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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깨는 창의적 인재 글로벌 경제 주인공”

삼성전자 김인수 인사팀장 … “철저히 실력으로 선발, 영어 능력 검증 더욱 강화”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상식 깨는 창의적 인재 글로벌 경제 주인공”

“상식 깨는 창의적 인재 글로벌 경제 주인공”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가장 많은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회사다. 삼성그룹 전체 공채 예정인원 5000명 중 3150명이 삼성전자 몫이다. 그중 이공계 선발 예정 수는 2850여명, 여성 채용 예정 수는 1000여명이다. 평소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이공계, 여성 지원자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인사 부문 최고 책임자인 김인수(55) 경영지원총괄 인사팀장(부사장)을 만났다. 김부사장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고용 창출,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신입인력을 대거 채용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회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는 만큼 전국의 많은 인재들이 지원해주기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삼성전자 신입사원 채용 과정의 기본 원칙은 무엇입니까.

“전국에 169개의 4년제 대학이 있습니다. 그중 이공계의 경우 우리 회사와 직접 관련 있는 전공의 학생은 일단 모두 서류를 받아보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문계는 과 불문하고 원서를 받습니다. 특히 분야, 전공 관계 없이 총장 추천을 받은 전국 국립대학의 수석합격자는 전원 합격시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학벌, 지역, 성별이 아닌 실력만을 따지는 회사라는 건 취업 준비생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사원모집 과정 중 영어 능력에 대한 검증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이제까지처럼 토익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회화 능력을 직접 검증하는 과정이 더해질 것입니다. 이번 하반기 모집에서도 마케팅·경영지원 분야 지원자는 면접점수 중 10%를, 이공계 지원자는 5%를 회화 능력에 할애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창의력, 도전정신, 전문지식, 외국어 구사력 등이 모두 중요합니다. 그중 핵심은 역시 창의력입니다. 디지털 시대는 폭발적 변화의 연속입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화 대응능력이 뛰어나고, 기존의 상식 틀을 깰 줄 아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합니다. 산업간, 제품간 융·복합화가 중시되는 추세에 맞춰 코어 워크에 강한 네트워크형 인재 또한 주목하고 있습니다.”

“상식 깨는 창의적 인재 글로벌 경제 주인공”

삼성전자가 전국 대학 3, 4학년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멤버십 회원들이 직접 만든 전자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입사 지원자의 특장점을 파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입니까.

“면접이 중요합니다. 1인당 4시간 정도를 할애합니다. 프레젠테이션, 집단토론 등을 통해 지원자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합니다. 자세, 발언 수위, 전문지식, 참여도, 협동성, 적극성, 아이디어 등을 주로 봅니다. 흔히 지원자들은 면접관이 잔실수에 주목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긴장한 탓에 한두 번 실수했다 해서 취업의 기회를 잃어버려서는 안 될 일이지요. 그런 만큼 진면목을 발견하기 위해 집중 또 집중합니다.”

-집단토론 등을 할 때, 능력 뛰어나고 아이디어도 많아 뵈지만 ‘튀는’ 지원자와 평균적이면서 분위기에 잘 녹아드는 지원자가 있다면 어느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튀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우리 회사 직원은 95%가 R&D(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합니다. 물론 인화가 유난히 강조되는 파트도 있겠지만, 대개는 개별 작업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내놓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삼성이 정형화되고 깔끔하고 잘 훈련된 인재만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전문성과 차별화된 장기를 가진, 끼 있는 젊은이를 원합니다.”

-면접 중 개인적으로 가장 유심히 살피는 것은 무엇입니까.

“자기 분야에 대한 기본 소양 내지 자질입니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 전공에 대한 기본 지식이 충실한가를 눈여겨봅니다. 그 다음 전공에 관계없이 보는 것이 교양입니다. 언어구사력, 얼마나 적확한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는 점 등이 되겠지요. 아울러 자신감, 진지함, 특히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이인가에 주목합니다. 이는 그야말로 순간의 판단입니다. 알아보기 힘들 것 같지만 의외로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삼성전자는 여성 인력 채용이 두드러집니다.

“전체 직원 중 여성의 수를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올 상반기 채용에서도 전체 대졸 신입사원 중 여성이 26%를 차지했습니다. 하반기 모집에서도 30% 수준, 그러니까 1000명 정도를 여성으로 채울 예정입니다. 흔히 여성의 장점을 ‘섬세하다’ ‘성실하다’는 식으로 한정 짓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 또한 다른 의미의 차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문제 해결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납니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을 생각해보십시오. 또 선입관과 달리 남성 그 이상으로 도전적입니다. 업무 영역도 다양해서 현재 우리 회사 여성인력의 90%가 R&D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20여명의 여성 직원이 세계 각지에 지역전문가로 파견돼 있고 주재원도 많습니다. 곧 여성 임원도 여럿 탄생할 것이고요.”

-글로벌 경제시대에 특별히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요.

“글로벌 리더십, 어학 능력, 이(異)문화 수용능력, 크게 보아 이 세 가지입니다. 일단 기본이 되는 것이 어학 실력이죠. 여기에 이문화를 자연스레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포용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외국에 나가서도 하루에 한 번은 꼭 김치를 먹어야 한다든가, 그래서는 현지화가 불가능합니다. 또 간혹 우리나라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현지인을 깔보거나 백안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경계해야 할 일이지요. 어학 능력, 그리고 문화적 포용력을 갖고 있으면 비로소 외국인을 한국인처럼 다룰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십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일에 도전하는 프로정신이 아쉽습니다. 주입식 교육으로 인한 창의력 부족도 난제고요. 경제와 기업 활동에 대한 기본 이해 부족도 눈에 띄는데, 예를 들면 ‘결과에 대한 평등’을 요구하는 것 등이지요. 기회의 평등은 철저히 보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것이 삼성의 원칙입니다. 간부급 직원 2만여명의 연봉이 다 다를 정도니까요. 그런데 그런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치열한 경쟁으로 삼성전자 직원들의 사내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만,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는 말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쾌적한 회사 생활과 자기 계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R&D 인력이 서류 작업 등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력자를 붙여주거나, 600여명의 외국인 직원들을 위해 헬프 데스크를 운영하는 것도 그 일환이지요. 1년에 3차례씩 각 팀의 분위기를 세심히 파악하는 조사를 해, 그에 대한 구체적 개선책을 제시하기도 하고요.

직원은 주주, 고객과 함께 회사를 이루는 3대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앞으로 삼성전자의 인사 시스템을 ‘글로벌 휴먼 리소스 브랜드’로 키워나가려 합니다. 세계의 인재들이 몸담고 싶어하는 직장으로 만들려는 것이지요. 그 중심에 ‘즐거운 일터 만들기’가 있습니다.”

“상식 깨는 창의적 인재 글로벌 경제 주인공”

6월 강원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 참가한 삼성전자 사원들.

-해외 모집 비중이 점점 커지는 듯합니다.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것이 국내 신입사원 채용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국내건 국외건 우수 인력 확보는 회사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선 ‘예측’을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보다는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가 2300명의 박사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해외 인력 채용의 경우 꼭 데려와야 할 사람이 있으면 전용기 출장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인재 유치만을 위해 출장을 한 횟수가 지난해 윤종용 부회장이 5번, 황창규 사장이 11번, 최도석 사장이 5번, 제가 6번이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5년씩 공을 들이기도 합니다. 그 가족을 우리나라로 초청, 살 만한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요.”

김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삼성전자는 공정한 경쟁이 통하는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도에서 태어나 소위 ‘3대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은 내가 부사장까지 오른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김부사장은 “개인과 회사의 성장은 다르지 않다. 회사가 성장함으로써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능력을 보인 직원에게 ‘부자가 될 정도의 보상’을 하는 회사다.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주간동아 453호 (p20~21)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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