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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부터 면접까지 치열한 ‘정보싸움’

모든 직종 자료 수집 분석 ‘커뮤니티’ 활성화 … 채용 담당자들에겐 심각한 골칫거리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시험부터 면접까지 치열한 ‘정보싸움’

시험부터 면접까지 치열한 ‘정보싸움’

취업정보 게시판에 앞에 몰려 있는 학생들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과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 간의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후기(後記)’ 전쟁으로 불리는 치열한 정보싸움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인터넷’이 생기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아예 시험 당일자 신문에서 오려온 시사 사진을 제시하고, 이것을 영어로 설명하라고 주문합니다. 영어로 자기소개를 시키면 다들 비슷해서 변별력이 떨어지거든요.”(A그룹 인사담당자)

‘후기’란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을 치르고 온 사람들이 인터넷에 문제를 복원하는 일종의 ‘답안 맞춰보기’ 행위다. 마치 학창시절 시험 보고 난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답안을 상의하고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검증해보는 것과 흡사하다. 인터넷 등장 이후에는 거의 모든 시험이 수많은 사람들의 공동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되기 때문에 이 ‘후기’를 검토하지 않고 시험장에 가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원래 ‘후기’란 토플(TOEFL)이나 토익(TOEIC)시험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모든 고시나 공사 시험, 심지어는 면접까지도 각 회사별로 수집 분석되고 있습니다. 결국 시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정보싸움에서 지고 가는 셈이죠.”(국가정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정호씨)

시험은행 방식으로 제출되는 토익이나 토플 등은 요령을 알 경우 점수를 10% 이상 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노하우는 차츰 공무원 시험으로 확대되어 시험 제출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여년간의 시험문제가 이미 인터넷상에서 정답과 함께 분석됐기 때문에 이를 피해야만이 응시생들의 비난을 피하고 공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점차로 희비가 엇갈리는 공기업에서는 이 같은 커뮤니티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후기’ 고도화 판정 불복 시비도 증가

연세대 4학년인 한모씨는 “학교 취업정보센터에서는 이미 각 그룹별 면접과 대응 방식까지도 자료로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면서 “다음카페의 취업뽀개기(cafe.daum.net/ breakjob) 같은 회원수 20만명이 넘는 대형 커뮤니티는 취업 준비생들의 필참 모임이다”고 말한다.

극심한 취업전쟁이 정보싸움으로 번졌기 때문이지만 기업에는 심각한 골칫거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선 편법을 익힐 수 있는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고전적인 면접방식으로는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필기시험은 그렇다 쳐도, 면접까지도 완벽하게 패턴이 분석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수시로 면접방식을 바꿔야 하는 고충을 안게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후기’가 고도화됨에 따라 판정 불복 시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모 장관의 딸이 언론사에 합격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이는 함께 면접을 본 경쟁자들이 후기를 통해 불만을 제기한 경우다. 면접관들이 그 응시자에게는 소소한 질문만을 던지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 이 같은 ‘후기’에 의해 공정성을 의심받는 사례가 늘어나자, 기업들은 아예 집단면접이 아닌 개별면접으로 방침을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직종에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시험 정보와 대응책을 습득할 수가 있다. 결국 모두에게 공개된 정보를 모르는 사람은 생존경쟁의 시대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게 취업전선에 서 있는 모든 전사(戰士)들의 반응이다.





주간동아 453호 (p22~22)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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