “논리적인 사고와 열정적인 일 욕심 때문에 선발된 것 같다”고 말했지만, 최근 수시 채용 경향이 직무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겸손으로 들린다. 그는 1년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회계학에 흥미를 가진 이후 줄곧 AICPA(미국 공인회계사) 준비를 해왔고, 부분 합격을 거둔 상태였다.

NHN의 면접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젊은 회사인 만큼 면접관이나 응시자가 모두 같은 또래지만 분위기만큼은 엄숙하다는 후문이다. 면접시간에 10여분 늦게 도착한 한 응시자는 가차없이 기회를 박탈당했다.

김씨가 토론장에서 받은 질문은 ‘인터넷 실명제가 NHN에 끼칠 영향과 돌파 방법’에 관한 것이었고, 예고에 없이 영어로 자기소개까지 요구받았지만 차분한 대처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눈에 띌 수 있다”고 강조한다.

Tips

인터넷 기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도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뜬구름 잡는 질문은 절대 하지 않는 만큼 자신의 직무에

대해 더욱 정밀하게

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CJ㈜ 김재원 자기소개서 모든 승부 걸어라 (2003년 12월 입사)

CJ㈜는 기업 역사가 50년에 이른 ‘장년기업’이지만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유연한 기업문화와 100여개가 넘는 활성화한 사내동호회로 젊은 인재들을 유혹한다. 9월20일 마감되는 그룹 공채 역시 취업 준비생들의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입사한 김재원씨(27ㆍ인사팀)는 “자기 자신과 회사에 한없이 솔직해지고 무엇보다 CJ㈜와 코드를 맞춰야 한다”며 “영어점수나 학점이 아닌 대학시절 10년 뒤의 자기 모습을 위해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결정적이다”고 CJ그룹 입성 비결을 공개했다.

그의 명함에 아로새겨진 ‘공인노무사’란 선명한 문구가 그의 치밀한 취업준비 과정을 설명해준다. 대학 재학시절 이미 ‘인사ㆍ노무 전문가’라는 남다른 비전을 세우고 준비했기 때문이다. 법학과 대학생이 인사(人事) 분야라는 비교적 생경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군대시절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인사행정계로 일하며 조직운영의 공정성과 제도의 문제를 고민해봤기 때문. 제대 이후 본격적으로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한 그는 결국 2002년 자격증을 따냈다. 최근 신입 공채의 대세인 직무별 채용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했던 셈이다. 대학시절 노무사로 일하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진로 선택에 참고한 것 역시 그의 꼼꼼함과 대인관계의 원만함을 증명한다.

Tips

CJ㈜에 반드시 입사하고 싶다면 1차 관문인 자기소개서에 모든 승부를 걸어라. 직무별로 구분된 자기소개서는 모든 실무담당자가 꼼꼼하게 검토하기 때문에 창의력과 열정이 빠져 있다면 곧장 제외된다.


‘취업 좁은 문’ 준비된  능력으로 뚫었다
산업은행 전태원 학점과 어학 능력은 기본적 자질 (2003년 12월 입사)

불확실한 시대인 까닭일까, 공기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상경계 대학생들의 취업선호 1순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경영학과 졸업생인 전태원씨(28ㆍ투자금융실) 역시 차근차근 금융권 취업을 준비해 목표를 이룬 경우다.

“운 좋게도 대학시절 대우증권 영국현지법인에서 쌓은 인턴 경험(2개월)이 산업은행으로 진로를 결정짓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국내 금융권 인사들과의 교분이 학업에 대한 흥미와 진로에 대한 확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 것. 특히 해외에서 바라본 산업은행의 위상과 구실에 대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학시절 차분하게 재무학에 대한 실력을 쌓아놓아 취업난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하향지원’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다.

아무리 준비가 됐다고 해도 ‘면접’의 힘겨움은 피해갈 수 없었다. 5인이 한 조로 구성돼 진행되는 1차 프레젠테이션과 3인 1조로 진행되는 2차 임원면접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경제학 이론을 기반으로 논쟁을 치러야 하는 1차면접은 최근 금융권 지망생들을 괴롭히는 난제다.

“통화정책, 금리정책, 심지어 부동산 경기까지도 논쟁의 주제가 됩니다. 자신의 논지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논리를 수정해나가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엄밀한 공정성을 요구하는 공기업의 특성상 학점과 어학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귀띔한다.

Tips

은행이란

조직은 시스템이 우선시된다.

따라서 면접에서

많이 알고 있다는 자랑보다도 조직에 융화될 수 있다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주간동아 453호 (p14~19)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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